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임원선거조례 '위헌 논란'
김성진 [조회수 : 6]
헌법의 기본정신에 비추어 볼 때 총회 헌법에 총회 총대의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모순되거나 상충된 요소가 담겨져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최근 본교단을 비롯해 한국교회 전체로 확산되고 있는 추첨제(제비뽑기)도 위헌적인 요소를 갖고 있다는 의견이 나와 귀추가 주목된다.
이같은 주장은 총회 규칙부(부장:신창수)가 지난 17∼18일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개최한 규칙세미나에서 제기됐다. 이날 세미나에서 제기된 헌법의 모순과 상충된 요소는 대부분 총회 헌법 제2편 정치와 제3편 권징 중에서 총회 부회장 선출 조항과 헌법개정 조항에 맞춰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총회 헌법 제2편 정치 제83조 총회 임원선출 조항에 의하면 '총회장과 임원은 총회에서 선출하되 선거규정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러한 규정이 바로 총회 총대의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조항이라는 것.
이날 '총회 헌법 제2편 정치의 내용과 문제점'제하의 주제강의에서 신창수목사는 "총회장 및 임원의 선거권과 피선거권은 헌법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제한될 수 없는 총대의 기본권"이라면서 "별도의 선거규정에 의해 총회 부회장의 피선거권을 순환적으로 지역인사에 한정하는 것은 위헌적 규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총회 임원선거조례가 선거의 절차만을 규정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제2장 제2조 2항에 "부회장 후보는 안배제에 의거해 서부지역， 서울강북지역， 중부지역， 서울강남지역， 동부지역 순으로 추천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이것은 헌법 조례의 정신에도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지역 안배제가 헌법에 규정돼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순환적으로 일정지역 인사에게만 부여하도록 규정한 것은 총대의 피선거권 및 선거권을 박탈하거나 제한하는 위헌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다는 것.
이에 대해 한국교회가 처해 있는 현실을 무시할 수 없다는 현실론도 대두됐다. 이날 규칙세미나에서 패널로 참석한 주명수목사는 "서울 경기지역을 중심으로 교회가 집중돼 있는 한국교회의 현실을 감안할 때， 지역 교회들은 자연히 소외될 수밖에 없다"면서 "결국 이러한 현실을 고려해 대안으로 지역 안배제가 마련된 것"이라고 반문했다.
이러한 원칙론과 현실론 사이의 열띤 공방에도 불구하고 이번 세미나에선 피선거권을 제안하는 헌법의 모순이나 상충된 요소를 반드시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은 것으로 보여졌다.
지역 순환제와 함께 총회 임원선거조례에 부회장 후보 자격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조항도 헌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모았다. 총회 임원선거조례 제2장 제2조 제3항에는 부회장 후보의 자격을 교회 노회 총회 기관에 10년 이상 근속하고 임직 20년 이상을 봉사한 총대로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한걸음 나아가 총회 임원선거조례 시행세칙에는 10년 이상 근속과 임직 20년 이상이란 조문에 대한 내용을 보다 구체적으로 명시해 놓고 있다. 이에 대해 신창수목사는 "헌법에 규정하지 않은 부회장 후보의 자격조건을 임원선거조례와 시행세칙에서 세부적으로 규정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규정은 헌법에서 규정할 사항으로 임원선거조례에 밝힌 규정은 헌법위반이며 무효"라고 지적했다.
총회 임원선거조례와 관련， 이날 세미나에선 최근 교계의 뜨거운 감자로 대두된 추첨제(제비뽑기)가 언급돼 참석자들로부터 열린 논쟁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날 추첨제와 관련된 논쟁의 초점은 추첨제가 근본적으로 총회 총대들의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위헌적인 요소를 담고 있다는 입장이었다. 특히 지난 제87회 총회에서 추첨제를 도입하기로 하고 그 실시 방안에 대해선 총회 규칙부로 넘겨 연구하기로 결의한 상황에서 이날 추첨제가 거론됐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헌법을 개정한 후， 3년 이내에는 개정할 수 없다는 규정에 대해서도 총대의 헌법개정 권한을 제한하는 요소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현행 헌법 제2편 정치편 제100조 5항에는 "헌법은 개정한 지 3년 이내에는 개정할 수 없으며 단， 개정한 조항에 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패널로 참석한 주명수목사는 "그동안 총회는 수시로 헌법을 개정해 많은 혼란을 겪어 왔으며 일부 조항의 경우엔 총회 분위기에 편승해 개정을 번복하는 사태로 이어졌다"면서 "헌법이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한채 또 다시 개정되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 이러한 조항을 삽입한 것으로 안다"고 부연 설명했다.
이러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이날 규칙세미나에선 "총회 총대의 고유 권한은 입법권"이라며 "이러한 권리를 규정하는 어떠한 조항도 헌법에 위배된다"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그는 "총회 헌법개정위원회 안에는 법률전문가들이 들어와야 하며 특히 법률을 다루는 재판국의 구성에는 분쟁의 합리적 해결을 위해 변호사나 권위있는 법학교수 등 법률전문가의 참여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본교단의 전문분야의 인사기록을 확보하고 이를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또 재판제도의 합리성을 위해 자문위원제도를 제안하기도 했다.
김성진 ksj@kidokongbo.com
입력 : 2003년 03월 29일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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