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총회임원선거, 정치 아닌 정책으로
고영기 목사(총회선거관리위원회 서기)
2013년 06월 18일 (화) 11:49:02 고영기 목사 ...@kidok.com
▲ 고영기 목사
제98회 총회부터 총회임원선거가 제비뽑기와 직접선거 혼합형으로 시행된다. 제86회 총회부터 제비뽑기 선거제도로 총회임원을 선출한 이래, 총대들은 12년 만에 직접 부총회장 이하 임원을 선출하게 됐다. 그동안 금권선거에 대한 우려로 직접선거제도를 시행하지 못한 점을 기억한다면, 이번 제98회 총회 임원선거는 향후 총회선거제도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제98총회부터 후보가 3인 이상이 되면 제비뽑기로 2인을 선출하고, 최종 후보자 2인을 대상으로 총대들이 직접 투표를 해서 임원을 선출한다. 그러나 후보자가 2인 이하일 경우, 제비뽑기가 생략되고 직접선거만 진행된다. 사실상 직접선거와 다를 바 없는 것이다. 총회 전에 최종 후보자 2명이 확정되기에, 금권선거나 부정선거의 유혹을 받을 위험이 높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난 12년간 제비뽑기 선거제도는 훌륭한 인물을 선출하기 어렵고 민주적인 장로회정치에 위배된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비뽑기제도는 금권선거에 종지부를 찍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금년에 금권선거가 재현된다면, 교단 내부는 물론 한국 교회와 사회 전체에서 엄청난 비난과 공격을 받을 것이 자명하다.
그러므로 이번 총회임원선거는 지연이나 학연, 금권이나 교단정치의 힘의 논리가 개입돼서는 안된다. 후보자 각 개인의 정책을 바로 살피고 후보자가 과연 총회 임원으로서 적합한지를 철저하게 검증해야 할 것이다. 만일 금번 선거에 우리 교단을 지도해 나갈 입후보자에 대한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아니하고 정치적인 논리로만 후보를 잘못 선택한다면, 그 선택의 결과는 우리 교단과 교회는 물론 한국 교회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그 동안 총회는 제비뽑기 선거제도를 시행하다 보니 후보자 검증에 형식적이었다. 총회 개회 오전에 형식적으로 선관위가 나누어주는 홍보물을 보고 얼굴을 익히고 공약사항을 읽는 경우였다. 그러다 보니 후보자 역시 정견발표를 형식적인 통과의례로 생각하여 철저한 준비 없이 참석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직접선거를 진행하는 금번에는 후보자의 총회경력이나 소개하는 정도에 그치면 안된다. 공개적으로 후보자를 검증하고 후보자 간의 공개토론과 공개질의를 하는 정책발표회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 ‘정치’가 아닌 ‘정책’을 토론하는 장이 되어야 물밑에서 벌어지는 부정선거를 방지하고 더 나아가 후보자의 인물과 정책에 관해 총대들이 정확히 평가하여 우리 총회에 꼭 필요한 인물을 선출 할 수 있을 것이다.
총회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를 공정하게 치르기 위하여 ‘사전 선거운동 금지규정’(총회 선거규정 제6장 제26조 1항 과 2항)을 강화했다. 또한 ‘후보등록 취소 규정’(총회 선거규정 제6장 제27조 1항과 2항)과 당선됐더라도 부정이 발견되면 ‘당선무효 및 보선 규정’(총회 선거 규정 제6장 제29조 1항과 2항)을 만들어 법을 강화시켰다. 그러나 제 아무리 좋은 법과 규정을 만들어도 후보자나 총대들의 선거 의식이 바뀌어야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를 치를 수 있다. 총회임원을 정치가 아닌 정책으로 선출해야 올바른 선거를 치르게 될 것이다.
다른 사람을 정죄하는 일을 극히 조심해야 한다. 그러나 한국 교회를 대표하는 장자 교단을 이끌어나갈 지도자를 선출하는 일은 하나님께 기도하며, 우리 모두가 두 눈을 부릅뜨고 철저히 검증과 감시를 하면서 후보자를 선택할 때에 우리 총회에 불협화음을 최소화 시킬 수가 있을 것이다.
오는 제98회 총회 임원선거가 우리 교단의 추락된 위상을 다시 세우는 기회가 되기를 간절히 소원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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