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뽑기안’은 유일한 대안이다
글쓴이 : 박광재 날짜 : 07-06-02 01:00 조회 : 3
트랙백 주소 : http://www.npy.or.kr/bbs/tb.php/bgroup7_1/49
‘제비뽑기안’은 유일한 대안이다
2007년 06월 01일 (금) 09:27:05 기독교타임즈 webmaster@kmctimes.com
▲ 이 정 일 목사(새로운감리교회운동협의회 부회장)
제27회 입법의회를 몇 달 앞두고, ‘감독선거 제비뽑기안’이 다시 논의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고무적이다. 혹자는 이미 두 차례나 부결된 이 ‘제비뽑기안’은 이제 재론할 수 없을 만큼 타당성을 상실하였고 사장될 운명에 처해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가 처한 현실과제 속에서 이 제비뽑기안은 여전히 최선의 역사적 대안(代案)으로 우리 앞에 존재하고 있다.
한국의 개신교회에는 오래 전부터 교회개혁운동 차원에서 제비뽑기운동이 전개되어왔으며, 제일 먼저 장로교 합동측이 6년 전부터 후유증 없이 안정적인 총회장 선거를 시행하고 있다. 우리 감리교단에서는 자생단체인 ‘새로운감리교회운동 협의회’가 줄기차게 ‘제비뽑기안’을 연구·제안해 온 바, 2004년 제25회 입법의회에서 35표라는 근소한 차이로 부결되었고, 2006년 제26회 입법의회에서는 80%에 육박하는 일반 지지여론에도 불구하고 일부 정치 지향적 입법의원들의 조직적 거부 움직임으로 허무하게 부결되어 버리고 말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진지한 움직임을 보면 우리 감리교회에 희망의 불씨는 아직 꺼지지 않은 것 같다. 오늘의 상황은 과거와 비교하여 다른 점이 있다. 전에는 새감협 홀로 외곽 설득을 통해서 힘겹게 접근하였지만, 이번에는 각 연회의 여론을 바탕으로 장개위를 비롯한 공식기구에서 논의되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평신도의 역할축소라는 명분으로 강력한 제비뽑기 반대의견을 표방해온 전국 장로회와 원로장로회가 이제는 원천적 대안으로서 이 안을 깊이 고려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것이 바로 희망을 만드는 감리교회의 저력이라고 나는 믿는다.
따라서, 이제는 이 문제에 대한 공개토론이나 심포지엄 같은 섬세한 토론과 조율이 필요할 때가 되었다고 본다. 이에 필자는 제비뽑기 찬성 입장에서 아래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바이다.
1) 우리의 타락된 선거문화의 실체는 제비뽑기 대안으로만 치유될 수 있다.
2) 제비뽑기 신탁방법(神託方法)은 투표방법보다 더 신앙적이고 권위가 있다.
3) 무작위 제비뽑기에서도 민주적 절차에 따라서 후보자 검증을 더 잘 할 수 있다.
4) 제비뽑기안에는 반드시 ①민주적 검증과 천거를 위한 선거인단의 투표절차(投票節次)와 ②최종후보자들의 제비뽑기 추첨절차(抽籤節次)가 겸행되어야 한다.
선거제도는 감독제의 구조에 따라 다소 변화될 수 있지만, 어떤 감독제도를 선택하든 간에 선거방식 만큼은 항상 수반되는 심각한 현실문제다. 우리는 지난 30여년간 시행해 온 현행 선거제도의 한계점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혼탁한 타락선거문화는 후보자 본인은 물론 선거인들의 부끄러움이 되었고, 당선된 감독들의 권위의 실추로 이어져 왔다. 따라서 타락의 한계상황에 이른 지금이야 말로 선거제도를 획기적으로 바꿔야 할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많은 사람들의 고민이 여기에 있다. 근본적으로 부정선거를 시도하지도 않고 유혹도 받지 않는 떳떳한 방법이 없을까? 결국 지도자 선택의 최종 결과를 하나님께 맡기는 제비뽑기 방법 외에 결코 다른 대안이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제비뽑기는 인간의 작위(作爲)로서의 부정선거 자체를 완전 무효화시키거나 최소한으로 차단시킬 수 있으며, 그 결과로 나타난 하나님의 선택에 기쁨으로 승복할 수 있게 한다. 그러므로 이것이 바로 유일한 대안이 되는 것이다.
사실 제비뽑기가 하나의 인간제도로서 완전할 수는 없다. 하나님의 신탁은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한국교회가 성숙해지는 때가 오면 민주선거제도로 복귀할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제한적 대안으로서의 ‘제비뽑기안’ 의 시행기간은 부끄러운 우리세대가 지나가고 새로운 세대가 일어나는데 필요한 20-30년 정도로 하면 좋을 것이다. 혹자는 제비뽑기는 후보자 검증이 어렵다고 염려하는데, 합리적 절차와 선거인단의 천거투표를 거쳐 누가 감독이 되어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된 사람들이 최종후보가 되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오히려 현행 출마제도가 검증되지 않은 후보자가 자기 의지와 온갖 수단으로 밀어부처서 당선이 되는 경우도 있고, 선거부정과 도덕적 결함이 발견되어도 차후에 해결할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제비뽑기는 결코 복잡하고 불합리한 방법이 아니다. *선거인단의 천거투표 *최종후보자들의 추첨 만 하면 순식간에 완료된다. ‘제비뽑기안’에는 반드시 1차 검증단계로 전체 선거인단의 추천투표와, 2차 추첨단계로 압축된 최종후보(2-3배수)의 직접추첨이 병행되어야 한다. 특별히 1차 선거인단의 직접투표는 객관적 감독자격자 4-5명씩 표기·천거함으로써 참여의식을 높이게 될 것이다. 사도행전의 사도 세우기를 보면, ①제자들이 먼저 유스도와 맛디아를 천거한 후, ②제비뽑아 맛디아를 얻어 사도로 세웠다고 하였다.
앞으로 좋은 논의가 있기를 기대한다. 다만 들어난 화두 중에 염려되는 부분이 있다. 최종후보자들의 직접 추첨 없이 선거인수 만 축소하는 제비뽑기는 사실상 제비뽑기 제도가 아니라는 점이다. 수학적 비율로 선거인수를 일정수 줄인다 해도 선거운동 효력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후보자들이 공탁금이나 선교 기여금을 내는 것은 사전 출마 없이 진행하는 제비뽑기 정신에 맞지 않을뿐더러 이 과정에서 부정선거 요소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 선거에서도 선거가 끝나면 일정한 득표를 한 사람에게 공탁금을 돌려주도록 되어 있다.
기독교타임즈의 다른기사 보기
|
|
0
17852
1191
1079 
하나님이 주신 권리를 포기할 것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