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광장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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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 2137
* 이름:조하무 (chohamoo@hanmail.net) (44 목사)
* 조회: 13 회
'제비뽑기'에 관하여
아래 글은 지난 10월 8일 본 교단의 진보적 목회자 단체인 '현대신학연구회'의 서울지회 모임인 '서울 포럼'에서 발표되었던 글입니다.
'제비뽑기'에 관하여
- '부총회장 추첨제'에 대한 비평 -
이번 총회의 주요 안건 가운데 하나가 바로 부총회장 선출 방법에 있어서 추첨제를 검토키로 한 것이다. 1년 간 연구키로 한 것이어서 자세한 내용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의 공동인식은 있는 듯하다. 여기서는 서울노회, 평양노회, 강원동노회에서 헌의한 안건은 대강 공통적인 면이 있어 이를 검토하기로 한다.
우선 '서울노회 안'에 따르면
부총회장 후보자의 자격으로
1) 근무지 10년 근속,
2) 임직 20년 이상,
3) 60세 이상의 총대로 규정하고 있으며
방법으로는
1) 후보 2명일 경우, 1500명 총대가 직접 제비를 뽑는데, 제비함에는 각 후보자의 기호를 750장씩 넣고, 거기에 전체 총대수의 20%에 해당하는 빈 제비를 넣어 1800장의 제비를 만든다. 각 총대는 여기서 'A', 'B', '무효'를 각각 제비뽑아 다 득표자를 당선자로 한다.
2) 후보공탁금은 추천한 노회가 5천만-1억을 납부하고 여기서 소요경비를 충당하며 남은 금액은 총회 특별 발전기금으로 사용한다.
3) 이 안은 차선책이며 따라서 한정된 기간만 시행하고, 차후에 개선된 방안을 마련한다.
추첨제를 제안한 기저에는 다음의 생각들이 집약되어 있다.
1. 우선 타락선거가 교회의 위상을 추락시킨다는 점이다. 성직매매의 오명을 벗을 수 없고, 신앙도 추락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양상은 현재의 선거 제도로는 해결 불가능한 것이라는 현실론을 근거로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부정선거는 제도 자체의 잘못이 아니라 제도를 운영하는 과정의 잘못이기에 그 책임이 총대, 선거관리자, 입후보자에게 모두 있는 것이다. 총회에 참석하는 사람들은 소위 개 교회, 혹은 노회의 지도자로서 신앙의 경륜이 있는 사람들인 셈이다. 그런데도 그런 사람들이 모여 할 수 없는 일이라면 어떤 방법으로 깨끗한 선거가 가능할 것인가?
추첨제는 기대하는 바와 같이 금권선거, 부정선거를 일소시킬 수 있는가? 재작년에 불거진 개표부정의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이며, 노회 단위에서 입후보자를 선정할 때에는 과연 금권이 배제된 깨끗한 추천이 가능할 것인가?
현재의 지역안배 구도대로라면 5개의 지역이 돌아가면서 총회장을 낸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1개의 지역 내에 노회가 10개씩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해당 지역 내의 노회에서는 짝짓기를 할 것이고, 그 속에서 경쟁은 생길 것이다. 최소한 제비를 뽑을 수 있는 권리를 얻기 위해서 말이다. 그렇다면 현재의 관행대로라면 역시 금권선거를 막을 방법이 없다. 게다가 그것이 노회 단위에서 이루어지는 매표행위임으로 총회는 그것을 제한할 아무런 방법도 갖지 못한 채 그저 도덕성에만 맡겨 둘 것이다. 따라서 이제 우리 총회는 매년 전국적인 부도덕에서 지역별로 5년에 한번씩 대규모 부도덕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것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전국적 부도덕은 더 이상 용인할 수 없고 5년마다 한번씩(총회로 보면 매년 소규모로 벌어지는) 지역에서 이루어지는 지역적 규모의 부도덕은 용인할 수 있다는 말인가?
혹자는 노회 내에서는 노회원들이 서로 어지간하면 다 안다고 하는데, 그렇다고 부정이 원천적으로 근절될 것을 기대하는 것은 천진난만한 발상이다.
2. 추첨제로 당선된 총회장이 과연 총회장의 권위를 가질 수 있을까?
현재의 제안대로 추첨에 임할 경우
나는 내가 지지하지 않는 사람을 추첨으로 뽑게 되었다. 이것이 합리적인가?
심지어 나는 기도하고 잘 뽑았는데 '무효'표가 되었다. 이게 신성한 투표인가?
그렇다면 그렇게 뽑힌 사람에게 권위를 부여할 수 있을까? 그런 사람이 총회의 행정력을 장악할 수 있겠는가?
3. 추첨으로 총회장이 되었을 때, 임원의 구성 및 각 부장의 임명은 어떤 식으로 할 것인가? 최소한의 권위라도 인정받기 위해서는 두 가지 길이 있을 것이다. 하나는 매관매직하는 방법, 이 방법은 그야말로 추첨제가 복권이 될 것이다. 다른 하나는 감투를 얻기 위해 지난한 세력싸움의 각축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소위 현재의 계파 정치는 그 기득권을 그리 쉽게 포기할 바보들은 결코 아닐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이권을 지속시키기 위해 요직에 자기 사람을 심어야 할 것이고, 이는 매관매직, 혹은 세도정치를 강행하게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총회장은 정말 명목상의 총회장 자리만 갖게 될 공산이 크다.
4. 제안처럼 복잡하고 힘들게 여러 사람 추첨하지 말고 해당 후보자들끼리만 제비를 뽑으면 간단하다. 1800장의 제비를 만들려고 힘들일 것도 없고 몇 개의 제비만 있으면 되니 선거비용도 필요 없다. 이것이 더 성서적이지 않은가?
5. 소위 '거룩한 제비뽑기'론에 따르면 제비뽑기가 하나님의 방법인데, 현재의 직접, 평등, 보통, 비밀 선거는 하나님과 전혀 무관한 제도였단 말인가? 우리는 현재의 직접, 평등, 보통, 비밀 선거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이성을 통한 가장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방식이라고 믿는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나라의 여타 교단이나 다른 나라의 기독교는 모두 비성서적 방식으로 그들의 대표를 뽑고 있는 것이 된다. 짧게는 이천년, 길게는 수천년의 역사를 퇴행시키려는 어리석음은 결국 우리의 단호한 의지와 정직한 신앙양심의 결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6. 공탁금 제도는 원리적으로 볼 때 금권선거의 전형이다. 돈 없는 노회, 돈 없는 후보의 출마를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는 비민주적인 제도이다.
한편 노회에서도 금권이 판치게 될 것을 예상할 수 있다. 말하자면 노회에서 후보로 나설 사람은 자기 교회에서 1억을 노회로 주고 노회는 그 가운데서 5천만원을 공탁금으로 내는, 그야말로 개별적 비리가 아닌 단체의 비리가 나타날 것이다. 이런 경우 1억이 아니라 2억 3억이라도 노회에서 알아서 쓰라고 할 사람은 많이 있다(현재의 경우 부총회장 출마비가 10억이라니 말이다). 이렇게 되면 노회는 금권으로 얼룩져 구제 불가능 상태가 될 것이다.
7. 원리적으로 상회에서 추첨제를 실시하여 총회장을 뽑는다면 하회인 노회에서도 노회장을 추첨제로 실시해야 할 것이다.
법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행 제도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제도의 운영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실제로 부정선거로 고발된 사안이 3년 연속 있었음에도, 분명한 물증이 있었음에도, 납득할 수 없는 유권해석으로 고발을 받아들이지도 않았던 총회이다.
문제는 부정선거를 근절하려는 의지가 있느냐는 것이다. 인맥, 계파, 안면, 지역, 돈에 휘둘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실을 극복하려는 의지가 있느냐는 것이다. 이것을 회피하고 우회한다고 교권이 다시 올라가겠는가? 선교가 왕성해 지겠는가? 대 사회 발언권이 회복되겠는가? 도덕적 우위는 확보할 수 있겠는가?
추첨제로의 우회, 이런 것을 어려운 말로 "눈 가리고 아웅한다"고 한다.
----------- 아래는 저 개인의 의견입니다.
'사생아 론'에 관하여
적절하고 적합한 비유를 찾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일부 인사들은 비유사용에 있어서 '의인화'를 이용하면 너무 그럴 듯하여 반론을 하기 어렵다는 점을 간파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논리에서 전개는 그럴 듯 한데 결론이 이상하면 반드시 그 전제(가정)를 검토해 볼 일이다.
1) 정말 "총회가 결정한 사항" = "출생한 아이"일까?
천만의 말씀이다. 총회가 결정한 사항은 다시 총회가 결정하여 뒤집을 수 있다.
하지만 '아이'는 어떤가? 한번 출생하면 다시 어머니의 뱃속으로 들어갈 수 없는 것이다. 그러니 이 '의인화' 비유는 오류가 될 것이다. 그럼에도 이런 그릇된 비유를 유포시키는 것을 우리는 '허위의식'이라 부른다.
2) 좀 더 들어가보자. 우리 총회는 제비뽑기를 확정한 것인가?
그렇지 않다. 일년간 연구해서 안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그 안이 통과되어야 하는 과정이 남아있다. 그러니 아직 "제비뽑기가 확정되었다"고 말하는 것은 그릇된 것이다. 그럼에도 "확정되었다"고 말하는 것을 우리는 '이데올로기적 선점'이라고 말한다.
생각해 보자. 1년간 연구되어 나온 그 안이 본회(총회)에서 거부된다면? 방법이 없다. 그대로 제비뽑기 자체가 거부되거나, 또 다시 1년간 다른 안을 연구해야 할 것이고, 그 연구 안이 완전히 통과되고 헌법이 개정되기까지는 현행의 방법대로 선거가 진행될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또다시 법대로 하려는 의지이다. 이 제도의 경우 혹자는 '우회'를 '지혜'라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혜'는 '정의'와 분리되지 않음을 기억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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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의 거룩한 제비뽑기는 교회개혁의 원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