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신문 게시판 14,469 21206
Name 전활성 ( http://han010.com.ne.kr)
Subject 제비뽑기의 영적인 함정(퍼온글)
Subject 제비뽑기의 영적인 함정
제비뽑기는 교회들이 너무나 수치스러운 상황 가운데서 채택한 부끄러운 제도이다. 각 교단
에서 총회임원 등을 선출하는 일에 부정한 일들이 많아 이를 도무지 통제할 방법이 없어서
채택한 제도가 바로 이것이다.
교회 지도자들이 정상적인 도덕성을 가지고 있을 때만해도 이런 제도는 상상도 할 수 없었
다. 그러다가 총회장이나 총회임원들의 선거가 사전운동으로 부패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선거
공영제가 도입되기 시작했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운동을 감시 감독하여 부정과 불법을
막아보려는 제도였다. 그러나 이것 역시 역부족이었다. 이 결과 나온 안이 제비뽑기이다.
우리 교단이 선거공영제를 채택한 것은 3년 전이다. 이를 의결할 당시 고 한명동 목사님은
두 번 세 번 발언대에 나와서 이 제도의 채택을 반대하며, 코람데오의 정신을 수호해달라
고 호소했다. 그는 “하나님 앞에서 스스로를 지키지 못한다면 누가 그를 지킬 수 있겠느
냐?”고 했다. 제도를 만들어 사람을 통제할 것이 아니라 성령과 말씀에 부탁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의 간절한 호소도 총대들의 주의를 끌지 못하고 소음 속에 묻혀버렸었
다.
그런데 선거관리제도를 채택한지 3년만에 ‘이제 우리도 제비뽑기를 해야겠다’는 안이 정
식으로 총회에 제출되었다. 그리고 총회는 이를 일년 동안 연구하기로 하였다. 좋은 제도라
면 속히 연구해서 한 해라도 빨리 도입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함정이 있
다. 인간이 세운 모든 제도가 다 그러하지만 제비뽑기는 더욱 영적이고 근원적인 함정을 가
지고 있다.
우리는 구약성경에서 제비뽑기로 땅을 나누거나 사람을 택하고 반차를 정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제비뽑기의 마지막이라고 할 수 있는 일이 사도행전 1장에 나온다. 궐위된 사
도의 자리를 제비뽑기로 결정한 일이다. 이후 곧 성령님이 강림하셨고, 교회는 각인들의 마
음에 임재하시는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아 모든 일을 의논하고 결정했다.
하나님께서는 계시의 완성과 성령의 강림 이후로는 직접적인 신탁을 사용하지 않으시고 성
령 받은 자들의 인격을 존중하시고 저들을 통해 일하시기를 기뻐하셨다. 각인들이 지각을
사용하여 말씀과 성령의 인도함을 받도록 하신 것이다. 곧 이때로부터 제비뽑기가 끝나고
성도들이 각자의 영적인 지각을 사용하는 회의(會議) - 개인이든, 공동체든 -가 시작되었
다.
교회의 회의는 예배의 연장이다. 하나님의 뜻을 찾아 확인하고, 그것을 선포하고 순종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보다 좁은 의미에서 말하면 교회의 회의는 기도이다. 그리고 우리의 예
배와 기도의 본문은 성경이고, 예배와 기도를 주관하시고 인도하시는 분은 성령님이시다.
그래서 우리가 회의를 할 때도 언제나 말씀과 기도로 시작하고 마친다.
투표는 회의를 진행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그리고 역시 기도의 한 과정임은 물론이다. 세상
에서 실시하는 투표는 민주주의의 방법이다. 여론을 알기 위한, 그리고 다수결의를 위한 수
단이다. 그러나 교회의 투표는 여론을 모으는 방법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찾는 방법이
다. 각인들이 말씀과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아 투표함으로써 하나님의 뜻을 확인하는 것이
다.
그런데 제비뽑기는 말씀과 성령의 이런 인도하심에 대한 경건과 기도를 일거에 생략하고 일
의 결정을 ‘우연’에 맡기는 비인격적인 방법이다. 물론 제비뽑기를 할 때도 기도를 할
수 있고, 하나님의 뜻을 찾는 마음으로, 또 전적으로 하나님을 의지하는 더 큰(?) 믿음으
로 한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총회들이 채택하고 있는 제비뽑기가 과연 이런 신앙에서 생긴 것인가? 구약
시대로 돌아가서 하나님의 직접적인 계시를 받겠다는 믿음으로 시작한 것인가? 오히려 믿음
과는 상반된 것이 아닌가? 이는 순전히 사람들의 불신앙적인 행태 때문에 궁여지책으로 나
온 인위적인 방법이지 않은가? 만약 우리가 문제가 많다고 해서 신앙과 양심을 따라 행하
는 일을 포기해 버리고 우선 쉽게 보이는 제비뽑기식의 방법, 즉 우연에 의지하는 방법으
로 나아간다면 교회가 어떻게 되겠는가? 교회의 치리가 어떻게 가능하겠는가?
문제가 있다고 해서 우리가 인간적인 방법을 모색할 것이 아니라 더 근원적인 방법으로 돌
아가야 한다. 우리는 끝까지 신앙과 신앙양심을 일깨우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정 주 채 목사
편집국장
ㅡ 이상은 고신총회의 기독교보에 실린 글을 옮긴 것입니다. ㅡ
DATE: 2004.08.11 - 15:30
|
|
0
17852
1191
1081 
우리 모두 화해하고 사랑합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