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 '우리도 제비뽑기 도입할까?'
불법·타락 선거 막기 힘들다는 이유로…도입 여부는 미지수
입력 : 2007년 10월 10일 (수) 14:34:06 / 최종편집 : 2007년 10월 10일 (수) 17:02:18 [조회수 : 415] 이승규 ( hanseij )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총회장 백장흠 목사)가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김덕균 목사)가 10월 9일 오전 11시 한우리교회(백장흠 목사)에서 '선거 제도 개선을 위한 간담회'를 열고, 현행 선거 제도의 문제점과 제도 개선을 논의했다.
이날 발제를 한 다수의 목사와 장로는 제비뽑기 제도를 도입하자고 주장했다. 현재 시행하는 직접 투표로는 절대로 금권선거와 타락선거를 막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최경호 목사(심판위원장)는 "총회장 임기가 끝난 뒤에도 선거 당시 진 빚을 갚기 위해 애쓰는 목사가 있다"며 "제비뽑기 제도를 도입하면, 이런 후유증도 없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 목사는 또 "지방에 있는 목회자나 장로가 임원 후보에 등록하면 서울에 캠프를 차려야 한다"며 "(현행 선거법은)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다"고 말했다. 문제는 선거 운동에 들어가는 돈이 교회에서 나간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임원 선거에서 떨어질 경우, 목회에 지장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는 게 최 목사의 주장이다.
신상범 목사(새빛교회) 역시 제비뽑기 제도를 도입하자고 주장했다. 신 목사는 "7년 째 제비뽑기를 시행하는 예장합동을 비롯해, 감리교에서도 올해 제비뽑기 제도를 채택할 가능성이 많다"며 "타락된 선거 문화는 이 제도로만 치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 목사는 제비뽑기 제도를 도입해야 하는 이유로 "KBS·MBC 등 공중파 방송국이 개신교의 선거 부정 사례를 취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내용을 담은 방송이 나갈 경우 한국교회의 명예는 아프간 피랍 사태에 이어 다시 실추될 것이다"고 우려했다.
반면, 현행대로 직접 투표로 총회장 등 임원을 뽑는 것이 괜찮다고 주장한 목사도 있었다. 신익수 목사(선거관리위원회)는 "부정선거 문제는 제도 개선의 문제가 아니라, 종교개혁 수준으로 다뤄야 한다"며 "목사나 장로가 부정을 저지를 수 있는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택한 방식이 제비뽑기라며,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고 꼬집었다.
신 목사는 "제비뽑기를 도입하자는 주장이 많은데, 현재 제도를 갖고, 최선을 다해 부정선거를 감시해보자"며 "우리보다 10배 정도 큰 예장통합도 아직 제비뽑기를 도입하지 않은 이상, 우리도 정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영남 장로(전국장로회 회장)는 "우리 교단의 불법선거는 이제 감추고 싶어도 감출 수 없게 됐다"며 "성경에 쓰여 있는 대로, 철저하게 부정선거를 감시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총회가 의욕을 갖고 추진했지만, 참석자가 너무 적었다. 겨우 20여 명만이 자리를 지켰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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