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를 지켜보며
2007년 12월 18일 (화) 19:43:00 ekd@kidok.com
교계 최대 연합단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을 사실상 선출하는 실행위원회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한기총은 한국교회 전체를 대표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그만한 역량과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62개 교단 22개 단체로 구성된 조직의 규모를 볼 때 그렇고, 50여개가 넘는 산하 기관들이 펼치는 사역들, 그리고 그동안 쌓아 온 위상이 그렇다.
비록 한기총 대표회장이 1년의 단기직이지만 내외적으로 실제적인 역할은 아주 크다. 그렇기에 한기총 대표회장의 위치는 금권으로 쟁탈하거나 어느 개인의 명예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다. 요즈음 한국교회는 성장과 위기를 함께 맞고 있다. 성장 중지, 대외 신뢰도 약화가 그것들이다. 대외적으로 한국교회의 위상 정립을 위해 힘쓰고 내적으로 갱신을 위한 부단한 노력을 경주해야 할 때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기총의 모범적 리더십과 투명하고 정의로운 기관으로서의 인식은 반드시 요구되는 사항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매년 있는 대표회장 선거는 돈과 파벌선거로 얼룩지고 그 후유증 또한 적지 않다. 우리는 지난해 말 열린 한기총 실행위원회를 보고 한기총이 거듭나고 개혁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제언한 바 있다. 그러나 금년에도 한기총의 선거풍토가 변하지 않았다는 생각이다. 일부 후보들의 입에서 최소 몇 억은 쓸 수 있다는 말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나오고 있으며 막판 금권선거로 휘말릴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기총을 향한 양식 있는 이들의 탄식이 하늘에 닿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기총은 마땅히 대표성과 파워를 갖고 일 할 수 있는 인사가 이끌어야 한다. 그리고 한기총은 바른 선거 모습을 투명하게 보여줘야 한다. 이에 우리 교단의 책임이 결코 적지 않다. 1만1000교회의 가장 큰 교단으로서 최근 우리 총회는 한기총에서 교단 규모에 걸맞는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에 예장합동 증경총회장 한 분이 대표회장에 출마했는데 이 투표에 참여하는 총회 실행위원들은 물론 책임있는 교단들과 공고한 연대를 구축하고 뜻을 모아 다시 한 번 한기총과 한국교회의 위상을 높여야 한다. 지금 한국교회는 그 어느 때보다도 성경에 근거한 복음적 신앙의 위대함을 필요로 하고 있다. 이러한 역사적 사명에 부응할 절호의 기회가 우리 앞에 다가왔는데 우리의 정성 부족과 단합 결여로 놓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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