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 리더십 교체와 대화합의 길
2007년 05월 07일 (월) 18:24:02 [조회수 : 23] 기독신문 ekd@kidok.com
금년 제44회 전국목사장로기도회의 강사진을 보니 전례대로 개회일 저녁 총회장의 강론을 빼고 나머지 모든 강론과 순서 담당자는 새 세대들이다. 이는 리더십이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웅변적 시사가 아닐 수 없다.
우리 총회는 1959년 통합측의 분열 이후 제4기 리더십 시대에 들어섰다. 1959년 9월에서 1971년 9월까지가 11년간이 제1기 리더십 시대였다. 총신의 박형룡, 서울의 이환수 박찬목 목사, 부산의 노진현 목사, 호남의 정규오 목사 등이 핵심 지도자였다. 이 시기의 총회는 보수정통신학의 파수가 주 목표였다. 서울 사당동에 총신 캠퍼스를 조성하였으나 경영마인드에 아쉬움이 많은 교정(敎政)이었다.
총회의 리더십이 교체되었다
제2기 리더십은 1971년 9월부터 1985년 9월까지 14년간 지속되었다. 1971년 6월 15일부터 9월 총회 때까지 등교를 거부하며 총신 개혁을 부르짖은 학생들의 시위에 힘입어 들어선 지도체제로 서울의 김윤찬, 대전의 이영수 목사가 주축을 이루었다. 1기 리더십과 갈등을 계속하다가 1979년 9월 호남권 분열이라는 아픔을 겪었다. 서울 대치동의 총회회관을 매입하고 경기도 양지에 총신캠퍼스를 조성하였으나 신학적 열정은 뜨겁지 않았다.
제3기 리더십은 1985년 9월 서울의 김현중 서기행 목사, 수원의 한명수 목사, 대구의 이봉학 목사 및 서울의 김인득 장로 등이 주도하였다. 3기 교권의 폐해를 씻겠다는 의미에서 ‘정화파’라 자칭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최기채 김준규 김동권 목사 등 이영수 목사의 측근들과 함께하였다. 후기에는 길자연 목사가 합류하고,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신문사 편집국장이 교정에 깊숙이 관여한 사실이다.
이 시기 리더십은 전기 두 리더십 때와 달리 이합집산을 반복했다. 핵심 상호간 제1기 같은 신학적 동질감도 없었고, 제2기 교권과 같은 정치적 일체성도 없었다. 출발 초기 총회회관 구입 대금을 무사히 치른 것 말고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다가 2005년 9월 홈런타처럼 개혁측과의 합동을 성공시켰다.
개혁신학 준수와 대화합의 자세 필요
제1, 2, 3기 리더십은 한 순간에 당해 총회에서 교체되었다. 마치 고려에서 조선으로 왕조가 전격적으로 바뀐 것과 같다. 그러나 이번 4기 리더십은 다년간 진행된 앞선 리더십들의 정년퇴임을 통해 이루어졌다. 그러다 보니 2000년대의 총회는 이견과 각축, 갈등과 분쟁이 계속되었다. 난세(亂世)였다. 꼭 통일신라 말 후삼국이 정립하다가 고려가 이를 통일하고 새 시대를 연 것과 비슷하다.
이렇게 총회 리더십은 명실 공히 새 시대를 맞이하였다. 우선 장차남 총회장은 전 시기 리더십의 마지막 인물이지만 김용실 부총회장은 새 세대에 속한다는 것이 그것을 말해준다. 그 보다도 총회를 섬기는 핵심이 새 세대들로 완연히 바뀌었다. 그런 만큼 교단은 새로운 치세(治世)를 고대하고 있다.
새 시대 리더십의 최우선 과제는 리더십 교체기의 분열상을 신속히 수습하고 치세를 열기위해 대통합의 길로 나아가는 것이다. 역사는 우리에게 성(城)을 차지한 후 보복을 일삼은 악정과 화합을 추구한 선정을 보여준다. 보복과 적대가 약자의 앙화라면 용서와 화합은 강자의 홍복이다. 다윗은 왕권 수립 후 사울 집을 감싸 안았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제자들을 찾아 복음의 대열에 다시 세웠다. 그것이 생명을 풍성히 얻게 해주는 길이다.
그렇다고 대화합이 원칙 없는 야합은 아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역사적 개혁신앙 아래의 대화합이어야 하고 총회의 발전이 기약되는 대통합이어야 한다. 그렇다. 우리 총회의 신학적 정체성인 보수개혁신학의 파수에 적극적인 인사가 함께 하는 리더십, 총회의 획기적 발전에 열의를 가진 인사가 힘을 모으는 리더십이어야 한다. 사실 성경에 입각한 역사적 개혁신앙에 투철할 때 가장 생산적인 크리스천 리더십이 발휘될 수 있다. 자고로 좋은 나무는 풍성한 열매를 맺는 법이다.
신학과 정치에 능한 개혁주의 전통
장로교회(개혁교회)는 원래 신학과 정치에 능했다. 칼빈의 제네바, 녹스의 스코틀랜드, 청교도의 뉴잉글랜드, 카이퍼의 네덜란드 교회가 그것을 잘 대변해주고 있다. 프랑스의 위그노와 카트라이트의 영국장로교회운동처럼 정치력이 따라주지 않으면 입지를 금방 잃고 만다. 이 점에 있어서는 노회에서 잘려 소수파를 면치 못한 그레샴 메이천도 예외가 아니다. 그 역시 투철한 신학수호능력에 비해 교단지도능력이 약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장로교회는 신학에 소홀하며 정치를 백안시하고 있으니 걱정이 크다. 총회 안에 개혁주의자보다 복음주의자들과 경건주의들이 판을 치고, 심지어 오순절주의 및 구원을 얻는데 행위를 중요시하는 노먼 쉐포드류의 주장까지 나돌고 있다.
신학 수호와 교단 발전은 안정된 리더십 확보가 전제될 때 가능하다. 그다음 탁월한 비전과 치밀한 기획, 과감한 도전과 능숙한 실천력을 구비한 전문 지도역량이 따라주어야 하며, 무엇보다도 쉬지 말고 뜨겁게 기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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