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지도자는 회피하지 않는다
2007년 08월 13일 (월) 19:14:39 기독신문 ekd@kidok.com
총회를 들먹일 때는 곧잘 성(聖)총회, 장자총회라고 강조하면서 풀기 어렵다 싶은 문제에 봉착하면 지연작전, 유보작전에 골몰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그걸 지혜라고 자부한다. 괜히 문제 근처에 얼쩡거리다가 오해와 비난을 살 까닭이 어디 있느냐는 식이다. 이 같은 뱀장어 처세를 직무유기요 책임회피라고 전혀 생각지 않으니 고쳐질리 만무하다. 총회장이 됐든 총회 산하 각 기관장 혹은 부서장이 됐든 이런 처세의 달인을 만나는 해에는 도무지 되는 게 없다.
난제는 언제나 복잡 미묘하기 마련이다. 그걸 바라보는 이의 시각도 다양할 뿐 아니라 상대가 있어 아무리 원만히 해결한다 해도 얼마큼의 오해와 원망은 필수적이다. 그러니 얕은 생각의 사람들은 말 듣지 않을 정도로 건드리다 그만두거나 은근슬쩍 뒷사람에게 떠밀고 가는 게 상책이라고 여긴다. 그런 이의 저변에는 해결보다 남들의 이목이 먼저라는 원칙이 깔려 있다. 마음속에 욕먹지 않겠다는 의도가 강하게 도사리고 있다.
정상인 치고 누가 오해와 비난의 대상이 되고 싶고, 누가 남의 입질에 오르고 싶겠는가, 그러나 분명히 알아둘 게 있다. 지도자는 본질적으로 오해의 대상이요 평가의 적(的)이라는 사실이다. 그게 지도자의 운명이다. 왜 그런가? 지도자가 맞닥트리는 사람과 일의 성질이 그렇기 때문이다. 무릇 해결을 요하는 과제는 이미 그 안에 오해와 비난의 요소를 동시에 간직하고 있다. 사람의 판단이 다양해서 그렇기도 하고 일의 성질이 요상해서 그렇기도 하다. 또한 일머리가 크면 클수록 일반인의 판단한계를 넘어서므로 그렇기도 하다. 극난제일수록 당대의 칭찬이 희소한 이유가 여기 있다.
따라서 참된 지도자는 세평에 연연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 관계자들을 만나 대화와 설득과 타협을 계속하되 필요할 경우에는 대국적 결단도 불사해야 한다. 대국적 결단이란 공동체의 정체성에 합당하고 공동체의 이익에 부합되는 결단을 뜻한다. 그러기 위해서 지도자는 만나기 껄끄러운 대상도 기꺼이 만나야 하고, 자존심이 깡그리 구겨져도 선의를 거둬들이지 말아야 하며, 진인사대천명의 자세로 성실과 인내로 일관해야 한다.
요컨대 이처럼 진정한 지도자는 난제를 회피하지 않는다. 오히려 당당히 맞서 끈질기게 해결을 시도한다. 지도자에게 있어 장애는 능력의 시험대요 난관은 인내의 촉진제다. 오해와 비난은 반찬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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