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제도가 아니라 사람이다. (펌)
2000년에 열린 85차 교단총회는 '총회임원 선거를 제비뽑기로 한다' 고 결정했다.
이후 매년 총회 때마다 부총회장 선거운동 과정에서 빚어졌던 타락 양상들이 어느 정도 잠잠해 졌다. 그런데 최근 제비뽑기에 대한 실효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서 투표 방식으로 돌아가야 제대로 된 총회임원을 선출할 수 있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왜 제비뽑기 선거제도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는가를 이 시점에서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투표에 의한 총회임원 선거제도 하에서 우리가 보았던 지역주의와 편가르기를 부추길 수 있는 각종 모임들, 봄 노회 이후 총회 총대들이 결정된 후 돈을 주고받으면서 행하는 매표행위, 특정 단체의 이름과 집회를 빌미로 후보자들에게 교묘하게 금품과 향응을 요구하는 행위, 특정 후보자를 찾아다니며 표를 몰아주겠다고 하고 금품을 요구하는 선거 브로커의 행위 등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병폐들이다.
결국 제비뽑기 방식을 사용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타락한 선거풍토로 인해 차선으로 선택한 제도가 제비뽑기였던 것입니다. 지금 우리 교단은 반드시 갱신되어야 할 현안들을 안고 있다. 이런 판국에 그나마 타락한 선거풍토를 어느정도 잠재운 제도를 포기하고 종전의 투표방식으로 돌아간다면 교단 문제는 지금보다 더 악한 상황이 될 수밖에 없다.
조금이라도 뜻을 가진 이들이라면 " 문제의 핵심은 제도가 아니라 제도를 운용하는 사람" 이라는 것을 익히 알 것이다. 지금은 제비뽑기의 존폐를 논할 단계가 아니다. 지금 우리가 교회 지도자로서 해야 할 일은 차마 입에 올리기에도 부끄러운 타락한 의식구조와 심령을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심령으로 갱신하도록 온 힘을 쏟는 것이다. 문제의 핵심은 제도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신앙양심을 상실한 사람에게 있다.
옥한흠 목사 (교갱협 대표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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