4.20 대법원 판례 뒤집어 읽기-"정상적 공동의회 사실상 불가능"
정통성 있어도 2/3 못 넘기면 쪽박신세 … 소수이면서도 교회·재산 모두 차지
4.20 대법원 판례 뒤집어 읽기
대법원은 지난 4월 20일 판례를 통해 교인 2/3 이상의 찬성으로 교단을 이탈 또는 변경하거나 재산의 처분을 가능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것을 뒤집어 읽으면 몇가지 의아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과연 정상적인 공동의회가 가능할까 ▲2/3를 넘지 못할 경우의 정통성은 어떻게 되는가 하는 등의 점이다.
정상적인 공동의회 개최가 불가능하면 교단의 탈퇴나 재산 문제의 해결 또한 불가능하다. 교회 재산과 이탈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의결권을 가진 18~20세 이상의 세례 교인들이 참석하는 공동의회가 열려야 하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양쪽으로 갈라진 교인들이 다른 한쪽에서 개최하는 공동의회에 참석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참석한다 해도 손을 들어줄리 만무하기 때문.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공동의회를 개최한다고 해도 결의권을 가진 세례 교인 2/3 이상을 확보하기가 힘들어 어떻게 보면 쉽게 문제를 처리할 수 있어 보이지만, 이를 뒤집으면 결코 재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상황 또한 이번 판례로 인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대법원 판례대로라면 교단 이탈과 교회 재산의 처분을 원할 경우 어느 한쪽의 세력이 일방적으로 크거나 만장일치에 가깝게 의견이 통일된 경우에나 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대립 상황에서는 세례 교인 2/3 이상이 공동의회에 참석할 가능성이 거의 없고 2/3 찬성을 이끌어 내기는 것 또한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의결권을 가진 세례 교인이 1백 명인 교회에서 재산권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70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데 내분으로 인해 교회가 혼란한 상황에서 그 어느 쪽도 회의에 참석하는 인원을 70명 이상 모으기가 힘들다. 교회법률상담소장 황규학 목사는 “대다수의 성도들은 중도 성향을 띠기 때문에 교단을 이탈하든 잔류하든 그렇게 큰 관심을 갖지 않는다. 교회의 싸움은 교회 내 핵심 멤버들인 10%들 간의 싸움”이라고 말한다. 이 말을 토대로 할 때 문제를 처리하기 위한 70% 이상의 교인들이 회의에 참석하기는 어느 모로 보나 불가능하다.
또 하나는 정통성 시비문제. 아무리 정통성이 있다 해도 2/3가 넘지 못할 경우에는 모든 재산을 빼앗기고 빈손으로 쫓겨나게 된다는 결론이다. 대법원의 이번 결정은 지루하게 진행되는 개 교회들의 분쟁과 재산권 다툼을 해결하기 위한 획기적인 방안으로 교계의 환영을 받았던 일이었다. 그러나 정통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억울하게 교회 재산을 빼앗기게 되는 경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런 경우들은 현재 개 교회들에게서 흔하게 발견된다. 특정 교회 담임목사의 사회적 범죄 행위나 이와 유사한 일들로 인해 담임목사가 해당 노회로부터 면직되고 교회가 담임목사 지지측과 반대측으로 나뉘어 분규에 휩싸이면서 담임목사의 부조리와 부도덕함에 회의를 느낀 교인들이 별도의 교회를 설립하려고 할 경우, 별도의 교회 설립에 찬성하는 교인들(의결권을 가진 18~20세 이상의 세례 교인)이 2/3에 1명이라도 미달되게 되면 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윤리·도덕·상식적으로도 교회의 정통성과 재산권이 교회를 떠나는 교인들에게 있어야 하고 면직된 목사 또한 모든 것을 훌훌 털고 본인이 떠나야 하지만, 교인들을 선동하고 매수해 자신을 지지하는 교인들의 숫자가 1/3을 넘게 만든다면 2/3를 규정한 법에 의해 정통성을 쥔 교인들이 오히려 교회와 재산을 남겨둔 채 교회를 떠나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숫자적으로는 소수이면서 면직된 측이 교회와 재산을 모두 차지하는 아이러니다.
“대법원 판례를 뒤집어 곰곰이 생각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교회법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대법원의 판례가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말이다. 아무리 정통성이 있다 해도 2/3를 넘지 못하면 그 정통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문제가 있고 교단에서 제명될 정도의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목사라 해도 교인 2/3만 확보하면 모든 권리와 재산권에 대한 권리 행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번 대법원 판례는 어느 면에서는 분쟁을 겪고 있는 교회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이 교회법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일차적으로는 교단 헌법이 규정한 정해진 절차와 방법에 따라야 하고, 이와 함께 관련법들을 뒤집어 면밀하게 연구하고 적용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2006.07.11 오후 6:41:07]
[jekong@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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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강조하는 2/3, 과연 무엇을 말하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