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 교계 > 연합기구 2007-12-26 09:19 [크리스천투데이]
한기총, 포용 VS 소신 VS 친화력 격돌
28일 대표회장 선거...새 정권에 따른 책임감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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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윤 목사, 김동권 목사, 엄신형 목사(기호 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차기 대표회장이 28일 오후 3시 기독교연합회관 3층에서 열리는 한기총 실행위원회에서 결정된다. 내년에 정권이 새롭게 출범하는 만큼 이번에 선출되는 대표회장은 기독교계를 대표하는 지도자로서의 책임도 무겁다.
대표회장 선거 기호는 1번 김호윤 목사(예장 합동중앙), 2번 김동권 목사(예장 합동), 3번 엄신형 목사(예장 개혁총연)로 결정돼 3명의 후보가 실행위원들에게 자기소개서를 발송하는 등 나름대로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본지는 평소 각 후보의 행적과 주변 지인들의 토대로 3명의 후보를 비교해 봤다.
군인 출신 김호윤 목사, 회심 이후 온유한 성품
횃불중앙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김호윤 목사는 특공대 대대장 출신으로 16년간 군에서 특수작전을 수행하며 국내는 물론 월남 등에서 국가에 충성을 다한 인물이다. 군인출신의 목회자로서 군인 특유의 결단력은 지금도 남아 있다. 그러나 현재의 김호윤 목사는 결단력 보다는 온화한 인물로 묘사되는 것이 더욱 정확하다.
김호윤 목사는 군 제대 후 모태신앙으로 자라온 사모 이기록 목사에 의해 신앙을 갖게 된다. 23년 전 목회자로 부름받기까지 김호윤 목사는 전장에서 살생 작전을 수행했던 과거 때문에 한강 투신을 마음먹는 등 마음 안에 갈등이 매우 컸다. 김호윤 목사가 갖고 있던 군인 성품은 당시 목회자의 길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대부분 씻겨 나가게 됐다. 김 목사는 지금도 “전장에서 사람 죽이는 전략을 세우던 사람이 어떻게 사람의 영혼을 살리는 목사가 될 수 있는지 하나님께 감사하다”고 고백한다.
김호윤 목사는 군소교단 지도자로서는 이례적으로 교계의 주요 직책들을 두루 맡았다. 한국장로교총연합회 대표회장, 교회와경찰중앙협의회 대표회장, 공직자선교회 초대 대표회장 등을 역임하면서 대교단의 위세에 눌린 군소교단의 사정을 누구보다 잘 깨달았다. 그가 한장총연 대표회장을 맡으면서 군소교단의 가입비 절반을 사비에서 내 준 것도 군소교단의 입장을 잘 이해했기 때문이다. 김호윤 목사가 한장총연 대표회장을 역임할 당시 가입교단은 더욱 늘었다.
김호윤 목사는 군인출신답게 대표회장 후보자들 중 유일하게 북한 인권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 김호윤 목사는 “동토의 왕국에서 희망도 없이 무차별적으로 유린당하고 있는 북한 동포들의 인권개선을 위해 세계교회에 알리고 함께 목소리를 강화해 나가겠다”며 “이를 위해 북한 인권 개선 주간을 정하고 한국교회 전체가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의 종교자유에 대해서도 “한국교회가 할 수 있는 최대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견에서는 한기총 내부 개편 및 조직에 대해서는 특별한 공약은 내놓지 않았다. 다만 조직과 관련해서 “연합과 일치를 강화하면서 조직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고 이에 대한 실천적 예로 본부 임직원의 업무환경 개선, 세계교회와의 연대 등을 주장했다.
소신의 김동권 목사, 제비뽑기 선거제도 도입한 장본인
새롭게 들어설 정권과 관련, 기독교계의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한기총 차기 대표회장이 가져야할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결단력이다. 이 결단력에 있어서는 김동권 목사는 지난 행적 중 그를 증거 할 사례들이 가장 많다.
그의 결단력과 소신을 대표할 사례는 합동총회의 제비뽑기 선거제도 도입이다. 지난 2001년부터 7년째 진행돼 온 이 제비뽑기 전통은 김동권 목사가 2001년 총회장을 역임할 당시 장로회연합회의 강한 반대여론에도 소신으로 밀고나가 결국 교단 내에 정착된 것이다.
이 밖에도 김동권 목사는 공사구분이 분명하고 일처리가 철두철미하다는 평가다. 김동권 목사는 지방에 있으면서도 서울에서 열리는 교단회의에 늦거나 빠진 일이 거의 없었다. 만일 피치 못할 사정으로 늦을 경우 하루 전날 늦게 되는 이유를 알려준다고 한다.
김동권 목사는 보수교단 출신 목회자답게 시국관이 분명한 목회자다. 이 부분에 있어서 대표회장 후보 3명 모두 비슷한 성향을 보이고 있으나 김동권 목사가 가장 강경한 입장에 있다. 김동권 목사는 한지협 공동회장으로 있으면서 대외 행사에서 북한에 대한 강경한 발언들을 해 왔다. 지금도 그는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 정체성 수호는 자신의 목숨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김동권 목사는 종교교육 제재의 우려가 큰 사립학교법의 재개정을 위해 지난해 이 맘 때 삭발을 강행했다. 사학법이 개정된 배후에는 기독교의 선교를 저해하기 위한 의도가 숨겨져 있다는 것이 그의 소신이었고 올해 6월 사학법이 재개정 될 때까지도 사학법 재개정을 촉구하는 강력한 목소리를 냈다.
주요 정책과 관련, 김동권 목사는 방만한 한기총 조직의 재정비를 강조하고 있다. 또한 교단별 안배가 공평하게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한기총의 재정확충을 위한 방안으로 △대교단과 주요교회 특별지원금 △기독사업가의 기증재산 확보 △ARS 적극활용 등을 내세웠다. 지난해와 비슷한 공약이다.
지금까지 대표회장 선거에서 대교단 출신 목회자가 투표에서 우세를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 김동권 목사는 진주교회 담임에서 물러난 상황으로 교회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에는 한계가 있다는 주위의 평가다. 이에 대해 김동권 목사는 “담임은 물러났지만 한기총 대표회장 출마하는데 있어서는 목회현장에 있을 때와 같이 적극적인 지원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엄신형 목사, 교단 분열과 통합 속에서 지도력 인정
엄신형 목사가 속한 예장 개혁총연은 계속된 예장 개혁 교단의 계속된 분열과 통합의 과정 속에서 만들어진 교단이다. 분열 과정 가운데서 지도력을 발휘한 엄신형 목사의 특징은 무엇보다 두루 친밀한 관계성으로 대표된다. 엄신형 목사는 한국장로교총연합회 대표회장, 한기총 공동회장, 한지협 공동회장, 한국기독교성령1백주년대회 상임대회장, 한국교회부활절예배위원회 상임대회장, 개혁총연 총회장 등의 기관들에서 일하면서 다양한 교계 인사들과 접촉했다.
부흥사이기도한 엄신형 목사는 평소 주변인들과 벽을 쌓는 일 없이 원만한 대인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그와 가까운 한 교계 인사는 “교계의 다양한 기관들에 참여하면서 주로 격려를 해줬고 정치적으로 적수를 두는 것을 거의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엄신형 목사의 이 같은 성향을 반영한 듯, 이번 공약도 대-중-소교단의 연합을 강조하고 있다. 관계성을 중시하는 그의 소신에 따른 것으로 엄신형 목사는 한장총연 대표회장을 역임할 당시에도 큰 교단과 작은 교단간의 연합과 일치를 주요 목표로 내세웠다. 엄신형 목사는 또 대-중-소 교단의 연합을 위해서 공동의 사업들을 발굴하겠다고 공약했다.
대사회적 이슈에 대한 공약 또한 특정한 이슈에 집중하기보다는 한기총이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전체적인 것들에 관심을 나타냈다. 엄신형 목사는 “그동안 한기총이 추진해 온 공공기관의 주일 시험제 폐지, 북한 핵문제 종결, 공공 행사의 미신적 행위 반대, 사행성 도박과 각종 퇴폐 향락 문화 퇴치, 음란 사이트 및 마약과 환각제 퇴치, 탈북난민보호정책 등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겠다”며 “이 모든 사업들을 더욱 활발히 전개해 하나하나 확고하게 매듭짓도록 힘쓰고 대정부, 대사회적 위상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엄 목사는 부흥사 출신답게 기도운동을 하나의 공약으로 내걸었다. 엄신형 목사는 “한국교회 도덕성 회복운동과 기도불씨운동을 적극 펼쳐 위기에 처한 한국교회 현실을 극복해 나갈 계획”이라며 “전국 목회자들의 금식기도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대원 기자
dwkim@ch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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