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우칼럼] 개혁주의와 은총과 정의
2008년 04월 29일 (화) 19:31:53 기독신문 ekd@kidok.com
우리는 개혁주의자들로서 1974년 7월 16일로부터 25일까지 세계 150여개 나라에서 온 2700명의 복음주의 지도자들이 스위스 로잔에서 모여 가졌던 세계복음화국제대회에서 만들어진 복음주의선언서인 소위 ‘로잔언약’의 ‘우선순위(priority)’ 문제에 대해 아쉬움을 갖는다.
로잔언약에 참여한 세계의 복음주의자들은 은총과 정의를 동시에 구현하기 어려울 때 은총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고 선언하였다. 이것은 은총과 정의를 반드시 동시적으로 구현해야 한다는 개혁주의의 신앙원칙에 어긋나는 주장이다. 더욱이 은총과 정의의 신적 앙상블인 예수님의 십자가 정신에 위배되는 이론이다.
이렇게 되면 구원론에서 어떤 경우 정의를 배제할 수도 있다는 가정이 용납되는 것으로 결국 정의 없는 구원을 인정하고 만다. 그 결과 죄의 심판으로서의 사망을 극복하는 구속적 정의를 간과하게 된다. 어떻게 십자가에서 정의의 요소를 제외시킬 수 있겠는가. 예수께서 짊어지신 십자가는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의 동시적 구현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떤 이유를 댄다 할지라도 복음 전도에 있어 그 복음의 근본적 구성요소인 은총과 정의를 분리할 수 없는 것이다.
은총과 정의에 우선권을 상정하는 것은 편의적 발상이요 원리와 현실을 나누는 이분법적 사고다. 정의 없는 은총의 가정은 경건주의의 맞닿는다. 로잔인사들이 사회적 책임을 회피했다고 맹렬하게 비판한 근본주의로의 회귀다. 그런 정의는 선택사항(option)에 불과하다. 이런 이중플레이는 그들의 윤리적 결함 때문에 온 것이 아니요 신학적 빈곤 때문에 왔다고 하겠다.
아무튼 1970년대 이렇게 개혁주의의 본고장 스위스에서 그 개혁주의의 숭고한 발견들을 무너뜨리는 어리석음이 공공연히 자행되었던 것이다. 정확히 말하여 모임을 만든 의도는 가상했으나 신학적 반성이 약한 탓에 엄청난 재원과 노력을 바쳐 해서는 안 될 일을 하고 말았다.
그래서 우리의 믿을 만한 개혁주의 버팀목이었던 하비 칸 교수는 ‘로잔선언’에 참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서명하지 않고 자신의 그러한 개혁주의적 입장을 〈정의의 실현과 은총의 전파〉라는 저서에 담아 발표했던 것이다. 이처럼 개혁주의는 은총과 정의의 동시적 구현에 양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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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우칼럼] 개혁주의와 언약신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