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후보 정책 토론회를 제안한다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 왔다. 지난 6월 13일에는 제3기 지방자치제 선거가 있었고, 8월 8일에는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있었다. 그리고 12월 19일에는 제16대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를 해야 한다.
우리 감리회도 10월 제25회 총회에서 각 연회의 감독과 감독회장을 선출하게 된다. 나는 지난 지방자치제 선거와, 각 정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 과정을 보면서, 우리 감리회의 지도자 선출방식에도 뭔가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선거에서는 많은 돈을 쓰게 되어있다. 그래서 ‘얼마를 쓰면 떨어지고, 얼마를 쓰면 당선이 된다’는 소문을 듣기도 한다. 그런데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이런 현상이 일반 정치에서만 볼 수 있는 일이 아니라, 교회 정치에서도 똑같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른 바 돈 안(?) 쓰는 정치에 대하여 관심을 가져보는 것이다.
지난 해 개신교의 어느 교단은 제비뽑기로 교단장을 선출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나는 제비뽑기로 교단장을 선출했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씁쓸한 느낌이 들었다. 누가 어떤 생각을 갖고 교단을 이끌어갈지도 모르면서, 그저 돈 안 드는 선거방법이라고 제비뽑기 방식을 택한 그 교단의 사정이 짐작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지난 지방자치선거와 각 정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 과정에서 여러 차례의 입후보자 정책토론을 보았다. 그리고 입후보자들의 정책토론을 통해서, 후보간의 정책의 차별성과 후보자의 자격과 자질을 검증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정책토론은 유권자들이 후보자를 판단하는데 많은 정보를 제공하였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우리 감리회를 이끌어갈 지도자(감독) 선거에도, 후보자 정책토론을 제안하고자 한다. 감독이 되고자 하는 후보자들이 과연 감리회의 지도자(감독)로서 어떤 정책을 갖고 주어진 임기 동안 봉사 할 것인지를 검증하는 과정이 꼭 있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물론 이미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 중에는, 나름대로 자신이 감독이 된다면 어떻게 감리교회를 이끌어 가겠다는 포부를 제시한 후보들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그것은 일방적인 자기 선전일 뿐이다.
과연 그런 포부를 실현하기 위하여 어떤 준비를 하였는지, 그리고 그가 감독직을 수행할 수 있는 자질과 자격을 갖추었는지, 공개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그가 감독이 된 뒤에도, 그가 제시한 정책을 수행하고 있는지도 감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 선거에서 보면, 후보로서 내건 공약(公約)이, 당선된 뒤에는 공약(空約)이 될 때가 허다하다. 이는 교회 지도자의 선거에 있어서도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정책토론회를 통해서, 과연 후보자가 내건 공약이나 정책이, 공약(空約)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검증은 꼭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세상이 달라지고 있다. 교회도 달라져야 한다. 처음부터 모두가 만족할 만큼 잘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 앞에, 그리고 교회와 성도들 앞에, 부끄러운 모습은 벗어버릴 용기가 필요하다.
김우겸 목사(일산지방 살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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