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비전 공유할 때 교단 역량 강화”
화합 모색한 총회, 희망 불씨 키워…새 리더십 정착 토양 가꿔가야
2007년 10월 02일 (화) 15:12:02 기독신문 ekd@kidok.com
김영우 주필(이하 김 주필): 제92회 총회를 돌아보고 앞으로 우리 총회가 나갈 방향을 점검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구 개혁교단 목사님 한 분이 참석해 주시기로 했는데 갑자기 사정이 생겨 못 오셔 아쉽습니다. 먼저 제92회 총회에 대한 소감을 말씀해 주시지요.
김경원 목사(이하 김 목사): 전체적으로 무난했지만 아쉬움도 남은 총회였습니다.
이경원 목사(이하 이 목사): 대립이 아닌 화합구도 차원에서 총회를 잘 마쳤습니다. 우리 교단 인사뿐만 아니라 주변에서도 좋은 인상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김 주필: 이번 총회는 세대교체가 뚜렷한 총회였습니다. 40년대에 출생해서 70년대에 총신을 다닌 세대가 전면에 나섰습니다.
이 목사: 시대적 구분으로 볼 때 그렇습니다. 박형용 박사의 조직신학을 직접 배운 세대와 간접적으로 배운 세대로도 구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 주필: 박형용 박사가 72년 초에 은퇴하셨죠. 그리고 개혁신학을 많이 소개한 간하배 선교사도 같은 해에 미국 웨스트민스터신학교 교수로 가셨는데 신학적으로 볼 때 그 이전과 이후의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김 목사: 세대교체보다 새로운 비전과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가 얼마나 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과연 생물학적 세대교체로 만족할 수 있을까요? 그런 차원에서 이번에 기획·홍보·대외협력위원회를 구성한 것이 고무적입니다.
이 목사: 신학의 본질은 바뀔 수 없고, 주변 환경에 신학을 적용하는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양극화, 남북문제, 외국인노동자, 불신자 등에 대한 정책을 세워가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매 총회시 주제를 설정하여 진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봅니다.
김 주필: 과거 1971년과 1985년의 총회 리더십 교체는 타도 형태로 이루어졌습니다. 이번처럼 자연스런 계승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총회는 항상 교권 수호와 타도의 갈등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이 목사: 목회자 세계에서 타협이란 용어를 잘못 사용하는 것 같은데 저는 그걸 상생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와 다르다고 배척할 게 아니라 대화 하고 때로는 타협도 해야 합니다.
김 목사: 문제는 교권주의에 있습니다. 교권의 횡포는 우리 교단의 부끄러운 역사입니다. 지금은 이념이나 비전을 공유할 수 있는 그룹이 필요합니다.
이 목사: 집단 이기주의가 교단에 팽배해 있는 것도 문제입니다. 지금까지는 지역주의에 근거한 사람 중심의 리더십이 교단을 이끌어 왔다면 이제는 비전을 공유한 사역 중심으로 바꿔야 될 때입니다.
김 주필: 금번 제92회 총회 전에 화합과 단결을 위해 새 리더십 주체들이 진지한 대화를 나눈 것은 찬하할 일이었습니다. 그로 말미암아 예년의 갈등과 대립 양상이 극복되고 평화무드의 총회가 가능케 되었던 것입니다.
이 목사: 그렇지요. 화합과 일치를 위해 노력했다는 점은 크게 살 일입니다. 건강한 총회를 위해 끊임없는 대화가 요구됩니다.
김 목사: 지금까지는 교권주의의 횡포가 심했는데 이대로는 안 된다는 자각도 한 몫을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김 주필: 아무튼 이번 총회는 갈등과 대결을 불식하고 ‘화합 총회를 도모한 원년’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희망의 불씨를 지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런데 어떤 분들은 화합총회 읽기에 있어 대회제 실시를 촉구하는 구 개혁교단의 파워를 의식해서 기존 합동측 내의 여러 리더십그룹이 부랴부랴 결속한 것으로 보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김 목사: 구 개혁측 입장에서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건 오해입니다. 총회를 바로 세우기 위해 같은 비전을 가진 사람이 많아진 것으로 봐야 합니다.
김 주필: 1년 동안 대회제가 핫 이슈였는데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유보가 대세였습니다.
김 목사: 대회제가 유보된 것은 신학교 문제가 컸던 것 같습니다. 지방의 신학대학원들을 총신대 신학대학원과 동등하게 대우해 달라는 요구에 대해 목회자 배출은 총신 단일창구로 해야 한다는 의지가 높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총신으로 신학교의 단일창구가 보장된다면 대회제를 실시해도 무방하다고 봅니다.
이 목사: 총대들이 대회제를 잘못 실시하면 총신 신대원의 중심축이 무너지고, 교단의 분열로 연결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유보 쪽으로 기울었다고 생각합니다.
김 주필: 지금 예장통합은 지방에 있는 신대원을 인정해서 신학 창구를 다양화한 것을 후회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시 장신으로 일원화하려 해도 고삐가 풀려 불가능하다며 합동이 이제 와서 그 뻔한 일을 왜 하려는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김 목사: 예장통합은 목사 배출 창구가 여럿이어서 같은 교단 안에 있으면서도 서로 잘 모릅니다. 또 같은 지역 출신이 아니면 목회지 교류도 잘 안 됩니다. 그러므로 목회자 배출은 반드시 단일창구로 해야 합니다.
이 목사: 현대 정부들은 행정적 단계를 가능한 한 줄이려고 합니다. 출신학교별 파벌은 안 됩니다. 전체를 이끌어가는 신학이나 신앙은 하나여야 합니다.
김 주필: 제비뽑기 선거제를 6년간 실시해본 결과 많은 문제점들이 드러나 헌법에 명시된 대로 직선제로 돌아가자고 했으나 부결되었는데 그 부결원인이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김 목사: 총대 대부분이 아무래도 직선제 하면 돈을 쓸 것 같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자신의 의식전환이 안되었기 때문이겠지요.
이 목사: 금권수수 때문에 차선책으로 제비뽑기를 시행한 것은 스스로 부끄러운 짓을 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제자리로 빨리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 목사: 돈을 안 쓰고 직선제를 하는 것이 최상의 방법입니다. 금권선거를 방지하기 위한 연구위원회라도 두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김 주필: 총신대 운영이사장, 기독신문사 이사장 및 사장, 총회세계선교회 이사장 등 전문성을 요구하는 기관이라도 우선 직선제를 시행하고, 총회 임원과 상비부장 등은 연구위원을 두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김 목사:그렇게 했더라면 긍정적인 반응이 나올 수도 있었겠지요.
김 주필: 이렇듯 부끄러운 고백을 언제까지 계속해야 합니까. 저는 건강하고 영향력 있는 리더십이 형성되면 금권선거를 막을 수 있기 때문에 제비뽑기가 필요 없을 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김 목사: 금권정치를 하지 않는다는 확고한 신뢰가 있을 때 직선제는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도 우리의 의식개혁과 선거에 관련된 제도장치가 마련되면 직선제로 갈 수 있을 겁니다.
김 목사: 그런데 총대들이 기획·홍보·대외협력위원회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그걸 어떻게 하려는지, 그 절차에 대해 궁금해 하는 것 같습니다.
김 주필: 총회 결의대로 총회장이 선정하는 7인의 전형위원들이 40명 위원들을 선정하면 그들이 교단의 기획, 홍보, 대외협력 업무를 다루되 총회의 결의를 요하는 문제는 총회 파회 후 총회 역할을 대신하는 총회정책실행위원회를 통하면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이 목사: 기획·홍보·대외협력위원회는 한마디로 교단의 미래를 디자인하는 조직으로 보면 됩니다. 대외 활동을 위한 정책개발과 인원 파송을 여기서 해야 합니다. 과거엔 총회 임원회가 했는데 임원 중심으로 파송하여 문제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위원회가 신종 교권세력으로 비치지 말고 교단에 기여하는 전문인그룹이 되어야 합니다.
김 주필: 대회제 유보, 노회 정비 등 구 개혁측의 요구사항들이 관철되지 않아 마음이 좀 무겁습니다. 실망하지 마시고 항공모함처럼 거대한 합동교단에 적응해가는 단계라고 이해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목사: 개혁교단 형제들 입장에서 보면 불편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자주 만나고 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서로 인내하며 가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겁니다.
김 목사: 나갔다 들어왔기 때문에 일종의 피해의식도 있을 수 있습니다.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최대로 포용하고 소소한 것은 차츰차츰 풀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이 목사: 양 교단이 합동하고 난 뒤 오리엔테이션이나 기도회 등을 통해 상호적응기간을 가졌어야 합니다. 아직은 서로 이해가 부족한 것 같습니다.
김 주필: 합동의 동기가 순수했으니 인내와 노력을 기울이면 잘 되리라 믿고, 이제는 총회가 나갈 방향에서 대해 말씀해 주시고 마무리 하겠습니다.
김 목사: 장자교단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한국 교회의 중심이 되는 교단이 되었으면 합니다. 내년 총회 때 예장통합과 함께 예배하는 문제도 긍정적으로 검토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목사: 원론적인 말이지만 교단은 일선 교회에 유익을 주고 자부심을 갖도록 해야 합니다. 상당히 실추된 기독교 이미지도 정책개발 등을 통해 속히 회복해야 합니다.
김 주필: 제92회 총회는 화합과 결속의 총회였다는 평가에 대체로 일치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 온 세계가 건전하고 역량 있는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교단도 마찬가집니다. 변화기일수록 본연에 충실해야 하는 것처럼, 먼저 역사적 개혁신앙과 교단의 정체성을 확고히 견지하고, 다음으로 능동적인 화이부동 자세로 몸짓하면 부여된 소임을 다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바쁜 시간에 오셔서 좋은 말씀해주신 것 감사합니다.
사진=권남덕 기자 photo@kidok.com
진행=강석근 기자 harikein@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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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기사의견(4)
박광재 목사
(124.XXX.XXX.222) 2007-10-08 06:37:39
정작 부끄러운 일은 제비뽑는 일이 아닙니다.
우리교단에서 총회임원을 제비뽑기 이전에 해마다 관행이라고 하는 미명 하에 자행한 세속적인 금권,불법,타락선거와 중세교회적인 성직매매 행위와 금번 총회에서 성경의 제비뽑기 선거제도를 철폐하려다가 하나님과 총대들로 말미암아 철퇴를 맞은 사실이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교단 영적지도자들의 선택권을 하나님께 온전히 맡기고 성경의 제비를 뽑는 것은 한국교회에 모범을 보여주는 매우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박광재 목사
(124.XXX.XXX.222) 2007-10-08 06:28:30
김경원목사님 감사합니다.,
김목사님께서 국민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하여 우리교단에서 아직까지는 제비뽑기를 좀 더 해야한다고 하신 말씀까닭에 금번 총회에서 제비뽑기가 '재신임'받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된 사실에 대하여 감사를 드립니다. 제비뽑기 선거제도가 우리교단의 선거제도로 정착하는데'교갱협'의 적극적인 후원과 역할은 한국기독교 역사에서 길이 빛날 것입니다. 다만 제비뽑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하시는 것은 조금은 섭섭합니다
박광재 목사
(222.XXX.XXX.206) 2007-10-04 21:21:19
김 주필님: 제비뽑기 선거제를 6년간 실시해본 결과 많은 문제점들이 드러났다구요 ?
김주필님 ! 제비뽑기 선거제를 6년간 실시한 것이 아니라 7년째를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많은 문제점들이 드러났다구 하셨는데 도대체 무슨 문제점이 그렇게도 많이 들어났다는 말씀입니까 ? 김주필님께서 지적하신 대로 제비뽑기 선거제도가 그토록 많은 문제점이 있었다면 어떻게 만장일치에 가까운 절대다수의 총대들이 제비뽑기 선거제도를 '재신임'할 수 있었을까요 ?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
박광재 목사
(222.XXX.XXX.206) 2007-10-04 21:19:56
이 목사님: 제비뽑기를 시행한 것은 스스로 부끄러운 짓을 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하셨는데요.
우리교단의 정치적인 흐름을 주도해 나아가시는 이목사님께서 제비뽑기를 시행한 것은 스스로 부끄러운 짓을 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하셨는데 성경의 제비제도가 왜 ? 우리교단에서 보금자리를 얻고 깃들게 되었는지에 대한 깊은 성찰과 연구를 해보셨으면 하는 소망을 말씀드립니다. 제비뽑기 선거제도는 어떤 사람이 만든제도가 아니라 성삼위 하나님께서 만드신 제도입니다. 우리를 부끄럽게 하려고 만드셨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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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보수주의 신앙 사수" (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