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연회감독에게 감독회장 피선거권 주어야 하나?
2007년 07월 02일 (월) 10:27:51 기독교타임즈 webmaster@kmctimes.com
2년 겸임 감독님들을 많이 배출하다 보니 오늘 한국감리교회는 지도자 난에 봉착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전임 감독들 중에 그 자질과 지도력을 이미 검증을 받은 이들이 감독회장에 출마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다. 지난 조사에서는 50% 이상이 이에 반대했다. 장개위에서도 이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하고 오늘 이렇게 지상토론을 벌리고 있다. 자칫하면 개인적인 오해를 받을 수 있어서 공개적인 의견피력에 선득 나서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필자 자신도 그런 마음이지만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려 한다.
현행제도에서 연회 감독과 감독회장직의 성격에는 차이가 없다
우선 연회 감독과 감독회장의 차이는 무엇인가? 신학적으로 감독과 감독회장의 본질적인 차이는 없고 있다면 다만 행정적인 차이일 뿐이다. 연회감독이든 감독회장이든 감독직이라는 면에서 차이가 없는 같은 감독이다. 감독은 감독으로서 회장이 되고, 연회 감독이 되는 것이지 감독 아닌 사람이 감독회장이 되는 것이 아니다.
이는 매우 중요한 신학적인 문제이다. 처음부터 주교(감독)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가톨릭교회에서도 주교, 대주교, 추기경, 교황과 같은 행정상의 직책이 있다마는 그 본질에 있어서는 같은 하나의 주교이다. 교황이 되면 자동적으로 로마의 주교가 되는 것이 이와 같은 원리와 본질에 근거하는 것이다. 옛날에는 다른 경우가 있었지만 현재로서는 추기경이 된 주교 중에서 교황을 선출하는 것이 원칙으로 통하고 있다.
감독을 지낸 이들이 감독회장을 한다는 것은 이미 감독이 된 이들이 또 다시 감독이 되겠다는 것이다. 이미 목사가 된 사람이 또 목사가 되겠다는 것과 같다. 감독은 그 제도와 운용에 있어서 교회별로, 역사적으로 차이는 있지마는 그 본질에 있어서는 같은 것이다. 그러므로 감독을 지낸 이들이 감독회장으로 나온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자기모순이요 자가당착이다.
감독을 지낸 이들의 자질과 지도력의 검증문제
지금까지 이렇게 모순되는 일을 논의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지만 거기에 현실적인 필요성이 있다고 한다. 그것은 지금 많은 전임감독들을 배출하고 보니 감리교회의 지도력에 공백상태가 올 수 있다는 걱정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래서 감독을 지낸 이들은 이미 그 자질과 지도력이 검증이 되었으니 그런 이들 중에서 감독회장이 될 만한 분들이 나오는 것도 좋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물어야 한다. 그렇게 좋은 자질과 지도력을 가지고 감독직을 수행 했는데 그때 그 연회나 감리교회가 어떤 변화와 발전을 이루었는지 말이다. 그렇게 좋은 지도자들이 감독에 출마했을 때에 선거운동은 어떻게 했는지 살펴야 한다. 물론 그렇지 않은 분들도 계시지만 대부분 선거에 많은 부정이 있었다는 것을 다 알고 있다.
그렇게 좋은 자질과 지도력을 가진 이들을 다른 사람들이 잘못된 선거운동으로 당선시켜 놓았다면 우리 모두의 책임이며 본인들은 당연히 그 직을 사양하는 것이 하나님 앞에서나 교회 앞에서 올바른 믿음의 자세가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어느 한분도 그런 고백을 하거나 물러난 일이 없다. 이렇게 하고서도 자질과 지도력을 검증 받았다고 할 수 있는가? 그런 것을 가지고 자질과 지도력을 올바르게 검증받았다고 말할 수 없는 법이다.
우리 감리교회 안에 지도자가 될 만한 다른 사람은 없는가?
지도력의 공백이 우려되니 전임 감독들도 감독회장으로 선출하자는 것은 다른 모든 감리교목사들을 무시하는 것이다. 선거운동을 아니 할 수 없지만 그 운동에 돈을 쓰고, 파당으로 인한 피해를 만들고, 무엇인가를 주고받는 거래를 해도 감독만 되면 그 자질과 지도력이 검증을 받았다는 것은 감리교회와 교인들을 무시하는 처사이다. 지금도 좋은 목회자들이 많다. 그런 분들을 세우지 못하는 우리들을 탓해야 한다.
그런 분들을 감독회장으로 모실 수 있는 감리교회가 되어야 자랑스러운 감리교회, 희망을 주는 감리교회가 될 것이다. 아무리 사람이 모자란다 해도 지금과 같은 식으로 논의가 되는 것조차가 우리 감리교회가 스스로를 부끄럽게 만드는 것이다. 감독회장은 그야말로 우리 감리교회와 교인을 전체적으로 대표하는 도덕적인 권위를 지닌 자리여햐 한다. 기타 업무들은 나눠 먹기식이 아닌 전문적인 분들을 세워서 잘 할 수 있다. 감독회장이 너무 많은 행정 권력을 가지고 행사하다보면 도덕적 상처를 입기 쉽고 정신적인 지도력을 발휘하기 어렵게 된다.
감독직은 성직인가? 아니면 행정직인가?
다음에 우리가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것은 우리의 감독직은 성직인가 행정직인가 하는 문제이다. 지금까지 본인들은 물론 우리도 감독을 성직으로 인정하고 있다. 감독을 지낸 이들이 평생 감독명칭과 예우를 받는 것도 바로 이와 같은 원리에 근거한 것이다. 감독직이 감리사와 같은 행정직이라면 감독임기를 지낸 이들은 감독호칭을 떼고 그 예우를 받아서는 안 된다. 성직은 한번 안수 받아 성별되면 그는 언제나 성직자인 것이다. 본인이 그 성직을 포기하거나 또는 문책을 당하지 않는 이상 죽을 때까지 성직자라 한다. 감독은 성직인가? 행정직인가? 이 점을 먼저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감독을 지낸 이들이 감독회장으로 나올 수 있는 길이 있다면?
지금까지 감독은 성직이라고 해서 호칭과 평생 예우가 따르고 있다. 어느 한분도 감독은 성직이 아니라고 고백한 사람은 없다. 감독을 지낸 이들이 감독회장으로 나온다는 것은 감독직은 행정직이지 더 이상 성직이 될 수 없다. 만약 감독이 성직이라면 감독회장에 나올 수 없다. 만약에 그래도 나오도록 한다면 우선 감리교 교리장정에 감독직은 행정직이라고 반드시 고쳐야만 한다. 그렇게 되면 전에 감독을 역임한 모든 이들이 감독호칭을 사용하거나 예우를 받을 수 없게 된다.
그러므로 전직 감독 중에서 감독회장이 될 수 있느냐 없느냐를 다루기 전에 감독직의 성격을 분명히 밝히고 그에 따른 조치들을 먼저 해야 한다. 언젠가 정치판에서도 ‘계급장 떼고 이야기 해 보자’는 말이 있었다. 그야말로 전직 감독들이 감독회장으로 나오려면 먼저 모든 계급장을 떼고 그것도 몇 년이 지난 후에 다른 목사들과 꼭 같은 선에서 꼭 같이 출발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모든 목사들과 더불어 같은 자격과 같은 위치에서 감독회장으로 나와야지 누릴 것은 다 누리고 그것을 이용하여 다기 감독회장에 나온다는 것은 본인들의 기득권만을 지키려는 지극히 이기적인 발상일 뿐이다. 그리고 성직인지 행정직인지를 가리고 그에 따른 사전 조치들이 있고 난 뒤에야 나올 수 있다.
감독직은 섬기는 직책이지 군림하는 것은 아니다. 예수님이 그렇게 하셨기 때문이다. 지난 날 그렇게 좋은 자질과 도덕적인 권위를 가지고 그 좋은 지도력을 행사했는데 오늘 우리 감리교회의 현주소는 어떤가? 그렇게 좋은 자질과 지도력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라면 감리교회를 위하여 처음부터 감독회장직에 도전을 했어야만 한다. 그때는 그렇지 않고 우선 좀 쉬운(?) 연회감독을 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지금 와서 감독회장을 하겠다는 것은 기득권을 계속 누리겠다는 말로만 들릴 뿐이다.
김고광 목사(수표교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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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대째 믿음을 계승한 신앙의 명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