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5신]선거제도 하루만에 번복...다시 제비뽑기로
10월1일 합동 총회 폐회... 마지막날 민감 사안 무더기로 임원회-실행위로 이관
2010년 10월 02일 (토) 13:07:01 이현주 기자 hjlee@igoodnews.net
예장 합동 총회가 선거제도 변경을 결정한 지 하루만에 규칙부가 내놓은 선거규약개정안을 부결시킴으로써 제비뽑기 원안 유지를 결정했다.
총회 마지막 날인 지난 10월1일 정치부 완전보고를 처리하던 총대들은 규칙부가 내놓은 선거규칙 개정안을 놓고 무기명 비밀투표에 들어갔다. 전날 오전 정치부가 내놓은 직선제와 제비뽑기를 혼합한 선거제도와 똑같은 내용이었다. 다만 규칙부 개정안에는 부정선거에 대한 감시 조항이 빠져 있었다.
전날 거수 투표와 달리 무기명 비밀투표에 들어간 개정안은 2/3지지를 얻지 못하고 부결처리됐다. 하루만에 선거제도가 원점으로 돌아가자 총대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으며 "첫날 개회 재적인원에서 투표에 참여한 출석인원이 2/3가 되지 않는 투표는 무효"라는 주장까지 나왔지만 마지막 회무에 총대들이 대거 이탈하는 총회의 현실에서 출석인원을 맞추기는 어렵다는 현실론이 무게를 얻으면서 이 표결은 유효한 것으로 처리됐다.
선거법 개정안의 부결을 놓고 합동 총회 내부에서는 "직선제 염원이 전반적으로 확산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에 내놓은 안은 금권선거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며 러닝메이트 제도가 결국 발목을 잡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전날 저녁 치러진 한기총 대표회장 후보 직선제에서 길자연 목사가 선출되자 이에 대한 반발표가 작용했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정치부가 내놓은 선거제도 개선안은 총대 중 30%를 즉석에서 투표인단으로 뽑아 부총회장 후보 직선을 치루는 것이다. 총대들은 30%의 표본도 금권선거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여기에 부총회장이 나머지 임원을 러닝메이트로 추천하게 되어 있어 부총회장 직권의 계파정치가 확산될 것이라는 기우도 강하게 형성됐다.
한기총 대표회장 후보 선출과정에서 김동권 목사는 "제비뽑기로 후보를 선출하는 것이 현재 총회의 선거법과 맞다"고 주장했지만 총대들은 직선제로 길자연 목사를 뽑았다. 이후 "직선제는 결국 될 사람을 뽑는다"는 면에서 긍정과 부정이 충돌했다. '인물'을 선출하는데 직선제가 좋다는 입장과 특정인을 제외한 소수 약자에게는 기회가 전혀 주어지지 않는다는 회의론이 대립한 것이다.
이처럼 선거제도를 놓고 하룻밤을 고심한 총대들은 총회 마지막날 규약 개정을 부결시키는 것으로 선거제도 원안이 제비뽑기를 고수했다.
총회 마지막 날에는 광주중앙교회 사건과 찬송가공회 파송이사 소환 및 출판권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이 무더기로 쏟아졌지만 '시간'에 밀려 임원회와 실행위원회에 위임하고 파회했다.
발행일 : 2010년 10월 10일 (일) [108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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