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점제와 선거제 절충형이 좋다
열린광장 게시판
--------------------------------------------------------------------------------
* No, 1110
* 이름:추진위원회
* 조회: 4 회
추점제와 선거제 절충형이 좋다
선거와 추첨을 혼합하면 아주 큰 효과가 있다.
안광덕 목사(생명목회실천협의회 총무)
교단(통합)은 올해(89회)에 작년부터 1년 더 연구하여 다시 헌의하는 ‘부총회장 추첨제 선출의 세칙 개정안’을 다루게 된다. 추첨제 개정 운동을 시작한 지 벌써 4년이 되면서 그동안 여러 가지로 추첨제의 장점이 인정되어 전 총대 과반수가 적극 찬성하고 이제 시행 세칙을 준비하는 것이다. 추첨제가 약점이 있으며 그래서 반대의 입장이 있기에 그러한 내용을 수렴하고 그에 대하여 보완하고 대안을 마련하여 여기에 이른 것이다.
추첨제의 최대 약점은 후보자 자격을 검증할 수 있는 걸름의 장치가 없다. 전통적 의미의 하나님이 인물을 정하신다는 신탁보다는 우연에 기초하여 불안하다고 한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부실한 자격자와 ‘꼭 되서는 안 될 사람’이 대표적 지도자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는 개연성을 포함하고 있음이 사실이다. 그래서 선거권자들이 직접으로 후보자들을 뽑아 선택해야 한다는 주장이 아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저희 교단은 그래서인지 조금은 신중하게(?) 느림보 걸음을 걷고 있는 것 같다.
허지만 필자는 이즈음에 다시 한번 추첨제가 민주적이 아니라는 주장에 대해 오해를 풀어 주고 싶다. “추첨에 의한 선발은 민주정의 특성이요, 선거에 의한 선발은 귀족정의 특성이다.”(몽테스키외)와 “추첨에 의한 선발은 민주정의 본질이다.” (루소 사회계약론)는 주장을 전하고 싶다.
추첨제 선거법 개정 운동을 진행하는 가운데 책 한권을 소개 받았다. [선거는 민주적인가?] 버나드 마넹이 짓고, 고려대학교 정치학자인 곽준혁 교수가 옮긴 책이다. 필자가 이 책을 받아 본 순간, 우리는 익히 들어 알고 있는 많은 민주주의 이론가들이 ‘선거’가 민주정(民主政)의 제도가 아니라고 설파했던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더 나아가 민주주의의 역사적 기원으로 알고 있는 고대 그리스에서는 직접 민주주의를 실현할 방법으로 ‘추첨’을 광범위하게 사용했으며, 무려 중세기 계몽주의 시기까지 이 제도를 사용하였다.
오히려 민주주의의 반대자들 특히 귀족정(貴族政)의 주장자들과 17C·18C 대의(代議) 민주주의자들이 선거를 만들어 순전한(?) 민주주의를 대치하게 하였다. 민주주의는 직접 민주주의와 대의 민주주의가 있는 데 진짜는 직접민주주의가 본류이고, 이것이 변개하여 민주주의 본류 행색을 하는 것이 대의민주주의 형태인 것을 알았다. 대의 민주주의의 속심에는 엘리트(탁월한 자)들이 지배를 계속 유지하려는 의도가 가리워 있어서 시민(민중)들은 대의민주주의만 진짜인줄 알고 있으며, 우리 또한 지금껏 그렇게 추첨은 민주주의가 아니라고만 알고 있는 것을 알았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추첨을 통해 집정관을 지명하는 것은 민주적인 것이고, 선거에 의한 것은 과두적이라는 것이다. 재산 자격에 기초하지 않은 것이 민주적인 것이고, 그에 대한 제한이 있는 것은 과두적인 것이다’라고 말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후에 만약 민주적 제도와 과두적 제도를 종합한다면 한쪽만의 특징을 가진 정체보다 더 나은 헌법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추첨과 선거 그리고 재산자격 조건들의 다양한 배합은 이러한 종합을 가능하게 했다.” (45쪽)
필자가 속한 교단은 지금 부회장 선출을 위한 선거법을 1차로 총대 전원이 직접선거로 3인을 뽑고, 2차 결선에 추첨으로 1인을 뽑는 안으로 연구하여 상정하였다. 이것은 선거제와 추첨제의 혼합형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이러한 정신을 뒷받침하는 일반정치 사상사와 경험을 소개하는 것이 다른 어떤 주장보다도 명료하리라 생각하여 다음에 그 인용을 소개한다. 책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추첨제가 민주적이 아니라는 오해를 일반 이론을 들어 소명하고자 한다.
<참고 인용>
“추첨제는 고대 아테네에서 직접 민주주의의 특징의 방식으로 200년 동안 사용하였다. 민회, 집정관(700명중 600명을), 시민대표 평의회인 부올래(500명), 배심원(헬리아스타이 6000명)을 지원자 중에서 ‘추첨’으로 공직자를 뽑아 위임하였다.” (27쪽)
“한 때 역사가들은 아테네의 추첨의 기원과 의미는 종교적인 것이라고 믿었다. 이러한 해석은 퓌스텔 드 클랑주, 글로츠가 주장하였다. 퓌스텔은 말하기를 추첨은 고대 원시시대로부터의 유산이며, 제사장과 같은 지위가 통치자들에게 세습으로 주어졌던 것으로 해석했다. 퓌스텔은 ‘세습이 사라졌을 때 사람들은 신들도 거부하지 않을 선출 방식을 찾았다.’고 하였다. 고대 사람들에게 추첨은 우연이 아니었다. 그들에게 있어 추첨은 신의 뜻이 계시된 것이었기 때문이다.” (43쪽)
“추첨의 장점은 첫째, 직접 민주주의 실현 방식으로 누구나 관리가 되고, 권력 배정에 참여 할 수 있다는 방식이다. 둘째, 추첨에 의한 선발은 아테네 민주주의의 주변적인 제도가 아니라 근본적 민주주의 가치를 가지는 데 그것은 교체의 원칙을 가졌다.”
“아테네의 민주정 뿐 아니라 로마 공화정에서도 추첨은 광범위하게 사용되었다. 11세기, 12세기 이탈리아 코뮨에서, 중세와 르네상스 시기의 이탈리아 피렌체 공화국에서도 추첨으로 행정관을 선발하였다. 그리고 베네치아 공화국은 1797년 몰락 때까지 추첨을 계속 사용하였다.”
“이탈리아 도시에서 추첨과 선거는 모두 파당간의 싸움을 극복하기 위해 외부적 요소로 이 두 제도를 의지하려 했다. 여기에서 추첨이 가진 특성은 관직 분배를 인간의 영향력 밖에 있는 절차로 바꾸어 놓았다는 것이다.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추첨을 통한 추천위원의 선정과 지명 및 투표의 즉각성은 특히 관직 획득을 위해 파당을 자극하는 선거 운동을 막기 위해 고안되었다. ”
"추첨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 선거에 늘 있어 왔던 음모나, 분열적인 선거 운동을 배제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것과 그보다 더 많은 사람에게 역할을 주는 민중적 측면도 가지고 있다고 보았다.” (89쪽)
"17, 18세기 선거와 추첨을 함께 연구하면서 몽테스키외는 “추첨의 두 가지 성격이 민주정에서 필수적이이다. 추첨은 행정관으로 선발되지 않은 사람들에게 굴욕감을 주지도 또 불명예를 가져다주지도 않는다. 추첨은 누구의 감정도 상하지 않는다. 그리고 추첨은 뽑힌 사람들에 대한 시기와 질투를 방지한다. 추첨은 민주주의자들이 다른 어떤 것보다 소중히 여긴 원칙, 평등과 일치한다. 적절한 기회를 주는 것이다.”
" 새로운 대의정부(미국, 영국, 프랑스)는 공화국의 전통을 따른다고 하면서 이들은 추첨의 전통을 따르지 않았다. 대의민주주의라고 부르는 정부형태는, 애초에는 민주주의의 형태로 간주되지 않았던 제도로 (17,18세기 영국, 미국, 프랑스 혁명의 결과로 만들어진 제도인데) 이 정부형태가 선거를 사용하였다. 이들 나라는 혁명기 동안 추첨을 폐지하고 선거라는 방식을 전면으로 내세웠다.
이들 혁명적 정부들은 선거의 승리를 통해 민주적 관직 수행보다 (혁명)권력에 대한 국민적 동의가 오히려 필요했기 때문에 선거를 채용했다. 18세기 미합중국 헌법에서나, 프랑스 국민공회에서도 추첨이 더 민주적이라는 의견이 분명했지만 깊이 검토하거나 채택하지 않았다. 이후로 지난 2세기 동안 추첨은 민주적이 아니라고 생각될 만큼 우리 생각에서 사라져 버렸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