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 감독선거, ‘제비뽑기’로 바꿔야 한다.
2007년 06월 17일 (일) 22:38:41 기독교타임즈 webmaster@kmctimes.com
감독회장 또는 감독을 뽑는 현행 선거제도는 투표방식이다. 입후보자는 표를 얻기 위해, 짧게는 1~2년 길게는 5~6년씩이나 각양각색의 방법과 초인적인 정성을 쏟아야, 당선의 영예를 얻거나 체념하고 포기하게 된다. 옛날에는 투표권자 3분의 2이상의 표를 얻기 위해, 수 십차례 투표를 한 사례가 있을 정도로 유권자는 처음의 뜻을 좀처럼 바꾸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종다수(從多數 ) 득표자를 당선자로 하는 관계로 그 같은 염려를 할 필요는 없게 되었다.
겉으로는 평온하나 십 수 년 전부터는 선거풍토가 극도로 타락하여 집단적 숙식제공, 금품살포, 매표행위, 상대후보 비방, 근거 없는 악의적 모함과 중상 등에 이르기까지 온갖 비리와 부정이 난무하는 온갖 추잡한 선거부정이 횡행하던 때가 엊그제 같다. 선거법의 처벌규정이 강화되면서 지금은 상당부문 정화되었다고는 하나 오히려 그 방법이 교묘하게 지능적으로 자행되고 있어 수면 아래로 잠수하고 있으나 각 계보간의 타협을 비롯하여 더욱 나쁜 방법으로 지속되고 있다는 탄식의 소리가 높다.
선거 후에는 마치 토네이도가 휩쓸고 지나간 폐허와 같은 황량한 잔해만이 나뒹군다. 동가숙서가식(東家宿西家食)하는 일부 선거꾼들은 회심의 미소를 지을지 모르나, 지치고 탕진된 당선자 또는 후보자 중에는 몸져눕기까지 하는 현행 선거제도는 치유불능의 중증환자와 같다. 앞으로 증세는 더욱 악화될지언정 호전될 기미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현행 투표식 선거제도는 어차피 바꿔야 한다. 영원한 새 제도를 마련하기 어렵다면 지금의 타락한 선거풍토가 정화되고 대안이 마련될 때까지 한 10년간 한시적으로라도 바꿔야 할 필요성이 절실하다. 솔직히 투표식 선거제도에 위험요소는 있지만 그 자체를 죄악시 할 수는 없다. 이 제도를 운용해 온 우리 인간의 타락과 오용으로 인해 투표방식의 현행 선거제도를 이렇게 병들게 했다.
지난 번 제16대 대통령 선거에서 체험한 바와 같이 이제 투명하고 공정한 선거풍토가 점차 정착되어 가고 있다. 이 같은 성과를 올리기까지는 정당제도의 정착, 막강한 국가공권력에 의한 감시와 제재, 범법자에 대한 엄정하고 추상같은 법의 심판 등이 상호작용한 결과 얻어진 종합적 산물이라고 하겠다. 그러나 우리 감리회에서는 부정선거를 철저하게 감시하고 제어할 제도와 기구, 전문적 인력과 예산 등 필요충분조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우리의 한계가 있다.
따라서 필자는 감히 투표방식의 현행제도를, 제비뽑기방식의 선거제도로 전환하는 새로운 정책선택을 제언하는 바이다. 그런데 제비뽑기 방식을 채택함에 있어서는 누구를 제비뽑기 대상자로 할 것인가? 하는 점을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과 원칙에 의해 제시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예컨대, 현행 장정 상에 규정된 감독회장 및 감독 입후보자 자격요건을 기준으로 하되, 보다 엄격한 도덕적 청렴성이 보장되는 기준의 제시가 추가되어야 할 것이다. 그 같은 모든 요건에 부합되는 대상자에게 평등한 피추첨권을 부여해서, 그 결과를 하나님의 귀하고 선하신 선택으로 믿고 수용하는 것이다.
성경은 일찍이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명하시어 아홉지파와 반지파에게 기업을 제비뽑아 분배해 주신 일(수14:2)을 비롯해서, 적군을 칠 때에도 제비를 뽑아 쳤고(삿20:9), 재앙이 누구로 인함인가를 제비를 뽑아 요나로 가려냈으며(욘1:9), 사람이 제비는 뽑으나 일을 작정하기는 여호와께 있느니라(잠16:33)고 믿어왔으며, 제비뽑는 일은 다툼을 그치게 하여 강한 자 사이에 해결케 하느니라(잠18:18)고 교훈해 주고 계시지 않는가?
지금이야 말로 제비뽑기 선거제도를 도입할 절호의 기회라고 믿고 제비뽑기선거제도 도입에 수반한 기초를 비롯하여 폭 넓은 대화와 토론의 장이 마련되기를 간곡히 건의하는 바이다.
이필용 원로장로(원로장로회 전국연합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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