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대 김인환 총장… “한국교회 교단 · 교파 모두 없어져야”
“한국교회 교단과 교파들이 모두 없어져야 합니다. 하나님을 모시는 교회 하나만 우뚝 세우면 됩니다.”
총신대학교 김인환 총장이 수많은 목회자들 앞에서 다소 과격하게 교회 일치를 주장했다. 최근 경기도 안성시 사랑의교회 수양관에서 열린 ‘알파코리아’ 신임 이사장 취임예배의 설교자로 나선 그는 에베소서 4장을 인용해가면서 오직 한 분인 하나님을 중심으로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는 일 외에 다른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역설했다.
사실 한국교회 일치를 위한 목소리는 별로 새롭지 않다. 하지만 보수적인 교파인 예장 합동을 대표하는 신학교의 수장이 현역 목회자들 앞에서 노골적으로 밝히는 건 꽤 이례적이다. 김 총장은 이날 알파코스 수련회에 참석한 400여명의 목회자를 상대로 차분하고 논리적으로 설교를 풀어나갔다.
김 총장은 먼저 ‘그리스도를 믿는 일과 아는 일에 최선을 다하자’는 취지를 밝혔다. 그리곤 “하나님은 한 분인데 장로교회, 감리교회, 성결교회, 순복음교회 등등 교단과 교파들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외쳤다. 그는 또 “성령적인 신앙을 세우는 일이 중요하지, 교단과 교파의 부흥이 하나님의 영광에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라고 덧붙였다.
김 총장은 이어 ‘참된 것을 하자’라는 취지하에 한국교회가 본질보다 현상에 치우치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본질은 도외시한 채 지엽적인 현상만 보고 트집잡는 세력들이 간혹 있다”면서 “우리는 오해와 모함을 받을 수 있지만 끝내 본질을 지키면서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기 위해 기도하면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 총장은 최근 일고 있는 성령 사역에 대한 시비들을 의식, “예수님이 동정녀 마리아로부터 태어난 것이 가장 큰 기적이 아니냐”면서 “예수님이 허다한 표적을 보이셨듯이, 우리도 성령의 능력을 덧입으면 기적을 일으키는 게 정상”이라고 주장했다.
김 총장은 설교에서 “오늘날 우리는 수많은 반기독교 세력의 공격을 받고 있지만 그들 앞에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려는 진지한 노력으로 임할 때 그 공격을 능히 이길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하나님께서 영으로 강림하셔서 영으로 우리와 함께 하셨다”면서 “성경 말씀처럼 사도로서, 혹은 선지자로서, 혹은 복음 전하는 자로서 주님께 받은 은사직을 하나님 나라 백성들을 성령으로 충만케 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수익 기자 sag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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