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회 총회 ‘화합·시대정신’ 과제 남겼다
10월 1일 파회 … 찬송가공회 등 현안 추후 정밀 검증키로
개교회·노회 분쟁에 총회일정 발목잡혀 보완대책 시급
2010년 10월 05일 (화) 02:25:44 김병국 bkkim@kidok.com
제95회 총회가 10월 1일 파회했다.
이번 제95회 총회는 협력과 상생의 화합총회라는 기대감과는 달리 많은 과제를 안은 채 ‘미완성의 작품’으로 끝을 맺었다. 민감한 현안에 대해 선명한 결의를 이끌어 내지 못해 혼란을 불러일으켰다.
또한 시간에 쫓겨 충분한 검증과 토론 없이 현안들을 속사포로 통과시키고, 다루지 못한 안건 및 사후 처리를 총회 임원회와 총회정책실행위원회에 맡기는 등 깔끔한 마무리가 아쉬운 총회였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총회 초반에는 1400여 총대들이 모은 지혜로 굵직한 현안들이 해법을 찾으면서 순조롭게 진행돼 그 어느 때보다 은혜로운 총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낳게 했다.
우선 미조직교회의 임시목사 명칭이 시무목사로 변경됐다. 시무 계속을 위한 청원 기간이 1년에서 3년으로 연장됐으며, 시무연한도 3년마다 계속 연장할 수 있도록 결의했다. 조직교회의 임시목사는 현행대로 1년마다 공동의회를 개최해 시무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
이번 결정은 임시목사와 관련 인구가 계속 감소하는 지역의 특수성을 감안한 결의였지만, 자칫 미조직교회가 고의로 당회를 구성하지 않거나 조직교회의 임시목사에 대한 형평성 문제 등 악용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미자립교회 목회자 최저생활비 시행은 본격화될 전망이다. 총대들은 교역자최저생활비시행위원회를 상설위원회로 격상시키고, 통합전산관리시스템 구축 등과 같은 미자립교회 목회자 지원 사역을 구체적으로 펼치도록 결의했다.
제93회기 발생했던 구제부 횡령 사건 역시 마무리를 지었다. 구제부 횡령사건과 관련하여 특별재판국(국장:이규왕 목사) 판결대로 송정현 장로 시무장로직 3년간 정직, 류성고 장로 3년 6개월간 정직을 확정했다. 이러한 결론이 도출되기까지 같은 사안을 두고 기소위원회와 특별재판국 간의 이견이 빚어진 것과 관련자 처벌에만 집중해 피해액 환수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점, 또한 검찰에서 두 명의 장로가 ‘혐의 없음’으로 판결 난 것과 관련해 깔끔한 결의는 아니라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제95회 총회는 세계교회협의회(WCC)에 대한 반대 입장을 또 다시 분명히 했다. 또한 WCC 대책을 위한 조직과 신학부 산하 WCC대책위원회를 2013년까지 존속시켜 반대운동에 연속성을 갖도록 했다. 이번 결정으로 WCC 반대 운동과 대책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목회자 정년이 원래대로 환원됐다. 총회는 목회자 정년연장과 만 70세 정년 재해석과 관련하여 정치부 보고대로 ‘제93회 총회 이전대로’ 하기로 결의했다. 아울러 혼선을 막기 위해 제96회 총회부터 시행키로 했다. 목사 정년과 관련하여 잘못된 결의를 바로 잡은 의미있는 결정으로 평가되고 있다.
여기까지는 비교적 순탄했다. 하지만 총회 선거제도 문제가 불거지면서 95총회는 갈 지(之)자 행보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30일 우여곡절 끝에 정치부에서 제시한 “총회 임원선거(부총회장)는 현장에서 3개 지역별로 선거인단 30%를 제비뽑아 직접선거를 시행하며, 기타 임원은 3개 지역별로 안배하여 부총회장이 지명한다”라는 직선제와 제비뽑기를 혼합한 절충안이 통과됐다.
그러나 파회를 앞둔 10월 1일 절충안에 대한 규칙부의 총회규칙 개정안이 투표 결과 부결됐다. 지금도 정치부 원안 통과, 규칙부 개정안 부결을 놓고 법리적 논란이 분분하다.
감사부 보고에서 지적된 총신인재양성기금 ‘환원’ 결의 역시 다음날 화합차원에서 사과하는 선에서 전체 내용을 삭제하기로 했으며, 부천노회 설립이 무효화 됐다가 막판 긴급동의안을 통해 살리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는 등 혼선을 가져왔다.
뜨거운 감자였던 찬송가공회 문제 역시 깔끔하게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출판권을 두고 첨예한 대립과 설전으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총회가 파회되면서 결국 임원회와 실행위원회에 맡겨 심리를 하게 됐다. 교단의 이익을 위한 지도자들의 현명한 판단이 요청된다.
총회 전부터 파란이 예고됐던 광주중앙교회 문제 역시 애매한 결정으로 혼선을 빚었다. 헌의부 보고와 상설재판국 판결 보고가 상치되면서 혼란을 야기시켰다. 결과적으로 상설재판국 판결이 부결됐으며, 7인 중재위원회 구성을 임원회에 맡겨 수습하기로 결의했다. 개 교회의 분쟁사건이 총회 기간 내내 의사일정의 발목을 잡은 것은 다소 지나쳤다는 평가다.
개교회 문제가 총회의 고질적 문제로 남은 것은 광주중앙교회 뿐 아니다. 보린교회를 둘러싼 경기노회와 경원노회 간의 지루한 다툼도 이번 총회가 명확한 결정을 내리지 않아 교단이 계속해서 부담을 안게 됐다.
한편 정돈된 회의진행과 성숙된 토론문화가 아쉬운 총회였다는 비판이 컸다. 질서정연한 회의문화 정착을 위해 일부 총대들의 성숙된 자세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총회 파회로 이제 공은 총회 임원회와 총회정책실행위원회에 넘어갔다. 미완성의 제95회 총회를 최고의 작품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화합과 시대정신으로 무장한 교단지도자들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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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임원회와 실행위원들께 간곡히 아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