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대 실기시험 유출' 의혹에 홍익대 "사실무근"
[ 2008-01-29 19:29:08 ]
홍익대학교 미대 실기시험 문제가 사전에 유출됐다는 의혹이 한 언론사에 의해 제기된 가운데 학교측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특히 학교측과 유출이 이뤄졌다고 지목된 학원들은 언론중재위 제소와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29일 한겨레 신문은 '홍익대 인근에 위치한 A미술학원의 일부 수험생들이 실기시험 하루 전날 학원강사로부터 특정 석고상이 출제된다는 말을 들었고 실제 강사가 언급한 '칸트상'과 '이면상'은 지난 15일과 16일 홍익대 미대 실기시험에 출제됐다'고 보도했다.
또 입시미술학원인 B학원에서도 시험 전 날 수험생들이 석고상과 함께 놓일 정물로 과자 봉지류를 그렸는데 이 과자가 시험문제로 출제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홍익대 측은 "시험 당일 5개의 석고상 중에서 추첨으로 한 작품을 선정했기 때문에 시험문제 유출은 있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종수 홍익대 교무처장은 "시험 날 아침 7시에 미대 학장 등 시험 관계자 6-7명이 모여 제비뽑기 방식으로 5개의 석고상 중 하나를 선정한다"고 밝혔다. 이 처장은 또 "다섯 종류의 석고상은 이미 시험 2주 전에 모두 인터넷을 통해 공개됐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홍익대는 '한겨레'의 보도가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A,B 입시미술학원장도 모두 의혹을 부인했다.
A입시미술학원장은 "학원생들에게 특정 석고상을 언급한 사람은 강사가 아닌 홍익대에 재학중인 1학년 아르바이트생"이라고 밝혔다. A학원장은 또 "아르바이트생과 학원생들에게 '정작 다른 석고상이 나오면 큰일'이라며 오히려 주의를 줬다"라고 덧붙였다.
아르바이트생은 CBS와의 전화 통화에서 "시험 4-5일 전 날 밤 홍익대 C동 건물에서 용역직원들이 석고상을 옮길 때 같은 엘리베이터 안에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 학생은 "두 종류의 석고상을 보고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본 내용을 학원생들한테 말해줬다"라고 설명했다.
홍익대 측은 이에 대해 "4-5일 전이면 한창 석고상을 창고에서 C동 7층의 임시보관소로 옮기던 시기"라며 "어차피 다섯 종류의 석고상은 2주 전에 모두 공개됐으므로 누가 봐도 문제는 없다"라고 밝혔다.
A학원장은 또 "화려한 천이 나온다고 수강생들에게 말한 적도 없었다"라고 잘라 말했다. A학원장은 "편안하고 안정된 채색이 교수들한테 좋은 평가를 받는데 화려한 천이라고 그 부분을 강조해서 그리면 시선이 분산돼 좋지 않다"라며 "교수들 눈에 거슬리지 않게 그리라고 늘 강조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B학원장 역시 "보도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양파링이나 새우깡 같은 과자류는 빛이 반사 정도를 고려할 때 최적의 제품이고 비슷한 과자류가 거의 매년 시험에 출제됐기 때문에 입시생이면 한 번 쯤은 다 그려봤을 것"이라는 게 B학원장의 설명.
B학원장은 이어 "자주 출제되는 과자류를 전 날 그렸는데 우연히 다음 날 출제된 것을 갖고 '시험 유출'이라면 우리는 벌써 몇 번이나 시험문제 유출을 했던 셈"이라고 말했다.
CBS사회부 강현석 기자 wicked@cb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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