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 임원 입후보 자격요건 ‘세례교인 수’ 삭제
실행위, 절충형 선거법 채택과 함께 최종 결정 … 속회총회 문제는 다음에 다루기로
2013년 02월 28일 (목) 12:58:33 표성중 기자 kodesh21@igoodnews.net
예장 합동총회가 ‘절충형 선거법’(제비뽑기+직접선거) 채택과 함께 선거규정에서 임원 입후보 자격 기준에 포함됐던 ‘세례교인 수’를 삭제하기로 했다. 하지만 오는 98회 총회에서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7일 오전 11시 총회회관에서 제97회 총회 ‘제2차 실행위원회’를 진행한 합동은 최근 선거법개정위원회(위원장:유병근 목사, 이하 개정위)가 공청회를 통해 제안했던 선거법 개정안을 다루면서 이같이 결정했다.
이날 개정된 선거규정 중 ‘임원 입후보 자격’ 부분이 실행위원 간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논쟁이 일었다. 개정위는 총회장 및 부총회장의 입후보 자격 요건이었던 ‘세례교인 500명 이상 교회 시무자’를 비롯해 장로부총회장(세례교인 300명 이상 교회 시무자), 기타 임원(세례교인 300명 이상 교회 시무자)의 입후보 자격과 관련된 조항을 삭제했다.
하지만 일부 실행위원들은 “지난 총회에서 결의한 사항을 개정위가 임의로 바꿀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합동은 지난해 ‘제97회 정기총회’에서 총회 임원 입후보 자격을 제한할 목적으로 ‘세례교인 수’ 규정을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따라서 개정위가 총회 결의를 함부로 바꿀 수 없다는 것이다.
한 실행위원은 “지난해 총회에서 5인으로 구성된 개정위를 구성토록 한 것은 제비뽑기와 직선제를 절충한 선거법과 관련된 규정을 수정 및 보완하라는 것이었지, 총회 선거규정 전체를 개정하도록 한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날 논란이 됐던 ‘세례교인 수’ 조항은 지난해 총회 현장에서 9월 19일에 결의에 의해 통과된 사안이며, 그 다음날인 20일에 이른바 ‘절충형 선거법’ 헌의안을 받기로 결정하고, 선거법개정위원회를 구성한 바 있다. 따라서 개정위의 업무 범위는 절충형 선거법과 관련된 부분이지, 임원 입후보 자격에 대한 선거규정까지 수정할 권한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개정위는 “총회에서 선거법 개정과 관련된 모든 권한을 위임했기 때문에 충분히 수정 및 보완이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사실 개정위가 ‘세례교인 수’ 조항을 삭제한 이유는 총회 임원에 입후보하는 목회자들의 문호를 보다 넓혀주겠다는 의도다. 즉, ‘세례교인 수’ 조항대로 한다면 중대형 교회 목회자들만 입후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목회 능력과 자질은 부족하더라도, 정치적 역량을 가진 인사들의 등용을 제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결국 실행위원 간 개정위의 선거법 수정 및 개정이 법적으로 유요한지 장시간 논쟁을 벌어진 가운데 임원 입후보 자격 제한에 해당됐던 ‘세례교인 수’ 조항은 삭제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하지만 반대 의견을 개진한 실행위원들은 ‘세례교인 수’ 조항 삭제시 교단 내 보다 다양한 목회자들이 입후보할 수 있지만 검증되지 않은 인물이 후보로 등록할 수 있고, 총회 내 정치권 인사들도 대거 후보로 입후보해 총회가 더 혼란해 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세례교인 수’ 조항 삭제에 대해 반대했던 한 실행위원은 “이번 봄 노회를 통해 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문제를 헌의해 다음 총회에서 다루도록 할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이날 실행위 회의결과를 브리핑한 황규철 총무는 “오늘 선거법 개정안 논의의 핵심은 개정위 업무의 범위였다”며 “실행위원들이 보다 포괄적인 차원에서 개정위의 입장을 최종적으로 받아들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황 총무는 “선거법 수정 결정은 모법과 세칙의 경우에서 생각하면 된다. 모법이 바뀌면 세칙이 바뀌는 것이다. 지난해 9월 20일 임원선거를 절충형 선거법으로 결정했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세칙도 바뀐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총회에서 일하면서 교단 지도자는 정치훈련이 되고, 생각과 행동의 폭이 넓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며 “총회 일은 탁월한 정치력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정치적 능력을 갖고 있는 분들이 ‘세례교인 수’ 문제로 출마 자격조차 갖지 못하는 것은 잘못이다. 이번 개정된 선거법으로 총회 정치력이 쇄신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실행위에서는 총회정상화를위한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지난 19일 대전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개최했던 ‘예장 합동 제97회 총회 속회’와 관련된 문제를 다음 실행위에서 다루기로 결정했다.
사실 이날 ‘속회총회’와 관련된 문제는 실행위서 다루지 않기로 이미 사전에 임원회서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실행위 지도위원장 김동권 목사는 “명문화된 법에서 실행위가 상정한 안건만 다뤄야 한다는 조항은 없다”고 강하게 반발하면서 김 목사의 발언이 허락됐다.
김 목사는 “비대위의 속회총회가 지난 19일 대전에서 열렸다. 이와 관련 우리 지도위원들은 제97회 총회가 합법적으로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속회가 열렸다는 것에 문제를 제기한다”며 “우리는 총회가 2개로 나뉘는 것을 결코 허락하지 않겠다”며 지도위원에서 결의한 4가지 사항을 실행위에 내놨다.
즉, △2월 19일 대전에서 열린 소위 ‘속회총회’는 불법이다 △속회총회에서 논의된 모든 사항은 인정하지 않는다 △편파적으로 보도한 교단지 기독신문은 기관지로서의 사명을 망각했기 때문에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속회총회 개최 주동자를 엄밀히 조사하는 등 15인으로 구성된 진상규명위원회에 맡겨 철저히 조사하라 등이다.
김 목사의 제안이 실행위서 안건으로 채택되면서 실행위원 간 찬반논쟁이 불거졌으며, 결국 다음 실행위에서 이 문제를 다루기로 결정한 후 폐회됐다. 반면, 비대위와 자진근신 등의 합의를 했던 정준모 총회장은 회의를 진행하면서도 이에 대한 언급을 전혀 하지 않았다.
배너
발행일 : 2013년 03월 10일 (일) [1194호]
표성중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17852
1191
1069 
합동, 총회장과 비대위 간 ‘합의문’ 진실공방 휩싸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