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하나만…” 그 때 기억이 ‘전도왕’ 만들었다
전도와 간증사역 바쁜 ‘좌우당간 전도왕’ 문방현 피택장로 [2006-10-23 12:04]
▲상황을 가리지 않고 전도해서 ‘좌우당간 전도왕’이란 별명이 붙은 예정교회 문방현 피택장로. ⓒ이화영 기자
추운 겨울. 서울역 광장 한쪽 귀퉁이에 양복 차림의 한 중년 남성이 떨고 있다. “저…, 이 화장품 하나만 사주실래요?” 그의 힘없는 목소리에 그가 들고 있던 화장품 가방에 눈이 갔다. 부산엘 가야 한다고 다짜고짜 손을 붙들고 애원 비슷하게 하는 통에 어쩔 수가 없었다. “그런데 부산에는 왜 가세요?” 어려운 사람 하나 돕는 셈치고 화장품은 사줬지만 이유나 알아야겠어 물었다. “그게…, 화장품 팔러…”
벌써 7년 전 일이다. 예정교회(담임 설동욱 목사) 문방현(47) 피택장로는 그 때를 생생히 추억했다. 재산 전부를 쏟아부은 학원이 IMF 시대를 맞아 망하면서 문 장로 가족은 졸지에 거리에 나앉을 신세가 됐다. 그래서 취직한 곳이 화장품 회사. 나이 40의 가장은 그렇게 신입사원 처지에 놓였다. 서울역 광장에서 화장품 판 돈으로 부산에 간 것도, 부산에서 이 골목 저 골목 다니며 화장품을 판 것도 다 이 회사의 신입사원 교육이었다.
왠 뜬금없는 이야기냐고? 현재 교회에서 문 장로의 별명은 ‘좌우당간 전도왕’이다. 미친 사람처럼 때와 장소, 사람을 가리지 않고 ‘좌우당간’ 전도한다고 해서 붙은 별명. 교회에서 지난해 상·하반기, 올해 상반기 모두 ‘전도왕’을 차지했다. 그런 그가 자신의 전도 비결로 꼽는 것 중 하나가 이른 바 ‘부산 굴욕(?)’이다. 화장품을 팔아야만 하는 절박했던 상황, 얼굴에 철판을 깔고 “화장품 하나만…”이라고 했던 그 때의 경험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그는 말한다.
사실 문 장로는 오랜 신앙생활 동안 단 한 사람도 전도를 하지 못했다. 교회에서 중직을 맡고 있었던 문 장로는 담임목사가 전도를 강조해도 “나는 다른 일로 교회를 섬기니까 괜찮겠지”하면서 전도를 회피했다. 그래도 교회 일만은 참 열심이었다. 큰 학원을 운영하면서도 시간을 쪼개 교회 아이들을 데리고 수련회를 갈 정도였으니. 문 장로 스스로도 교회를 위해 희생하는 자신을 대견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잘 나가던 학원이 망하고 빚더미에 앉은 문 장로는 “주님의 일을 열심히 하지 않았나”하는 반성에 더욱 교회를 섬겼다. 그 때도 전도는 생각지 않았다. 문 장로는 “하나님께서 참 답답해 하셨을 것 같다”고 빙그레 웃었다.
“당시 학교로 쓰던 건물을 교회로 개조할 때였는데, 제가 건축위원장을 맡게 됐어요. 경험은 없었지만 교회 건물을 교인들 손으로 직접 짓자는 뜻에서 제가 나서게 된 거죠. 학원이 망하고 주님의 일에 더 열심을 쏟고자 8개월간 건축 일에만 매달렸어요. ‘주님께서 날 긍휼이 여기시겠지…’하고 생각했죠. 하지만 길은 다른 곳에 있더라구요.”
문 장로가 그 길이 바로 ‘전도’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2년여 전인 지난 2004년 겨울. 절친한 친구의 장모 상(喪) 때, 친구의 부인이 “우리 엄마도 교회를 한 번만 갔다면 천국 백성이 될 수도 있었을 텐데”하면서 우는 것을 본 후였다. “누군가 저 영혼에게 한 번만이라도 다가가 예수님을 전했다면….” 문 장로는 순간 “그래, 내가 전도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현재, 문 장로는 총전도주일에 6백여명을 인도하고 그 중 3백여명을 등록시킨 이력의 소유자가 됐다. ‘전도왕’이 되자 간증집회 강사로 와달라는 요청도 늘어 주일이면 눈코뜰새가 없다. 문 장로는 “이제야 내 자리를 찾은 것 같다”고 했다. 다음은 문 장로와의 일문일답.
-‘좌우당간 전도왕’이라는 별명이 참 재밌네요.
“너는 말씀을 전파하라,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항상 힘쓰라”(딤후 4장 2절)는 말씀에 근거한 말이죠. 많은 사람들이 전도를 하지만 대부분 때와 장소, 사람을 가려서 할 때가 많아요. 하지만 좌우당간 전도법은 결과는 전적으로 하나님께 맡기고 ‘좌우당간’ 전도하는 것입니다.
많은 교인들이 날씨가 몹시 춥거나 더우면 전도를 하지 않는 것을 봅니다. 그런데 생각해보세요. 자녀가 집을 나갔다면 아무리 날씨가 추워도 찾아 나서잖아요. 아, 오늘은 추우니까 혹은 더우니까 내일 찾아야겠다고 생각하는 부모는 아마 없을 겁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전도의 비결을 귀띔해 주신다면.
“미치면 됩니다. 그런데 어떻게 미쳐야 하는지 알아야 해요. 많은 사람들이 전도에 미치라고 하지만 어떻게 미쳐야 하는지는 잘 가르쳐주질 않죠. 그래서 제가 미친 사람을 연구했는데, 미친 사람에게는 네 가지 특징이 있었습니다.
첫째, 미친 사람은 아무에게나 말을 걸어요.
이 사람, 저 사람, 이 조건, 저 조건 따지지 않는다는 거죠. 대개 전도하는 사람들을 보면 “저 사람은 착하게 생겨서 전도될만하겠다”고 생각하고 다가가 말을 거는데, 그러면 전도를 못합니다.
둘째, 미친 사람은 절이든, 교회든, 장사하는 곳이든, 가정집이든 아무 곳에나 들어갑니
다. 전도자들도 장소를 가리지 말아야 합니다.
셋째, 미친 사람은 아무나 보고 웃어요.
그런데 많은 전도자들이 잔뜩 긴장해서 꼭 교회 안 오면 잡아먹을 것 같은 표정으로 예수 믿어야 천국간다고 하니 그 얼굴 보고 누가 교회 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겠어요.
넷째, 미친 사람은 무슨 말을 해도 상처 받지 않습니다. 전도자 여러분, 담대해지세요.”
-장로님만의 교회 부흥 철학이 있다고 하던데.
“저는 교회 부흥이 남자들에게 있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여러 교회의 집회에 참석해보면 남자들의 모습을 통해 앞으로 그 교회가 부흥될 것인지 아닌지 금방 알 수 있어요. 어느 교회든지 여자들은 기본적으로 전도를 합니다. 하지만 남자들은 직장 일이 바쁘다 보니 전도에 잘 신경을 못 쓰죠. 그러나 남자들이 나서서 전도를 하면 여자들은 더 자극을 받아 전도를 열심히 하게 되고 교회도 부흥을 합니다.
제가 다니는 교회에는 남자 전도단이 있어 저녁 퇴근시간이 되면 함께 전도를 나갑니다. 날씨가 추우나 더우나 좌우당간 전도하죠. 그러면 여자 성도분들이 커피도 뽑아주고 따뜻한 말 한 마디도 건네 주시면서 격려를 해줍니다.”
-에피소드 좀 소개해주세요
“처음 전도를 시작하고 한 사람이 인도되기까지 2개월하고도 3주가 걸렸어요. 술 취한 사람이었는데 제가 준 전도지를 들고 교회를 찾아왔더라구요. 비록 술은 취했지만 참 기뻤어요. 전도를 해도 인도가 되지 않아 정말 힘들었는데, 일단 인도를 하니 “나도 되는구나”라는 자신감이 붙었죠. 그 때부터 더 열심히 했어요.
전도하면서 욕도 많이 먹었어요. 한 번은 어느 공원에서 전도하는 노숙자 한 명이 막 욕을 하면서 저리 가라는 거에요. 어찌나 화가 나던지…. 기도하는 마음으로 꾹 참았죠. 그 후로도 그런 경우가 많았어요. 술에 취한 사람들이 시비를 걸기도 하고, 이단들의 방해도 많았죠. 참지 못해 멱살을 쥔 적도 있는데, 지금 생각하니 웃음이 나네요.”
-마지막으로 한 말씀만 부탁드립니다.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좌우당간 전도해서 전도사역에 승리하시길 기도합니다.”
문방현 피택장로 간증집회 문의 : 018-209-1234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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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장년신앙인들을 위한 간증극화만화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