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길교회의 장로 선거는 무효'
재판부, 중대한 하자 있다…신길교회 항소할 듯
입력 : 2007년 09월 10일 (월) 14:18:38 / 최종편집 : 2007년 09월 11일 (화) 18:05:00 [조회수 : 3641] 이승규 ( hanseij )
▲ 신길교회 전경. 2006년 시행한 장로 선거가 무효라는 판결을 받았다. ⓒ뉴스앤조이 유헌
신길교회(기독교대한성결교회·이신웅 목사)가 지난 2006년 12월 10일 정기사무총회에서 실시한 장로 선거가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남부지방법원 제15민사부는 2007년 8월 30일 신길교회 일부 교인이 낸 사무총회결의무효확인소송에 대해 교인들의 손을 들어줬다. 신길교회가 항소할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신길교회는 장로 선거에 대한 부정 의혹과 함께, 담임목사인 이신웅 목사의 금니 사역 등이 일부 교인들의 반발을 불러왔다. 이번 소송이 비록 1심이지만, 담임목사를 반대하는 교인들이 승리함에 따라 신길교회 사태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이신웅 담임목사를 반대하는 일부 교인들 중 수십여 명은 따로 교회를 창립해, 예배를 하고 있다. 또 일부는 신길교회에 남아, 담임목사 반대 운동을 계속 하고 있다.
사무총회 개회, 2주일 전에 공고하지 않아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우리 헌법이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종교와 국가 기능을 엄격하게 분리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종교 단체의 조직과 운영은 그 자율성이 최대한 보장되어야 한다' 했다. 그러나 '교회 안에서 개인이 누리는 지위에 영향을 미칠 각종 결의나 처분이 당연 무효라고 판단하려면, 하자가 매우 중대하여 이를 그대로 둘 경우 정의 관념에 반하는 경우라야 한다'고 했다.
신길교회의 장로 후보자 선출 과정이 일부 교인이 주장하는 것처럼, 절차에 매우 중대한 하자가 있음을 인정한 것이다. 재판부는 이신웅 목사가 정기사무총회 소집을 주보에 공고하면서 일시와 장소만 밝히고, 장로 후보자의 성명 등 정기사무총회의 안건을 누락한 사실 등을 지적했다. 당시 신길교회는 2006년 11월 26일 자 주보에 정기사무총회 소집을 공고했다. 하지만 장로 후보자의 인적 사항도 함께 밝혀야 한다는 일부 교인의 항의를 받고, 정기사무총회 소집 4일 전인 12월 6일에 다시 공고했다.
재판부는 이는 정기사무총회공고는 개회 2주일 전에 해야 한다는 기독교대한성결교회의 헌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해석한 것이다.
재판부는 이신웅 목사가 장로 후보자 선출을 위한 재석 인원을 파악할 당시, 이 목사의 정회원 명부와 참석자를 대조하면서 정회원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사실도 지적했다. 실행위원 역시 참석자의 인원을 파악하면서 단순히 그 수를 헤아리는 데 중점을 뒀을 뿐, 별도로 정회원인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던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위의 이유로 장로 선거에 대한 하자가 매우 중대하기 때문에 이를 그대로 둘 경우 현저하게 정의 관념에 반하는 경우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무효 소송을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판결의 의미
신길교회의 장로 선거 무효 판결은 의미가 꽤 있다. 재판부는 "종교 단체의 조직과 운영은 그 자율성이 최대한 보장되어야 한다"면서도 "절차 상 매우 하자가 있어 정의 관념에 반하는 경우 무효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했다. 이는 재판부가 앞으로 교회 내부 선거에도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동안 교회 내부, 특히 장로 선거에서는 담임목사의 입김이 작용하거나, 부정 선거를 통해 당선된 경우가 일부 있었다. 일부 교인이 반발을 했지만, 그것으로 끝났다. 그래서 장로 선거 때문에 분열이 생기고, 혼란을 자초한 교회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 판결은 앞으로 교회 내부의 선거도 얼렁뚱땅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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