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총회9]돈선거 막는 데는 여전히 제비뽑기
금권 타락 선거 방지책 부터 마련해야…총대 절대 다수 제비뽑기 지지
입력 : 2007년 09월 13일 (목) 20:59:49 / 최종편집 : 2007년 09월 14일 (금) 11:06:32 [조회수 : 1546] 이승규 ( hanseij )
▲ 예장합동 총회가 제비뽑기를 고수하기로 했다. 직선제가 도입될 경우 금권과 타락 선거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사진은 총회 첫째 날 제비뽑기로 부총회장에 당선된 최병남 목사가 흰 구슬을 들고 기뻐하고 있는 모습. ⓒ뉴스앤조이 이승규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총회장 김용실 목사) 제92회 총회 최대 쟁점 중 하나였던 직선제는 채택되지 않았다. 예장합동 총회는 셋째 날 저녁 회무에서 긴 시간 토론을 한 끝에 현행 제도대로 임원 선거와 상비부장 선거는 제비뽑기를 하기로 했다.
대다수 총대는 금권 타락 선거를 막을 수 있는 특단의 조치가 나오지 않는 한 직선제 도입은 시기상조라고 입을 모았다.
정치부는 일단 총신대 운영이사장과 GMS(세계선교회) 이사장, <기독신문> 이사장과 사장은 직선제로 하고, 부총회장을 비롯한 총회 임원과 상비부장은 부정선거와 금권선거를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연구위원을 두자고 보고했다.
토론 초반에는 직선제를 도입하자는 쪽의 의견이 우세했다. 찬성 쪽은 제비뽑기를 할 경우 시대에 걸맞은 리더십이 세워지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또 이제는 금권타락 선거에 대한 인식이 성숙해졌기 때문에, 예장합동 총회 헌법에 나와 있는 대로 직선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총대는 금권타락 선거를 하다 발각될 경우 목사·장로 직을 면직하는 한이 있더라도, 강한 징계를 받도록 하면, 선거가 깨끗해질 수 있다고 했다. 총대가 뽑고 싶은 사람을 뽑아야, 총회 운영이 제대로 된다고 하는 총대도 있었다.
토론 중반을 지나자, 직선제 도입을 반대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한 총대는 직선제 도입을 반대하지 않지만, 목사와 장로의 의식이 변하지 않으면 제도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했다. 또 다른 총대는 제비뽑기를 시행하는 예장합동 교단을 다른 교단이 매우 부러워한다며, 특별한 하자가 없는 이상 현행 제도를 그대로 두자고 말했다.
김용실 총회장은 좀더 노골적으로 직선제 도입을 반대했다. 김 총회장은 투표 하루나 이틀 전에는 여지없이 돈 봉투가 돈다며, 그때에는 예수님도 없고, 성령님도 없다고 말했다. 모든 총회원이 돈에 휘말린다고 덧붙였다.
논란은 계속됐다. 총회원들이 서로 발언을 하겠다고 앞으로 나오면서 더욱 혼란스러워졌다. 원활한 진행을 보여주던 김용실 총회장도 속수무책이었다. 김 총회장은 총대들에게 진정을 부탁했다. 그리고 가부를 물었다. 절대 다수의 총대가 직선제 도입을 반대했다. 결국 선거 제도의 변경은 물거품이 됐다.
이날 예장합동 총회가 임원 선거 방식을 기존의 제비뽑기로 고수함에 따라, 당분간 직선제 도입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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