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 인재양성에 진력해야”
40년 동안 새벽기도 인도…1만교회 달성 기억에 남아
또한 상비부장까지 제비뽑기 선거제도를 확대하여 실시한 점도 의미있게 다가옵니다.
▲ 39년간 줄곧 대성교회에서 시무해 오셨는데, 목회여정을 말씀해 주십시오.
= 1962년 총신을 졸업하고 김제 송지동교회가 첫 부임지였습니다. 거기서 강도사고시까지 하고 군대 제대 후 목포동문교회, 목포영락교회에서 잠시 시무했습니다. 이후 서울에 올라와 대성교회에서 지금까지 만 39년을 봉사했습니다. 제가 부임할 당시 대성교회는 내부고통을 겪고 있는 중이어서 교인도 8명 밖에 남지 않았고, 교회 땅도 팔고 있는 형편이었습니다. 70년대 들어 예배당도 새로 짓고 교인 수도 늘기 시작했습니다만 개혁측과 갈라질 때 1층은 우리 교우들이 예배드리고 2층은 개혁측 교인들이 예배드리는 아주 참담한 일도 있었습니다. 그때가 가장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 서 목사님의 목회철학이랄까, 목회자의 중요 덕목으로 꼽고 계신 것들을 듣고 싶습니다.
= 새벽기도와 인격목회입니다. 40년 가까이 새벽기도회를 제가 직접 인도한 점이 기억에 남습니다. 해외 체류기간을 빼고는 무슨 일이 있어도 제가 인도했습니다. 또 사람을 사람답게 대하는 것이 관계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찰, 기사, 사무직원 등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정말 진실하게 대했다고 자부합니다. 그동안 광주중앙교회, 홍성교회, 새한교회 등 큰 교회들이 저를 청빙하는 일이 있었지만 가지 않았습니다. 한 우물만 팠습니다. 그래서 총회장도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모든 설교를 미리 원고로 작성하여 준비했던 것도 나름대로 목회 철학이라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교단 안팎에서 흔히 서 목사님을 ‘정치 9단’이라고 부르곤 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자평하십니까.
= 제가 일을 잘 못하기 때문에 어떻게 하다보니 ‘9단’이라는 평을 듣는 것 같습니다. 늘 마음을 비우고 죄책감을 느끼면서 하나님을 결코 슬프게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으로 살고 있습니다. 사람은 똑같습니다. ‘누가 무슨 일을 어떻게 하느냐’ 하는 역할 나름인데 하나님은 우릴 슬프게 하질 않으십니다. 다만 사람이 음흉해 우물쭈물 하고 더럽게 행동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리석음을 느끼게 하기 위해 그냥 정치 9단이라 부르는 것 아닐까요?
▲ 서 목사님의 업적 중 가장 손꼽는 것은 아무래도 개혁측 총회와 합동을 이룬 주역이라는데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 합동이 되었으니까 당시 합동과정과 뒷얘기, 어려웠던 점 등을 설명해 주시지요.
= 개혁교단과 합동은 누누이 말씀드리지만 하나님의 절대적인 주권으로 이뤄진 것입니다. 하나님이 우리 교단을 사랑하셔서 이루신 일입니다. 제 기억으로는 여전도회가 하나로 된 일과 개역개정판성경을 사용하게 된 일 등이 기억에 남습니다. 또한 상비부장까지 제비뽑기 선거제도를 확대하여 실시한 점도 의미있게 다가옵니다.
▲ 지난 회기는 서북노회 사건들과 총회임원의 행보와 맞물려 총회가 어려운 점도 있었습니다. 당시 총회장님 재임기간이었는데 이 문제에 대한 서 목사님의 입장과 견해는 무엇입니까.
= 제90회 총회 결의가 대체로 잘 처리되었다고 봅니다. 당시 일을 놓고 볼 때 책임질 일이 있다면 당연히 제가 책임을 져야 합니다. 말 못할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평강제일교회 허입문제도 결론적으로 잘 되었습니다. 광성교회는 통합측이 잘못 처리하여 발생한 문제입니다. 아무튼 총회결의를 존중해야 합니다.
▲ 오랜 세월 교회나 총회를 섬기면서 잊지 못할 의미있는 일을 꼽는다면 무엇이 있습니까.
= 교단이 비약적으로 성장하여 1만교회가 달성되었다는 점입니다. 해외 선교도 자리를 잡아 매우 기쁩니다.
▲ 대성교회를 아드님에게 물려준 일에 대해 ‘목회세습’이란 비난여론도 없지 않습니다. 청빙과정과 목회세습에 대한 목사님의 의견을 들려주십시오.
= 2차 심장병 수술을 받았을 때 병원에서 심장 호흡 맥박 모든 기능이 현저히 떨어져 그날을 못 넘긴다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당회원들이 이 말을 듣고 제가 혼수상태인 상황에서 후임자를 결정했습니다. 이후 공동의회를 거쳐 제 아들이 후임자로 선정됐습니다. 만일 제가 나서서 아들을 후임자로 선정하려 했다면 제대로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우리 교회에서는 설교도 들어보지 않고 솔직히 믿음 하나로 제 아들을 결정했다고 합니다. 저는 세습이라기 보다는 교회가 정당한 청빙 절차를 거쳐 후임자를 선정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후임자 선정은 가급적 전임 목회자의 의견을 배제한 가운데 공정하게 청빙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 70세 정년제가 시행되고 정착되면서, 이제 우리 교단의 1세대 되시는 분들이 은퇴하고 계십니다. 이와 관련, 총회가 리더십에 대한 문제를 깊이 생각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습니다.
= 인재양성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교단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전문 식견이 탁월한 신앙인 지도자가 많이 배출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상식이 통해야 하는데 그렇치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거기다 돈에 관련된 안좋은 얘기들이 많이 들리는데 지도자는 모름지기 행동이 건전해야 합니다.
▲ 향후 구체적인 계획은 어떻게 세워두고 계시며, 후배나 동역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무엇입니까?
= 일단 은퇴하고 나니까 제 주변 사람부터 기도하게 되더군요. 뒤에서 열심히 기도하는 목회자로 남겠습니다. 각종 단체나 기관에 가급적 참여치 않고 조직도 하지 않겠습니다. 총회와 노회의 일에도 공적으로 관여치 않을 생각입니다. 정말 조용히 기도하는 목사로 여생을 보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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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비부장 제비뽑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