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개정안에 대한 감리회 공동체의 논의①-감독(회장)선거제도
최근 감리회 내에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제도개선에 관한 내용들을 기획 시리즈로 <장정개정안에 대한 감리회 공동체의 논의>를 정리하여 특집으로 꾸민다. 이번호 감독(회장)선거를 시작으로 해서 매주 장정개정과 관련된 주요 논의를 다루게 될 것이다.
▲제25회 총회 장정개정위원회 회의 전경.
장정개정안을 둘러싸고 가장 큰 관심은 아무래도 감독선거제도가 어떻게 바뀔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 관심이 워낙 크다보니 다른 사안들은 부수적인 것처럼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감독선거제도에 대하여서는 목회자들과 평신도들이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교역자들은 제비뽑기를 선호하는 반면 평신도들은 투표제도를 선호하는 편이다. 현재 교역자단체와 평신도단체들이 제비뽑기와 선거제도로 각각 자신들의 입장 담아 장개위에 직간접으로 전달하였다.
교역자의 입장
제비뽑기로 감독을 선출해야한다는 메도디스트포럼(이하 포럼)과 감리교제도개선준비위원회(이하 감개준)는 지난 연회에서 8개연회가 제비뽑기 건의안을 통과시켰고, 나머지 두 연회도 건의안을 올렸다면 통과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포럼측과 감개준이 만나 제비뽑기 안에 대한 입장을 조율하여 “제비뽑기에 대한 새로운 합의안(이하 합의안)”을 공동명의로 발표하였다. 포럼측과 감개준의 이 <합의안>은 목회자 전체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고는 할 수 없으나 큰 흐름에서 교역자들의 생각과 정서를 반영하고 있다.
<합의안>은 연회감독 선거에서 선거와 제비뽑기를 병행하고 감독회장은 선거로 한다는 안이다. 연회감독선거는 총회에서 연회별로 5명의 감독후보자를 연회원들이 선출하고, 이렇게 선출된 5명의 후보자를 놓고 제비뽑기를 하여 감독을 선출한다. 감독이 선출된 그 즉시 연회감독들 가운데서 후보등록을 받아 총대들이 그 자리에서 감독회장을 선출한다는 것을 주 골자로 하고 있다. 포럼측과 감개준의 <합의안> 자체도 순수 제비뽑기제도라기 보다는 제비뽑기를 절충한 선거방식이다.
평신도의 입장
여기에 반하여 투표에 의한 선거제도의 기조 유지해야한다는 것이 장로회전국연합회(이하 장로회)의 안이다. 장로회는 지난 3월27일 상동교회에서 장정개정위원회 평신도대표와 장로교 전국연합회 장정개정연구위원들의 연석회의를 했다. 이 자리에서 장로회는 제비뽑기에 반대하고 투표에 의한 선거방식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확정지었다.
그러나 장로회는 연회감독은 연회에서 선출하되 정회원 7년급 이상과 동수의 평신도가 선출하도록 하고 감독회장은 연회별로 총대가 선출하도록 했다. 또 감독과 감독회장을 분리시키고, 감독회장은 2년 전임제 감독을 두고 1차에 한해 연임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감독과 감독회장 선거는 연회별로 같은 날 동시에 실시하도록 했다.
장로회의 안은 1차 투표로 후보를 정하고 최종적으로 제비뽑기를 하는 <합의안>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반대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현재까지 장로회의 입장은 제비뽑기는 민주적인 의사표현의 방법이 아니며 투표권만 있는 평신도들의 참여권을 제한하는 것은 의회 민주주의에 위배되며, 목회자들만의 의회지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제비뽑기제도의 반대와 투표제도의 골간을 그대로 유지하는 제도보완을 요구하고 있다. 또 평신도들의 입장은 전임감독제도의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감독회의 생각
한편 감독선거 개선문제와 관련하여 감독회의는 제비뽑기제도를 도입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감독회의의 이러한 입장은 지난달 12일 장개위 연석회의를 통해서 밝혔고, 그 배경에는 무엇보다 지난 연회에서 절대다수의 연회가 제비뽑기제도 도입에 관한 건의안을 연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킨 점에 주목하고 연회의 그러한 결의를 존중한다는 입장에서 나왔다. 감독회의는 대다수의 연회가 결의한 제비뽑기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장개위가 만들어 주기를 희망하고 있다.
비판적 검토
장로회 안은 기본적으로 총회와 선거를 분리하고, 연회감독과 감독회장을 분리하여 선출한다는 전제하에, 감독선거는 연회에서 정7년급 이상의 교역자와 동수의 평신도들로 선거인단이 선출하고 감독회장은 연회에서 총대들이 선출한다고 되어 있다. 장로회안대로라면 감독선거인단의 수를 대폭 확대함으로써 금권선거를 차단할 수 있다는 논리이다. 장로회의 이 논리는 연회 감독선거에서만 유의미 할뿐 감독회장 선거에서는 장로회가 스스로 논리를 뒤집는 모순된 결과를 보이고 있다.
장로회는 감독회장을 뽑을 총대수를 현재 3천명에서 1천명으로 대폭 줄이자는 안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인이 늘어나면 금권선거가 줄어든다는 장로회의 논리는 선거인 수 1/3로 대폭 축소되는 감독회장 선거는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다른 한편 <합의안>은 자의적으로 선거후보가 될 수 없도록 해 놓았다. 선거 당일까지 누가 감독후보가 될지 알 수 없고, 감독후보가 되었다 하더라도 1/5의 확률을 보며 금전을 살포할 후보가 누가 있겠느냐는 것이 중요한 개정 이유이다. 또 연회감독이 되어야만 감독회장에 입후보할 수 있다. 선거 당일 날이 되어서야 감독후보와 감독회장 후보가 될 수 있도록 해놓아 시간적으로 금권선거의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놓았다.
그러나 <합의안>은 매번 총회가 감독선거를 위해서 모든 것을 소모시키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서 아무런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감독선거와 총회기능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는 없다는 것이 지금까지 경험을 통해서 얻은 역사적인 교훈이다. 이 점에 대해서 <합의안>이 어떤 대안을 내어 놓아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현재 감리회공동제 내부에서 제안되고 또 논의되고 있는 감독선거제도의 개선 방안은 든든한 도덕성의 기반위에서 교회의 최고 지도력이 세워져야 한다는 구성원들의 열망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런 점에서 목회자단체나 평신도단체에서 현재 제안되고 있는 감독선거 방식이 금권선거를 극복하기 위한 감리교회 구성원들의 열망을 담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입법의회를 앞두고, 장개위가 개정안 초안작업을 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러한 제안들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는 것은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논의를 거쳐 정제된 결과물들이 장개위에 전달되고, 장개위는 그 결과를 여론으로 수렴하여 전 감리교회공동체의 열망을 담은 개정안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해 본다.
남재영 부장 veritas@gamly.com
입력 : 2003년 07월 03일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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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성 회복과 현 제도 개선은 가장 시급한 과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