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장로 기도회와 제비뽑기 선거방식
작성자 : 기독신 작성일 : 2005.08.03 e-mail : klkk1542@hanmail.net
목사·장로 기도회와 제비뽑기 선거방식
해마다 5월에 갖는 교단의 최대 행사는 전국목사·장로 기도회다. 금주 초부터 총회는 어김없이 기도회를 갖고 있다. 어언 38회가 되었다. 전국 각 지역에서 목사 또는 장로로 교회를 섬기던 주의 종들이 바쁜 일손을 멈추고 기도회의 장으로 발걸음을 돌려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기도하는 모습은 누가 보더라도 값지고 아름다운 광경이다. 올해의 기도회는 과거와 판이하게 달라진 면이 하나 있다. 9월 총회를 앞두고 바야흐로 막을 올리는 정치계절의 징후가 없어졌다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모인 인원이 줄은 것 같다. 2300여명이 넘게 등록했으나 참석수로는 예년에 비해 20% 가량 감소한 것이라고 한다.
아무리 기도를 하기 위해 모였다 해도 봄철 노회에서 총회 총대로 선출된 목사와 장로들이 주축을 이룬 모임에서 핵심 관심사로 떠올라 있는 차기 총회 임원 선거가 사안의 부재일 수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목사·장로들도 별 수 없이 연약한 인간들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날 기도회는 본말이 전도되었던 게 사실이다. 기도하는 일보다 선거하는 일이 더 열을 올려서 식견 있는 이들의 걱정이 대단했었다. 그런데 총회 임원 선거가 제비뽑기로 바뀐 뒤 기도회의 정치계절화가 사라졌다.
우리는 구약시대의 제비뽑기 방식이 하나님 나라가 도래한 말세에도 계속 유효하다고 보지는 않는다. 예수님의 승천을 보고 돌아온 사도들이 마가 요한의 다락방에 모여서 비어있는 사도의 자리 하나를 채울 요량으로 맛디아를 뽑을 때 제비뽑기 방식을 사용했다해도 오순절 성령강림 이전의 일이기 때문에 말세적 준례(準例)로 삼을 수 없다는 해석에 의하건대 일부 인사들이 그토록 강변하는 제비뽑기 방식의 성경적 적합성을 마음놓고 지지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설혹 그것이 유일무이한 교회의 선거방식이라고까지 인정할 수는 없다 해서 그것을 비성경적인 것으로 배척해서는 안 된다. 제비뽑기도 선거방식중 하나일 수 있다는 견해에는 별 잘못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각해 보자. 우리 총회 같은 대규모 교단의 임원을 뽑는데 제비뽑기 방식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할 것인가? 그렇다면 총회의 상비부서와 노회, 개교회도 모두 제비뽑기로 해야 할 게 아닌가? 교회가 목사를 초빙할 때 들어온 이력서들을 놓고 공동의회에서 제비뽑기로 결정하고, 총신대에 교수를 확충할 때도 지원자의 명단을 놓고 제비뽑기로 하며, 젊은이들이 결혼 대상자를 정할 때도 제비뽑기로 하는 게 좋지 않겠는가. 제비뽑기가 여럿 가운데 하나를 결정하는 최고, 최선의 방법이라면 말이다.
제비뽑기는 만연된 선거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보아야 한다. 모처럼 결정한 제비뽑기 방식을 한번도 실시해보지 않고 그 이후를 논한다면 때 이른 기우라고 할지 모르나 여러 각도로 선거방식을 논의해야 될 줄 안다.
<기독신문>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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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뽑기 시행 반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