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논단] 새해 총회에 바란다
새로운 한해가 열렸다. 누구나 묵은 마음을 털고 새로운 다짐을 한번쯤은 할 시간이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기업이나 단체들도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파이팅을 외칠 때다.
한국교계를 선도하는 예장총회도 새해 첫머리에 자세를 가다듬고 책임 있는 교단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며 몇 가지 소견을 드리고자 한다.
첫째, 금년에는 선거풍토 개선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완성되고 총회가 보다 쇄신되는 해가 되었으면 한다. 근년에 들어서 한국교계는 교단장 선출의 과열 경쟁으로 가슴을 아프게 하고 내외적으로 귀감을 주지 못했다. 이러한 행태는 위기의식을 불러왔고 마침내 최선의 방법은 아니지만 그래도 금권선거보다는 낫다는 인식하에 제비뽑기란 새로운 제도를 도입했다. 지금까지 두 번의 시험기회를 가져 큰 호응을 받았으며 앞으로 한국교계에 적지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기왕에 제비뽑기로 임원을 뽑는다면 각 상비부장과 총신대 운영이사장, 기독신문 이사장, 사장 선출까지 이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부총회장의 경우는 지역예선을 거치지 말고 자격을 갖춘 사람은 몇 사람이 되든지 다 후보 등록을 시켜서 본 회의에서 본인들이 직접 제비를 뽑아 당락을 결정하는 일이 민주적이고 효율적이며 제비뽑기 정신에도 맞다고 본다. 황금 같은 시간을 아껴서 보다 중요한 안건들을 진지하게 다루는 생산적인 총회로의 변신이 요구된다.
둘째 총신대학과 신대원이 정신차리고 안정과 발전에 주력해야 될 것이다.
너무나 오랫동안 학교 문제로 진통을 겪으면서 우리는 고통을 맛보았다. 아픈 만큼 성숙한다는 말대로 우리는 이 과정을 통해서 많은 깨달음과 교훈도 얻었다. 만족 할 수는 없지만 신학문제, 구조조정 문제가 이제 매듭지어진 만큼 이제는 학생, 교수, 교직원과 이사회 그리고 교회가 하나되어 교단 신학교의 발전을 위해서 함께 힘을 모아 가야 할 것이다. 학교가 잘 돼야 교수들도 안정된 마음에서 연구 생활을 할 수 있고 장래도 보장된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지 말고 함께 책임을 느끼는 마음으로 정말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돌아가 주기를 바란다.
신학문제는 단순한 감정싸움이나 정치싸움에서 야기됐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누가 뭐래도 총신은 한국 교회의 보수신학을 대표하는 교단으로서 전통적인 개혁주의 보수신학의 보루 역할을 해야할 사명이 있다. 교수들은 일반대학 교수와 달리 결코 학문연구의 당위성을 내세워 교단신학의 정체성을 무시하거나 앞서가서는 안 될 것이다.
“신학교가 가는 곳으로 교회가 간다”는 메어첸 박사의 말과 같이 우리신학은 정통주의 보수신학을 지켜 나가야 할 책임이 있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학내의 신학 문제는 우리 모두에게 경각심을 일깨워 준 것이며 다시는 학교에서 교단의 신학적 정서에 반하는 신학문제가 제기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금년부터는 운영이사회나 재단 이사회가 반목하지 않고 하나되어 학교발전에 힘을 모아 가기를 바란다. 그리고 학교인사 문제에는 학교의 효율성을 보장해주는 쪽으로 가야 할 것이다. 학칙을 무시하고 이사회가 인사문제까지 관여하려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일이다. 잘못된 선례를 남기지 않기를 바란다.
셋째, 한국 교회의 연합과 일치 운동에도 적극 참여해서 지도력을 발휘하는 총회가 되기를 바란다.
다행스러운 것은 근년 들어서 총회장들이 이 일에 앞장을 서고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현실적인 정치 참여는 교단의 신학적인 정서로 볼 때 문제점이 있었기에 꺼린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명실공히 민주화된 사회에서 보수교단은 더 이상 사회참여와 교회연합운동에 미온적이어서는 안된다.
오히려 복음주의적인 교단이 이 일에 앞장서는 것은 너무나 성경적인 것이요, 초대교회의 정신을 이어 받는 것이요, 시대적인 사명이다.
다만 교단의 지도자가 연합사업에 앞장 설 수 있도록 우리 교단의 지도자들과 교회가 기도와 정신적 또는 재정적인 후원에도 적극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할 것이다.
복음주의 교단의 단합된 힘과 지도력을 대외적으로 보여 주면서 교단의 위상을 내외적으로 드높이는 한해가 되기를 바란다.
김윤배 목사 등록일 2002-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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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장 제비뽑기연구위 위원장 서기행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