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개혁주의 신학의 목회적용 방향
배광식 목사(울산 대암교회·대신대 전임교수)
2008년 09월 08일 (월) 16:38:52 기독신문 ekd@kidok.com
▲ 배광식 목사
필자는 본지 제1674호 〈기독논단〉에 기고한 ‘신학이 있는 목회와 교회성장’이란 제하의 글에서, 신학이 실종된 목회현장을 진단하며 신학은 성경의 기초 위에서 세워졌고, 기독교 교부들의 변증을 통해 그 정체성이 확립되었다한 바 있다. 그리고 종교개혁자들을 통해 성경의 바른 목적과 의미가 밝혀졌음을 지적했다. 종교개혁의 전통의 맥을 이어가는 성경에 기초한 신학의 재확인, 예배에 있어서 성실성 그리고 신학 중심의 교회부흥을 강조한 바 있다.
이러한 강조 뒤에 개혁주의 신학이 현시대의 ‘실천적 적용’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크다. 오늘의 교회는 지나치게 개교회 중심적이고, 현실 문화에 도취해 있고, 치유만능주의에 빠져있다. 대다수의 교회가 종교의 영적인 본질에 대한 분명한 통찰력을 상실했다. 생명력을 잃어가고 침체되어가는 한국교회에 새로운 부흥과 성장을 가져오게 하는 일에 개혁주의 신학의 목회적용을 위한 방향은 무엇이며, 그리고 그리스도인의 삶에 무엇을 강조해야 할 것인가?
인본주의적 방법론과 사회경제적 마케팅 전략이 교회 안으로 침투해 들어오고 있는 이러한 시점에 신학자와 목회자로서 균형을 잃지 않고 신학과 경건의 조화를 실천했던 칼빈에게서 그 가능성을 발견해 볼 필요성이 있다. 따라서 필자는 개혁주의 신학에 기초한 목회 실천방향을 제시해 보려고 한다.
첫째, 장로교회의 모체로 출발한 제네바교회와 스코틀랜드교회 목회자들이 실천했던 ‘성경토론회’를 부활시키자. 성경토론회의 중요한 기능은 교인들을 위한 성경중심적 설교를 연구하고, 목사의 설교를 평가하는 일이었다. 이는 교회 회중들이 제기한 교리적인 의문점이나 반대되는 사상들을 바르게 잡아주며, 순수하게 성경을 연구하는 모임이었다. 결과적으로 이 모임은 목회자의 학문적 자질을 스스로 검증하며, 영적성숙을 도모하기 위한 협의체로 발전해갔다. 장로교회 목회자들은 이러한 개혁자들의 전통을 재조명하고 목회에 적용할 필요가 있다.
둘째, 성령의 역사(役事)를 목회와 그리스도인의 삶에 강조하자. 성령의 통치를 받는 목회와 그리스도인 삶을 통해 맺는 열매들은 성령의 역사로만 가능하다. 성령은 그리스도께서 선포하신 복음을 생각나게 하며, 가르치며, 인도하시며, 선포하게 하신다. 칼빈은 “하나님의 말씀은 모든 교리들을 검사하는 시금석이다. 또한 성령은 교회가 말씀을 이해할 수 있도록 밝혀주시는 분이다. 성령 없이 말씀 자체만을 강조하는 것이 불합리하듯이 말씀 없는 성령만을 자랑하는 것 역시 그 못지않게 불합리한 일이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님께서 두 가지 방법으로 내적으로 성령을 통하여, 외적으로 말씀을 통하여 일하신다고 했다. “사람들의 마음을 비추며 그들의 심령으로 하여금 의를 사랑하고 신장시키도록 만드는 성령으로써 하나님은 사람들을 새로운 피조물로 만드신다.”(기독교강요 2, 5, 5) 따라서 성령의 지배를 받는 목회사역과 삶이 될 때 그 열매의 풍성함을 맛보고 즐거워 할 것이다. 모든 목회자들이 성령의 임재와 능력을 목마르게 기다려야 한다. 이제 성령의 역사하심을 기대하고 구하자.
셋째, 교회 안에서 권징의 시행이 실천되도록 노력하자. 오늘날 교회를 향하여 제기되는 비판은 그리스도인의 삶의 태도, 언행 그리고 도덕적 가치관이 불신자들의 것들과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다. 권징의 목적을 “악한 사람들과 교제함으로써 선한 사람들이 타락하는 일이 없도록 하며, 유순한 치리를 받았으면 계속 고집을 부렸을 사람들이 징벌을 받음으로 말미암아 각성하며 회개하게 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했다. 권징의 시행은 교회의 무너진 도덕성을 다시 세우며, 세상의 사람들이 교회의 진실성과 성결성에 경외감을 가지도록 하는 초석이 될 것이다.
넷째, 종교개혁자들이 실천했던 영성을 회복하자. 종교개혁의 신학과 신앙을 전승하는 자들은 종교개혁자들의 영성을 회복해야 한다. 영성이란 말은 종교개혁자들이 사용한 경건이란 말에서부터 발전된 것이다. 칼빈은 “기독교인의 모든 삶은 경건의 실천이 되어야 한다”(기독교강요 3, 19, 2)고 했다. 그는 영성 또는 경건을 “하나님에 대한 경외와 사랑이 복합된 것이며 그것은 그분의 은총에 관한 지식의 전제가 되는 것”(존 칼빈, The Christian Life, 1984)이라고 규정지었다. 오늘날 포스트모더니즘의 문화와 불경건한 영성이 교회를 위축시킨다. 이 거짓된 영성이 사라지기 전에는 교회가 참된 교회로서의 지위를 다시 회복하지 못할 것이다. 이 거짓된 영성을 이대로 방치하면 하나님의 임재를 가까이 하기 어렵고 무시하게 됨으로 교회는 스스로 이 거짓된 영성을 끊어버려야 한다.
모든 목회자들은 하나님만이 인간의 본성을 변화시킬 수 있음을 분명히 자각하고 교회는 하나님의 초월성이 나타나는 장소, 비성경적인 것을 버리고 하나님을 예배하는 장소, 하나님의 말씀이 새롭게 들리는 장소 그리고 낙심하고 절망 가운데 있는 자들이 새롭게 발견하는 소망의 성소가 되도록 목회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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