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광장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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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 355
* 이름:심재원 (truewon@hosanna.net) (59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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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뽑기로 뽑은 하나님의 뜻
동양의 제비뽑기는 중국의 점복술(占卜術)에 그 기원을 두고 있으며, 서양에서는 분배의 수단으로 제비뽑기가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이것이 상업적으로 발전한 것이 복권제도이다. 17세기 중엽 프랑스의 수학자인 파스칼과 페르마가 내기 도박을 수학적으로 증명한 것이 확률론이다. 컴퓨터 등장 후 그 공정성을 검증 받아 제비뽑기는 학교배정, 아파트 추첨 등 우리 생활 곳곳에서 가장 합리적인 방법으로 대접을 받고 있다.
제비뽑기가 국민생활 전반에 깊이 뿌리내려 있는 나라가 멕시코다. 일부 공항에서는 세관 검색대의 버튼을 눌러 녹색 등이 켜지면 검색 없이 통과하고 빨간 불이 켜지면 엄중한 검색을 받는다. 심지어 군에 입대하는 것도 제비뽑기로 결정한다. ‘요행 시스템’이 생활 전반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라틴 민족의 낭만적인 국민성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6, 70년대 선진국 진입을 눈앞에 놓고 있던 이 나라가 경제위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유도 바로 이런 국민성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그러나 이런 나라도 대통령이나 국가 지도자를 제비뽑기로 선출한다는 소리는 들어보지 못했다.
매년 가을 교단 정기 총회 때가 되면 선거제도 개혁 방안으로 제비뽑기에 대한 찬반 논란이 뜨겁다. 발 빠르게 제비뽑기를 이미 실행에 옮긴 어느 대형 교단은 벌써 그 폐해로 고민을 하고 있다는 소리가 들려온다.
과연 제비뽑기가 성경적이고, 교회의 선거문화를 변혁시킬 수 있는 획기적 대안일까? 제비뽑기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내세우는 이유에도 물론 수긍할 점이 없는 것이 아니다. 그 첫째가 제비뽑기야말로 모세 때부터 사도시대까지 약 1,500년 간 전승되어온 가장 성경적인 방법이란 주장이다.
물론 제비뽑기는 구약시대에 하나님의 뜻을 찾는 방법 중에 하나였다. 그러나 오순절 성령강림 이후 이 풍속이 교회사에서 살아졌다는 사실도 기억해야 한다. 그 이유는 하나님의 뜻을 분명히 알 수 있는 성경이 우리에게 주어졌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주장은 공평을 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첨단과학의 방법을 동원해서 뽑는 제비가 컴퓨터 추첨이다. 2000년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재개되면서 방북 대상자 선정을 컴퓨터로 하였다. 신청자 7만6천7백9명 가운데 1차 후보자 4백 명을 컴퓨터로 선정하였다. 선택될 확률은 0.13%에 불과하였다. 50년 세월 동안 쌓이고 맺힌 개인의 사정은 깡그리 무시된 채 최첨단 기계의 판단에 선택을 맡긴 것이 과연 공정한 방법이었겠는가 하는 의문이 제기된다.
또 하나 제비뽑기의 가장 큰 장점으로 지적되는 것이 선거부정으로 인한 사회적 잡음과 물의를 해소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점은 제비뽑기 제도도입을 촉발시킨 직접적인 원인이기도 하다.
그러나 피하고 비켜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소극적인 방법은 근본적인 해결책일 수 없다. 정치권에서도 선거제도의 개혁은 영원한 숙제로 남아있다. 아무리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선거제도를 개혁해도 선거를 치르고 나면 또 다른 허점이 드러나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을 제비뽑기로 하자는 소리는 정치판 어디에서도 들리지 않는다.
교회 안의 문화는 교회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우리는 교회 안에서 생산한 문화로 이 사회를 변화시켜 나가야 한다. 때늦은 감은 있지만 이런 문화 생산자 운동이 교회 안에서 조용하게 일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렇다면 차제에 우리가 생산한 이 제비뽑기 문화를 부정선거를 뿌리 뽑을 수 있는 대안이라고 이 사회에 제시할 수 있겠는가 묻고 싶다. 정치권을 향해 대통령도, 국회의원도 모두 제비뽑기로 선출하자고 감히 말할 수 있겠는가?
참여정부가 출범하고 나서 각 언론이나 여론조사 기관에서는 한달이 멀다하고 지지도를 조사하고 있다. 왜 일까? 연예인 인기 조사하듯 단순히 대통령이나 정부의 인기를 조사하는 것이 아니다. 대의정치에서는 국민의 지지기반이 정권의 생명이다. 국민의 지지를 잃으면 정권도 존립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제비뽑기는 단지 교단 집행부를 어떡하면 무리 없이 선출하느냐에 만 초점이 맞춰져있을 뿐 그 이후 업무수행에는 별 관심이 없다. 또한 이것은 교회 인사가 교회 안팎에 물의를 일으켜 왔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증명해 주는 것이기도 하다.
진심으로 제비뽑기를 신봉하는 교계 지도자들에게 꼭 한 가지 묻고 싶은 것이 있다. 성경에는 제비뽑기가 왕을 세우고, 특별한 사람을 선택할 때만 사용되지 않았다. 하나님께 불순종하고 도망가는 요나를 제비뽑기로 찾아냈고(요나서1:7), 도적 아간을 잡아(여호수아7:14-18)내는 일에도 사용 하였다.
교단 장 선출뿐만이 아니라 만약에 아프리카에 파송할 선교사를 뽑고, 산간벽지, 낙도 오지에서 목회할 목회자를 제비뽑기로 한다고 해도 이것이 하나님의 뜻을 찾을 수 있는 가장 공평한 방법이라고 찬성하고 동참하겠는지 묻고 싶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부여하신 판단의 권리와 의무를 귀찮고 골치 아프다는 이유로 너무 쉽게 포기한 것은 아닌지? 우리에게 맡긴 일은 보지 못하고 화려한 자리에 누가 앉느냐 하는 데에만 온 신경을 쓴 것은 아닌지? 인간의 방법으로 쉽게 하나님의 뜻을 헤아려 뽑으려 한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 (03.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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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준님만 같아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