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로 정착되는 '제비뽑기' 발전적 보완 대책 필요하다
김경원 목사(서현교회)
2006년 04월 11일 (화) 00:00:00 기독신문 ekd@kidok.com
지금 총회 내 임원을 비롯한 상비부장 그리고 기관장은 거의 제비뽑기 방법으로 선출한다. 감히 이런 주장을 펴 본다. “제비뽑기, 이대로 좋은가?”혹자는 무슨 엉뚱한 소리인가 하실 분도 있겠지만.
필자는 임원선거제도에 제비뽑기를 주장하고 그 관철을 위해 애쓴 사람 중의 하나다. 수년 전 이 제도를 도입하려고 했을 때 반대한 분들도 많았다.
그 당시 어떤 분은 ‘성경에 나오는 제비뽑기가 절대적인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또는 ‘최고 최선의 방법’이라고 했다. 그러나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여러 방법 중 하나이며 어떻게 보면 부끄러운 방법이다. 왜냐하면 제비뽑기를 주장하게 된 가장 큰 이유가 금권타락선거였기 때문이다. 당시 임원선거에 수억 또는 십 수억까지 돈을 쓰고, 총대에게 식사, 호텔 제공 나아가 매표를 위한 돈들이 오고 갔다.
금권선거를 하지 말자는 캠페인도 수없이 했으나 전혀 개선되지 않았고 마침내 제비뽑기 방식을 주장하게 되었다. 이것은 「우리는 제비뽑기를 하지 않으면 금권 선거를 할 수 밖에 없다」는 부끄러운 고백이다.
봄노회 후부터(아니 그 전부터) 시작된 선거운동에 수많은 목사, 장로들이 동원되어 시간과 정력의 낭비와 금전 살포, 상대방에 대한 비방과 흑색선전이 난무하여 세속 정치판을 방불케 했다. 일단 제비뽑기가 시행되면서 이런 문제점들은 없어졌다. 이것만 해도 대단한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임원 선출에 제비뽑기가 정착되자 이제는 중요 상비부장과 신문사, 신학교 이사장 등으로 금권선거운동이 번져 나가는 부작용이 또 생겼다. 그러자 재작년 총회에서 상비부장을 비롯한 신문사, 세계선교회, 신학교 이사장까지도 제비뽑기 방법을 채택하여 그 부작용을 막게 되었다. 제비뽑기가 만병통치약 같이 된 셈이다.
그렇다면 이 제도는 이대로 좋은가? 왜냐하면 필자는 며칠 전 총회 선거 후보등록 안내공고를 보면서 솔직히 서글픈 마음을 느꼈기 때문이다.
공고문 제일 오른쪽 발전기금이란 난에 총회장 ○○○원, 목사 부총회장 ○○○원, 장로 부총회장 ○○○원, 기타 임원, 상비부장, 공천위원직, 기독신문 이사장, 사장 등의 출마 액수가 적혀 있다. 보고 느끼는 것이 각각 다를 수 있으나 필자의 느낌은 이것 또 돈이구나 생각되었다.
물론 명목은 총회 발전기금이나(그 돈이 총회 발전에 어떻게 쓰여 지는지 잘 모르지만.) 사실 ‘돈 내고 입후보하라, 돈 없으면 그만 두고’ 식으로 전해졌다.
웬만한 총회 감투(?) 하나 쓰려면 수천만 원이 필요하다. 대교회 목사나 부자 장로 외에는 감투 쓸 생각을 말라고 하는 것 아닌가?(총회 선거 규정에 의한 것이겠지만)
돈 없이도 총회를 봉사할 수 있는 유능한 분들이 있을 것인데 이 또한 양극화의 한 단면인 것 같아 서글프다.
또한 임원이나 상비부장, 그 외 이사장직 등도 경력 15년~20년, 특히 총대경력이 7회 이상 10회여야 된다는 것을 보면(물론 총회에 많이 오신 분이 총회를 잘 알겠지만) 오래 총회 정치를 해오신 분들만 할 수 있는 규정으로 보인다. 장로가 순리적으로 당회에서 총대로 가고 노회에서 총회 총대로 10회나 가자면 보통 정치(?)로는 힘든 것이다.
총회 세계선교회 이사장이 총대경력이 꼭 필요한가? 총회신학원 이사장, 기독신문 사장과 이사장도 그런 경력이 꼭 필요한가? 필자는 총대 경력보다 전문성을 더 생각해야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세상에 어디 완벽한 제도가 있겠는가 만은 감히 현행 제비뽑기 제도는 몇가지 부분에서는 보완해야 필요가 있다. 먼저 지금 임원 지역 예선제를 폐지하고 누구든지 총회 당석에서 제비뽑아 후보를 2인으로 압축하고 그 2인을 두고 투표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후보가 2인 밖에 없으면 총회 당석에서 제비뽑기를 하고). 또 그 구슬을 뽑는 것은 전총대원들이 할 필요가 없고 당사자가 뽑으면 된다. 작년 교단 합동으로 이제는 총대가 1,000명이 넘어 보통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 아니다. 출석 부르고 구슬 뽑다가 시간 다 가고 정작 필요한 교단 정책이나 해결해야 될 중요 과제들은 뒷전으로 밀려나는 현상은 지양되었으면 한다.
또한 굳이 좁은 땅에 3구도로 나눌 필요가 있는가? 어느 지역에는 유능한 인재가 몰려 있어 문제다. 어느 지역 출신이 하면 어떤가? 심지어 총무조차도 3구도로 간다니 전문성은 완전히 배제된 채 정치적 논리로만 하는 것 같다. 이제 총무는 정치적인 인물보다 행정가이며 국제적 감각을 가진 인사가 필요한 시점에 왔다고 생각된다.
뿐만 아니라 지금 같은 제비뽑기 제도에 정견 발표는 아무 의미가 없다. 총대에게 선택권이 없지 않은가. 아무튼 제비뽑기의 근본 주장인 금권운동이 사라지고, 직무의 전문성도 살리면서 보다 합리적인 제도를 위해 다시 한 번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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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뽑기’ 발전적 보완 대책 제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