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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회 총회가 갖는 의미
[기독신문 2005-10-05 오후 6:36:05]
제90회 총회가 유례없는 두 번의 정회 끝에 지난 30일 파회됐다. 두 번의 당혹스럽고 긴 정
회가 말해주듯이 이번 총회의 위기와 혼란스러움이 있었던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었다.
총회 개회 전 분위기는 지난 총회들과 달리 험악함과 긴장감이 돌았다. 총회가 열리는 회의
장 내부는 총대와 진행 요원이 아니면 누구도 들어갈 수 없었고, 주변에는 1000여명이상 되
는 총신 신대원생의 집회와, 개혁교단 합동을 반대하는 300여명의 비상수호대책위원들의 성
토 소리로 긴장과 혼란이었다. 과정은 그랬지만 결과는 매우 의미있고 축복된 총회였다. 교
단의 미래가 건전하고 발전적으로 지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개혁측 총회와 하나됨
개혁총회와의 합동은 분열의 시대를 종식하고 화합과 회복의 역사가 시작된 한국교회 낭보
이며, 예장총회와 개혁측이 함께 맺은 선한 열매요 쾌거였다. 총회 개회 전에는 영입이냐 합
동이냐, 유안건이냐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으나 결국 ‘합동’이라는 결론에 이르렀고, 총회
결의도 존중하고 개혁측 입장도 살리는 의미에서 경과조치를 하고 대국적 견지에서 합동을
이뤄 모두 감격 속에 합동감사예배를 드린 것이다. 개혁총회와의 하나됨을 이룬 것을 소중
히 여겨 이제부터 차근차근히 후속조치를 잘 해나가야 한다. 개혁 식구들이 들어와 잘 적응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여 이해하고 포용해야 한다. 개혁측 인사들 역시 총회의 정서와
문화에 빨리 적응해야 한다.
개혁측 식구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다. 첫째, ‘영입’이 아니라 ‘합동’으로 결정된
만큼 합동이란 의미를 살리는 데 최선을 다해달라는 것이다. 둘째는 한국교회 안에 ‘개혁
측’이란 간판이 완전히 내려지도록 노력해 줄 것을 주문하고 싶다. 그리고 영입과 합동을
반대하던 교회들도 앞으로 합동의 기회는 있다고 할 것이다. 앞으로 1년 동안 잘 준비하여
‘완전한 합동’으로 열매맺기 바란다.
이단문제 절대 용납 안해
평강제일교회(박윤식)와 광성교회(이성곤)의 서북노회 가입사건은 노회들이 이번 총회에 헌
의한 안건 중 상당한 부분을 차지했고, 긴급 동의안으로도 서북노회 제명 및 해산, 관련자
조사처리, 총신 신대원 교수 연구 논문 채택 등이 올라오는 등 이번 총회의 핵심문제였다.
서북노회 문제는 대다수 총대들의 요구로 현장에서 다뤄졌고 두 번의 정회가 말해주듯 진통
끝에 가까스로 결론을 도출할 수 있었다. 결론은 금년 10월말까지 평강제일교회의 서북노회
영입을 취소하지 않을시 서북노회는 자동 해체된다는 초강수의 결의였다. 이단에 대한 준엄
한 철퇴를 가한 것이다. 이어 광성교회 역시 가입을 취소시켰다. 몇 달 동안 총회에 혼란을
불러온 사안들이 해결됐다. 이번 총회에서 보여준 우리 교단의 위기상황 처리 능력은 높이
평가할 만 했다.
이번 총회에서 두 교회를 영입했다가 철퇴를 맞은 서북노회의 깊고 아픈 상처도 마음 아픈
일이다. 무엇이 그렇게 서북노회로 하여금 이 지경이 되게 하였는가? 왜 총회가 이런 혼란
과 고통을 겪어야 하는가? 평강제일 문제는 사전에 이단성이 부각되면서 긍, 부정의 시각들
이 적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서북노회의 결정을 만류하거나 경고하는 목소리는 높지 않았
다. 그런 점에서 이번 사태를 초래케 한데 관련된 교단 인사들도 책임이 크다.
이번 사태를 통해 총회는 깊은 반성과 재발 방지에 나서야 한다. 그리고 서북노회는 우리
총회 산하의 한 지체다. 서북노회가 이번 사태를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협력하고 서북노회
역시 총회의 정서와 결의를 받아들여 이행하고 하루속히 정상적인 노회활동에 임해야 할 것
이다.
이와 관련해 총신 신대원 교수들의 박윤식씨 이단성에 관한 연구논문을 본 총회가 채택한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돼야 한다. 채택 과정에서 시기 등을 놓고 논란이 있기도 했지만 이단
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교단의 입장을 재정립 한 것으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개역개정판 성경 사용 결정
수년동안 총회 단골이슈로 등장했던 개역개정판 성경 문제가 매듭지어진 것은 한국교회 연
합기류 속에 발전적 결정이었다고 평가된다.
뒤늦게 결정한 일이지만 예장총회가 신학적 권위를 세워 수정할 것은 수정하고 약속할 것은
약속해서 한국교회가 한 가지로 성경을 읽을 수 있게 한 점은 평가할 만한 일이다.
치리회 밖의 행보
또한 이번 총회에 파문을 던졌던 소위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문제에 대한 시각 차이도 컸
다. 치리회 밖의 조직이라는 의미에서 불법성을 지적하는 기류와 사안의 중대성을 생각하며
당위론을 주장하는 쪽 사이에 주장의 충돌이 있긴 했으나 교단의 현실인식을 함께 하고 결
국 서로 이해하며 마쳤다.
이번 총회에서 총신 신대원생들의 요구와 기도의 함성도 교단을 바로 세우고 정립하는데 크
게 기여했다고 할 것이다. 개회 전부터 마지막 날까지 많은 불편을 감수하며 기도시위를 벌
인 그들도 이번 총회의 역사를 만든 한 일원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역
시 앞으로는 더 이상 반복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번 총회는 그 누구의 승리도, 그 누구의 패배도 아니다. 총회를 사랑하시는 모든 총대들의
승리요, 한국교회 나아가 주님의 역사다. 역사에서 교훈을 찾고, 필요한 것을 기억하고 21세
기 미래의 세계를 열어가는 우리 교단이 되길 간절히 소원하자!
기독신문 (ekd@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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