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우 칼럼/ ‘주필’이라는 자리 ⑵
2001년 11월 27일 (화) 12:00:00 [조회수 : 5]
“김 주필, 아주 목 내놨던 데요. 다시 봤습니다. 우리가 힘껏 밀어주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장막성전의 후신인 과천ㅅ교회에 총회의 중진이었던 ㄱ목사가 당회장에 취임하는 예배에 총회지도층이 대거 참석한 것이 부당하다고 지적한 사설을 읽고서 부산의 신진기예 ㄱ목사가 내게 한 말이다.
사설을 쓸 때마다 정체성(正體性) 문제를 항상 생각해왔다. 그건 개혁주의 신앙과 신문의 사시에 나타나 있다. 나는 내가 쓴 사설이나 글들이 훗날 거기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
정체성 다음으로는 공정성(公正性)이다. 사설의 잣대는 만인에게 공정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과천ㅅ교회 건을 쓸 때 ㄱ목사와 ㅎ목사가 마음에 걸렸고 총회회관부지매입 건에서는 ㄱ목사와 ㅇ장로가 눈에 어른거렸다.
교단의 핫 이슈로 등장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사설을 쓴다 해도 사람과의 정리나 선린관계를 어찌 몰라라 할 수 있겠는가. 난처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주필의 자리는 누구를 봐주고 안 봐줄 수 없는 공정성의 꼭대기에 위치해 있다
.
통찰력의 심도(深度) 또한 고려 대상이다. 제비뽑기 논의가 그런 것이었다.
찬, 반의 입장을 취하는 건 쉬운 일이다. 그러나 제비뽑기 속에 값진 것은 모두 그만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만고불변의 보편원리를 간과할 우려가 들어있다.
서양의 선거역사에서 보듯이 깨끗한 선거는 유권자의 공명선거의식에서 비롯된다.
공명선거의식은 제비뽑기 같은 편의적이요 임시 방편으로 제고되는 게 아니다. 깨어 있는 창조적 소수들이 유권자를 끈질기게 설득·계몽하고 제도의 보완·개선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야 가능하다.
물론 이 과정에서 모든 교육이 그렇듯이 시행착오는 필수요소다. 이렇게 보는 눈이 없었더라면 나도 찬성 아니면 반대라는 단답(單答)을 내놓아 찬성파의 성토를 면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렇듯 주필이라는 자리는 무겁고 힘들며 원망 듣기 일쑤나 선지적 자리임에 틀림없다. /주필
|
|
0
17852
1191
1075 
사설/차세대 정치지도자들이 급히 할 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