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역자수양회 - 둘째날 집회 설교 (요약)] “확신에 미쳐야 성공한다”
목회에 미쳐라 고후 5:13∼17 | 이성헌 목사(증경총회장)
올해로 은퇴한 지 13년이 됐다. 그러다보니 여러분의 현장을 잘 알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인에게 설교를 맡긴 것은 원로로서 볼 수 있는 부분을 이야기해 달라는 뜻인 것으로 안다. 지난 날 내가 목회를 하면서 했던 실수를 보여 달라는 것으로 안다.
다 낡아 빠진 트럭이 최신식 고급 승용차에 의해 추월당했다. 멀찌감치 가는데 낡은 트럭이 속도를 내 고급 승용차를 쫓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트렁크가 열려 있기 때문이다. 여러분들은 모두 잘 달리고 있다. 그러나 문 열린 것은 위험함으로 이야기하고자 한다. 목회를 하는 중에 이런 건 하면 안 되겠다 하는, 그런 것을 말하고자 한다.
되돌아보면 ‘왜 좀 더 잘 하지 못했을까?’하는 생각뿐이다. 목회시절, 성경을 읽다가 의문이 되는 것들은 설교 본문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보니 감격 있는 신자보다는, 이성적인 그리스도인만 키운 것 같다. 세련된 문화인은 키웠지만, 가슴이 뜨거운 신자는 키우지 못한 셈이다.
그러한 반성을 하면서 ‘왜 나는 미치지 못했나’하는 생각을 한다. 미쳤다면 더 큰 일을 했을 텐데, 환경도 돼 있었는데, 그걸 할용 못하고 마친 것 같아 많이 안타깝다. 이에 한스럽게 되짚고 있다. ‘미쳤다’라는 말은 자기 이성, 자신의 사리판단으로 살아간다는 말이 아니라, 그것에 압도돼 버린 삶을 말하는 것이다.
누가 가장 행복한가? 정신병자나 술 취한 자가 행복해 한다. 이들은 모두 미친 자다. 내가 만약 확실히 미쳤다면 교회가 더 행복했을 것이다. 목회는 미쳐야 할 수 있다. 찰스 피니, 무디의 그 놀라운 업적들은 미쳤기에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내 논리 가지고는 할 수 없는 것, 그게 바로 목회다.
실제로 미쳤다는 예화를 성경에서 찾아보았다. 오병이어 사건 직전을 보자. 빌립은 헬라인답게 합리적, 논리적으로 말한다. 군중들을 먹이기 위해선 200 데나리온이 필요하다고 견적까지 뽑았다. 그러나 안드레는 달랐다. 안드레가 오병이어의 기적에서 결국 큰일을 치룬다. 아마도 빌립은 안드레를 미친 자로 봤을 것이다. 예수님은 빌립이 아닌, 안드레를 통해 일하셨다. 빌립이 아닌, 안드레와 같은 목회자가 되어야 한다. 일은 미친 사람이 하는 것이다. 성경의 인물들은 미친 사람들이었다.
바울의 예를 들어 보자. 그가 아덴에 갔을 때였다. 분위기를 잘 아는 바울은 이성적, 합리적인 논리로 명설교를 했다. 그러나 뜻 밖에도 신통치 않은 결과를 얻었다. 바울은 실의에 차 고민 상태로 내려왔다. 나도 바울처럼 이성적으로 설교했다. 그리고 그런 자신을 스스로 자랑스러워했다. 이성적, 논리적, 합리적 설교가 아덴에서 성과가 없으니 바울은 ‘고린도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하는 회의 속에 예수님만 전하기로 작정한다. 그 이후 바울은 아름다운 말, 눈부신 논리를 버리고 예수님의 십자가만을 전했다. 그걸 벌써부터 깨달았어야 했다. 성경과 권능으로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모세가 아론과 함께 지팡이 하나 들고 애굽으로 가는 길은 참으로 초라한 모습이었을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을 데리러 노인 모세가 애굽을 향하고 있다는 얘길 들었을 때, 바로는 “미친 놈”이라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모세는 큰일을 이루었다. 세상이 다 미친 자라 해도 괜찮다.
나는 왜 미친 자가 못되고 사리에 맞는 말만 하기위해 시간을 보냈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나는 못난 사람이다. 우리는 모두 미쳐야 한다.
만군의 여호와의 이름으로 삼손 앞에 섰던 다윗의 모습을 연상해 보라. 초라한 소년이 물맷돌 들고 골리앗 앞에 섰다. ‘미친 놈’이라 했을 것이다. 분명히 상식에 안 맞는, 이해하기 어려운 짓을 하는 것이었다. 그 미친놈에게 미친놈이라고 손가락 짓을 했던 이들이 미친놈에게 고꾸라졌다. 미쳐야 한다.
세상은 무한경쟁 시대다. 목회도 마찬가지다. 미쳐야만 한다. 모두 새 술에 취하자. 나의 역량으로 하는 게 아니라 새 술, 다른 힘을 빌어 감당해야 한다. 물론 잘못 미치면 안 된다. 명예욕에 미치거나 싸움에 미치면 안된다. 자기 영광, 인기, 이런 것들이 다 목사를 망치는 요소가 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제대로 미칠까? 확신에 미쳐야 한다. 확신은 이성의 비판을 강압한다. 확신은 생활에 힘이 된다. 확신은 하나님에 대한 확신이다. 막연한 확신이 아니라, 현존하시는 하나님에 대한 확신이다. 하나님의 향기를 맡는 그런 확신. 하나님의 임재! 바로 이것이 역대 목회 성공자들의 비결이었다. 임재하시는 하나님과 함께 많은 시간을 갖길 바란다. 조용히, 깊은 영광 속에, 내 인격을 마비시키는 나를 미치게 만드는 하나님과의 시간! 이 부분을 여러분에게 숙제로 남겨 드린다.
둘째는 말씀에 대한 확신이다. 종교개혁도 말씀 때문에 일어났다. 그러나 개혁주의 교회들이 거의 다 사라졌다. 청교도들이 사라지고 있다. 미국이 그러하다. 한국 교회의 희망이 사라지고 있다. 예수님은 인류 역사에 공영한 수많은 젊은이들의 80%가 내 제자라고 하실 것이다. 말씀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미칠 수 없고 큰일을 이룰 수 없다.
셋째는 구원에 대한 확신이다. 긍지와 자부심을 지녀야 한다. 이 확신이 있으면 복음의 핵심이 불신자의 귀에 들어간다. 구원의 확신을 가지고 케이오 펀치를 날릴 수 있다.
여러분 모두가 미친 자가 되기를 바란다. 성령으로 미치게 해서 임지에서 승리를 맛보기를 바란다.
기자 등록일 2005-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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