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기 목사님, 당신이 쌓은 바벨탑이 있다면
목사님께서 다 하시면 주님께서 하실 일이 없어지지 않나요?
양국주(kukyang) [조회수 : 2454]
조 목사님. 요르단 암만에 가시면 돌아보실 또 하나의 명물이 있습니다. 요르단 사람의 자랑거리 호텔이지요. 비옥했던 메소포타미아의 바빌로니아에 세웠던 바벨탑을 흉내낸 것입니다. 원래 수메르인들이 북쪽 산악지대에서 평야로 내려와 인조 동산을 만들었습니다. 당시 수메르인들은 계단을 만들 줄 몰라 탑을 빙빙 돌아가는 경사진 복도 구조로 바벨탑을 만들었습니다. 바벨탑은 하나님 편에서 보면 괘씸한 추억이고 인간 편에서는 영원토록 이루지 못한 미완의 꿈일지 모릅니다. 즉 인간이 하나님이 되고 싶다는 욕망 말입니다. 그러나 성경은 하나님이 되려는 인류의 꿈이 얼마나 무모한 짓이고 하나님과 인간을 가로막는 원죄의 단초가 되었는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조 목사님.
예수에게 세속의 옷을 입히고 실세로 살고자 했던 제자들에게 주님은 “사탄아 물러가라. 너는 나를 넘어지게 하는 자라”고 질책하셨지요. 정말 멋진 주님이십니다. 목사님은아직도 종려나무같이 청정하고 기력과 영감이 넘칩니다. 그래서 장로님들은 목사님의 은퇴를 뒷전에 앉아 가만히 두고만 볼 수 없다며 결의문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장로님들의 행태가 조 목사님을 넘어지게 하려는 자들의 속셈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런 제 생각이 기우이길 바랍니다.
저들은 모세가 80세에 부름을 받아 120세까지 목회하였다고 주장합니다. 물론 맞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하나님의 섭리라고 우기고 있습니다. 이런 잘못된 해석이 나올까봐 신명기 34장 7절이 기록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모세의 죽을 때 나이 일백이십 세나 그 눈이 흐리지 아니하였고 기력이 쇠하지 아니하였더라.”
모세를 데려가신 것은 하나님의 관심이었지 나이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가 지도력이 없거나 치매에 걸려 죽은 것도 아니었고 이스라엘의 지도자로서 결격 사유가 생긴 것도 아니었습니다. 모압에서 가나안으로 들어가는데, 모세를 들여보내지 않겠다고 이미 오래 전에 천명하신 바가 그분의 스케줄이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과의 관계에 있어서 모세처럼 인정을 받았던 사역자도 없을 것입니다. 조 목사님도 주님의 인정을 받은 분이고 진실로 그러하기를 바랍니다. 적어도 목사님은 그런 생각이 없을지 몰라도 조 목사님을 따르는 추종자들의 마음에는 이미 목사님을 하나님의 자리에 올리지나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제 걱정은 조 목사님에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목사님을 우상단지처럼 받들고 있는 일부 사람들의 화려한 유혹이나 간사한 아부를 물리치셔야 합니다. 목사님께서 하나님의 자리에서 박차고 내려오실 수 있는 유일하고 마지막 기회입니다.
이스라엘은 모세가 죽고 난 이후 30일을 모압 땅에 머물며 애곡하였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지도자 여호수아를 따랐습니다. 그러나 지금 목사님을 신주단지 모시듯 하는 이들은 조 목사님이 돌아가시면 30일 애곡은커녕 3일장이 채 끝나기도 전에 제2, 제3의 조용기 목사를 만들기 위해 찾아나설 것입니다.
그동안 목사님은 때로 이단 삼단의 경계를 넘나드는 염려와 의심의 눈초리를 받으면서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그분의 능력을 한국교회에 심는데 큰 공헌을 하신 분입니다. 성령론의 해석을 가능하게 하신 분도 목사님의 공헌일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순복음교회는 성령론보다 우상론을 대신 가르쳐야 할 단계인 것 같습니다.
저들이 주장하는바 목사님께서 은퇴하신다고 목사님께서 하시고자 했던 사역이 중단되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은퇴하신 후에라도 평생을 걸고 기도하실 교회 성장과 민족복음화, 그리고 세계 선교를 향한 목사님의 꿈을 펼쳐 나가십시오.당회장 직에 매여 스트레스를 받기보다 모든 짐을 내려놓고 원점에서 새롭게 출발하는 사역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그것이 목사님의 장수에도 좋고 목사님을 하늘 아래 모시고 사는 것을 행복으로 여기는 장로님들의 기쁨도 배가 될 것입니다.
저를 신앙으로 지도해주셨던 권연호 목사님의 이야기를 해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12살의 어린 나이에 입교 문답을 하던 날 그분은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내 평생에 주님께 드리는 기도 가운데 하나는 내가 장로교 총회장으로 봉사하던 중 박태선 장로의 신앙간증 집회를 남산에서 열었다. 그 때 큰 역사가 일어났는데, 그 집회 이후에 박 장로가 감람나무로 돌변하였다. 내가 박 장로를 교만하게 만들었고 이단이 되게 하였노라.”
교만도 그러하거니와 하나님 자리에 올라서는 우상은 결코 목사님께서도 기대하는 바가 아닐 것입니다. 주님의 심판이 두려운 것은 조 목사님을 포함한 모든 성도의 공동 관심이기 때문입니다. 선생이 된 자들에게 더 큰 심판이 기다립니다.(약3:1) 그러하기에 우리 모두는 선생의 자리에서 내려 와 참 선생이 되시는 그리스도의 종의 자리로 내려와야 할 것입니다.
요즘 한국교회는 메소포타미아 평야에 세워진 바벨탑을 수축하는 운동이 한창인 듯합니다. 적어도 제 눈에는 이러한 작업을 하는 이들에게는 지옥도 천국도 없어 보입니다. 지옥이 없다는 것은 주님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천국이 없다는 것은 하늘에 대한 소망이 없다는 것입니다. 천국에서 누릴 상급의 기대를 포기한 채 이를 가불해서 미리 당겨쓰려는 듯 목회를 하면서 모든 상급을 누리는 것입니다.
세치 혀끝 달콤한 설교에 마취된 성도들의 자각증세가 소망을 잃어버린 세대처럼 보입니다. 목사는 설교쟁이로 적당히 타락하고 장로들은 장로질 하는 재미에 예배당을 찾습니다. 예배를 잃어버린 모습이 현대판 바벨탑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정녕 천국과 지옥을 분별할 영안이 있다면 바벨탑을 공들여 세우려는 노력보다 초라한 모습일지라도 주님의 나라를 위해 가슴 쥐어짜며 우는 상한 심령으로 돌아가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은퇴 이후에 시간의 여유가 있으시다면 워싱턴에 한번 들르십시오. 이곳에서 천국 복음의 잔치를 신명나게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목사님의 건강을 위해서 좋아하시는 골프할 시간도 마련하겠습니다.
걱정 마시고 은퇴하십시오. 조 목사님을 사랑하시는 성령님께서 목사님의 빈 자리를 반드시 채우실 것입니다. 목사님께서 다 하시면 우리 주님께서 하실 일이 없어지지 않나요? 평안을 빕니다.
양국주는 미국 워싱턴에서 제3세계를 지원하고 계발하는 사역을 전문으로 하는 '열방을 섬기는 사람들'(Serving the Nations) 국제대표를 맡고 있다.
2005년 11월 01일 20:5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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