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뽑기' 한국교회 선거제도 대안되나
감리회 이어 성결교도 금권선거 방기 차원서 적극 검토
2007년 10월 16일 (화) 01:26:33 박민균 기자 min@kidok.com
한국 교회 각 교단들이 금권선거 방지 차원에서 예장합동 교단이 시행하고 있는 제비뽑기 제도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미 기독교대한감리회 장정개정위원회가 오는 24일부터 열리는 제27회 총회 입법회의에 제비뽑기 선거제도를 헌의했으며, 기독교대한성결교회도 제비뽑기 선거제도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 성결교회도 선거제도를 보완하기 위해 제비뽑기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기성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김덕균 목사)는 10월 9일 한우리교회에서 선거제도 개선을 위한 간담회를 열고, 현행 선거제도 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했다.
기성의 현행 선거법은 출마자가 지방회에서 임원후보 추천을 받은 후, 총회 개회 전 45일 동안 선거운동을 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후보들은 직접 총대들을 만나 정책설명이나 지지요청을 못하고, 선거운동원과 함께 전화와 문자로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총회 임원 후보들과 총대들이 얼굴을 마주할 수 있는 곳은 후보정책토론회가 유일하다. 여느 교단 못지않게 단호한 선거규정인 셈이다.
문제는 이런 강력한 선거규정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암암리에 총대들에게 금품과 향응이 제공되고, 지원유세를 도와주는 선거운동원들에게도 상당한 운영비를 지출해야 하기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또한 선거법 저촉 사례가 발생해도 강력한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유재수 장로(증경 부총회장)는 "선거 45일 전부터 전화로만 선거운동을 하도록 한 현행 선거법은 후보들이 정책을 설명하는데 한계가 있고, 이로 인해 불법이 자행되고 있다"며 선거제도의 변화를 촉구했다.
현행 선거제도의 개선을 위해 대두된 방안은 제비뽑기 선거제도였다. 서울신대 김희성 교수는 "과거 제비뽑기는 하나님의 뜻을 아는 방법으로 사용됐다"며 "자격을 갖춘 사람을 복수로 추천해 제비뽑기로 최종 선출하면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바른목회교역자운동협의회 송기식 목사도 제비뽑기 선거제도 도입을 강력히 요구하며, 제비뽑기 선거제도의 약점인 무분별한 후보난립 문제를 막기 위해 지역별 추천제와 출마자의 자격요건 강화, 발전기금 기탁제 등을 시행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선관위 역시 직선제와 제비뽑기를 절충한 새로운 선거제도안을 제시했다. 선관위는 총회에서 투표로 복수의 후보를 선출한 후 제비뽑기로 최종 당선자를 선택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기성 총회 김운태 총무는 "선관위는 물론 임원회도 현행 선거제도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개정에 찬성하고 있다. 올바른 선거 정착을 위해 좋은 방안이 도출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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