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이렇게까지 됐나” 자성론 확산
총력전도운동 불구 소폭증가 그쳐…이미지 쇄신·인물양성 등 근본대책 절실
2007년 10월 25일 (목) 17:18:35 신동명 전문기자 trueyours@naver.com
■ 기하성 교인수 200만명 단숨에 ‘3대 교단’으로…감리회는 제자리걸음
최근 순복음 계열 3개 교단이 통합을 선포함에 따라 한국 개신교계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중 가장 큰 위상의 변화를 겪게 될 감리회 내부에서는 위기감마저 확산되고 있다.
지난 15일 ‘기독교대한하나님의 성회(이하 기하성)’로 통합을 선포한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통합측(김종남 총회장, 이하 통합측), 예수교대한하나님의성회(이용주 총회장, 이하 예하성),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수호측(양재철 총회장, 이하 수호측)은 완료시점인 내년 5월이면 3천1백20여개 교회 2백여만 명의 성도로 교세가 급변하게 된다.
감리회, 기하성에 ‘빅3’내주고 4위 전락 위기
순복음, 영성강조하며 사회선교에도 영역 확대
영적욕구에 응답할 수 있는 전략과 변화 절실
그렇게 될 경우 1만7백17개 교회, 2백84만 명의 예장 합동과 예장통합의 7천4백76개 교회 2백65만명 교세에 이은 5천8백25개 교회 1백53만 명 교세의 감리교회는 기하성에 ‘빅3’ 중 한 자리를 내주고 네 번째 교세를 가진 교단으로 전락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3개 교단이 통합되었으니 당연한 것”이라 할 수도 있지만 그동안 순복음은 내부적 분쟁 과 ‘이단’, ‘근본도 없는…’ 이란 각종 루머 속에서도 꾸준히 성장해 왔다.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중심으로하는 교회성장연구소, 신학교, 각종 세미나 뿐 아니라 각종 사회복지와 사회선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히 운동을 펼쳐왔다. 그 중 ‘구역’과 ‘구역장’ 제도는 감리회의 ‘속회’를 근거로 한 것이다.
특히 ‘순복음’은 일간지인 ‘국민일보’ 발간을 통해 사회와 교계에서 자체적인 ‘이미지’관리와 ‘목소리’를 높여왔다. 최근 조민제 사장이 취임한 직후 ‘4대 일간지 진입’을 통한 경쟁력 있는 ‘미디어 허브’로 자리매김 하겠다며 제2의 도약을 선언하고 나셨다.
여기에는 새롭게 ‘국민문화재단’을 창설, 과거 여의도순복음교회가 100% 지분을 소유한 것이 아닌 비영리 공익법인이 지원하는 형태로 전환해 ‘한국기독교계’를 대표하는 언론으로 도약하겠다는 철저한 전략이 뒷받침 되고 있다.
이 역시 재단법인 순복음교회가 국민문화재단에 재산을 출연하고 국민문화재단은 수익사업을 영유해 국민일보가 자립경영을 할 수 있도록 1년에 1백억 가까운 ‘문서선교비’를 지원하고 있기에 가능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감신대 박창현 교수는 “대부분의 교단이 전 국민의 15% 가량 되는 기독교인의 ‘이동’에 관심을 갖고 있을 때 순복음은 85%의 일반인을 새로운 전도대상자로 삼고 노력해온 결과”라고 설명했다.
○ 목회자·평신도 지도자 ‘이미지’ 실추 … ‘회복’위한 교단차원의 전략수립 시급
기독교인이 지난 10년 전과 비교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지난 2005년 통계청 조사결과를 놓고 지난해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가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이미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당시 기독교인구가 감소한 이유에 대해 ‘기독교의 대외이미지 실추’라는 의견이 25.4%로 가장 많았고 ‘교회의 사회변화 인식이 늦다’가 21.6%로 그 뒤를 이었다. 대안을 묻는 항목에는 ‘끊임없이 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응답이 15.3%였고 ‘교회의 이미지 회복이 14.23%로 나타났다.
최근 성전을 신축한 뒤 ‘새안산교회’에서 ‘꿈의교회’로 명칭을 변경한 김학중 목사는 “최근 시중에 출시된 모든 상품은 제품 성능과 설명 보다 이미지 광고로 판매여부가 결정된다”면서 “이미지를 가장 우선시 하고 있는 현대인들의 기호에 맞춰 감리교 브랜드 이미지를 키우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교회의 부정적 모습이 방송에 잘못 비칠 경우 교단 전체가 썩은 것으로 비쳐질 수 있고 일반 시청자들은 절대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면서 “교단 전체를 위해서라도 언론을 분석해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등의 교단차원의 전략수립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노원지방 남선교회연합회장 신원철 장로(교회)는 “지난 총회 때 장로회장 경선 후 겪은 지루한 법정 소송으로 장로교 장로가 1만여 회원이 속해있는 감리교장로연합회장 직무를 대행하는 일들을 보면서 마음이 참 갑갑했다”고 말한 뒤 “감리회 이미지를 실추시킨 데는 평신도 장로들도 한몫했다”며 안타까워했다.
금품수수 및 부정선거가 감리회의 선교동력을 약화시킨다는 목소리도 뒤를 이었다. 서울 남연회의 한 장로는 “과거 제비뽑기를 반대한 주도세력이 평신도였다는 사실에 가슴이 아팠다”면서 “나쁜 습관에 물들지 않을 좋은 평신도 장로를 선출하기 위한 의식도 평신도들 사이에 생겨나야 할 것”이라고 꼬집어 말했다.
그는 또 “돈 이 오가는 선거는 선교동력을 약화시킬 뿐 아니라 떨어진 사람에게는 큰 고통으로 피폐해 지는 것을 많이 봐 왔다”며 “제비뽑기든 뭐든 성서적으로 깨끗한 선거가 치러진다면 감리교회의 선교동력에 큰 도움이 되지 않겠냐”고 선거법 개정에 따른 기대감을 드러냈다.
○ 구심점 없어 … 인물양성 시급
감리교회에 좋은 지도자는 많이 있지만 옥한흠 목사(사랑의 교회), 곽선희 목사(소망교회), 하용조 목사(온누리교회), 김삼환 목사(명성교회), 이동원 목사(지구촌교회), 장경동 목사(중문교회) 같이 ‘대중의 귀를 기울이게 할 만큼’ 구심점 역할을 할 목회자가 없는 데 그 이유를 꼽는 의견도 있다.
기독교 방송의 한 PD는 “감리회 목회자들이 실력은 있지만 대중적인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실력이 있어 추천을 해도 대중성이 약해 끝까지 추천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며 어려움을 토했다.
그는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에는 새로운 리더가 요구되고 있지만 TV와 인터넷 영상으로 대표되는 ‘미디어시대’에 ‘얼굴’이 없다는 것은 곧 ‘대안이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자가 만난 중부연회 한 목회자는 “감리회의 마인드는 최근 진행되고 있는 장정개정안만 보더라도 알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한 뒤 “감리교회에서 전도사로 출발한 이동원 목사가 계속 감리교회에 있었다면 그렇게 성장할 수 있었겠냐”며 불만을 터트렸다.
그는 “장·감·성은 구도는 국가의 명예를 안고 시합에 출전한 올림픽 경기 같은 것 아니겠냐”며 “메달을 딸 수 없다고 아무나 막 내보낼 것이 아니라 메달을 딸 수 있도록 사람을 발굴하고 키워나가는 것도 교단의 할 일”이라고 꼬집어 말했다.
○ 교회, 서비스정신 되살려야 … 교육, 지역사회봉사가 열쇠
미 백악관 정책안보보자관인 강영우 박사는 “1965년을 기준으로 미국내 5개 주류교단은 교세가 3-40%가량 감소한 반면 ‘복음주의 교회’들은 20세기 미국에서 가장 부흥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들의 공통점은 △복음적 메시지 △교육 △지역사회봉사 △성령이 있는 교회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적 복음주의는 대부분 ‘영성’만을 이야기 할 뿐 ‘교육’과 ‘지역사회봉사’에 뒤쳐져 있어 현대인의 요구에 교회가 역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특히 교회 안에서도 말씀 중심의 가치교육은 전무한 상태로 보인다”고 꼬집어 말했다.
교육에 대한 교회의 역할은 지난 20일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설문조사를 통해 알 수 있다. 기독 학부모들은 54.8%가 자녀의 희망교육 수준을 대학원 이상이라고 밝혀 일반인(29.2%) 보다 두 배 높은 교육열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났다. 또 이들은 89.2%가 한국교육의 개선에 교회가 큰 역할을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선교국 이원재 총무는 “현실타협적 기복신앙이라는 순복음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도 있지만 신령한 은사와 단순한 복음이 성도들의 영적 욕구와 맞아떨어진 것 같다”면서 “대형교회를 중심으로 전략적인 개척이 활발해 교회수와 비교해 중형규모 이상의 교회들이 많은 것도 특징”이라고 말한 뒤 “최근에는 선교전략적 차원에서 사회복지와 사회선교에도 깊이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무는 “단순히 숫자상으로만 비교할 것이 아니라 감리교회의 장점인 연관주의와․영성․사회선교의 장점을 살려 정체성을 회복해야 할 때인 것 같다”면서 “일반인과 성도들의 영적 욕구에 응답할 수 있는 전략 수립과 국내외 선교의 균형을 통해 선교현장 중심적 교회와 교단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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