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우칼럼] 혁신은 대가를 요구한다
2007년 11월 27일 (화) 17:19:08 기독신문 ekd@kidok.com
무슨 일이든 ‘안 된다’는 생각부터 하는 사람들이 있다. ‘안 된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는 장로·권사·집사들을 본다. 이런 사람들이 주도권을 잡고 있는 교회는 결코 발전할 수 없다. 그래서 목회자들은 ‘안 된다’파를 경계한다.
그런데 알 수 없는 일은 지역교회에서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목회자들도 노회나 총회에 나와서는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태도를 갖는 예가 많다는 사실이다. 특히 노회나 총회의 정치풍토 개선을 놓고 논의할 때 그들은 으레 ‘안 된다’고 도리질한다. 그러면서 정치란 통상 거짓과 술수가 주를 이루고 금권과 향응이 부속된다고 단정한다.
인간의 역사는 뜻 있는 일이 저절로 된 적이 없다는 것을 가르쳐준다. 일 중 제일 값진 일인 구속사(救贖事)가 그것을 잘 보여준다. 주 예수의 십자가가 아버지 하나님으로 하여금 부활의 역사를 자아내게 했다. 개교회도 노회도 총회도 누군가가 오해를 받고 모욕을 당하고 매를 맞으며 십자가에 달릴 때 그 ‘죽음’의 모든 상징에서 ‘부활’의 영광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러므로 대가(cost) 없는 혁신(innovation)은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모든 것을 금품수수로 처리하고 늘 자리에 욕심을 내는 사람들, 자기혁신을 외면한 채 계속 총회에서 영향력을 끼치고 싶어 하는 사람들, 손톱 하나 까딱하지 않고 있다가 남들이 수고해 만든 자리에 편승하려는 사람들, 평소엔 뒷전에 앉아 있다가 문제가 야기되면 의인인 양 성토와 비난에 열 올리는 사람들, 정치 불신에 깊이 빠져 노회와 총회를 몰라라 하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로는 역사를 바꿀 수 없다.
선비들이 조정의 난맥상을 보고 까마귀 우는 골에 백로야 가지 말라던 때가 있었다. 그들은 자신의 용기 부족이나 책임 회피는 감추고 매양 조정의 모리배들만 비난했다. 일단의 선각자들이 실사구시(實事求是)를 외치면서 조정을 일신하고 나라의 발전에 골몰했으나 ‘꾼’들에게 걸려 넘어져 뜻을 이루지 못했다. 모략으로 목숨을 잃거나 평생을 귀양살이로 보냈다. 그 사이 조정은 더욱 악화일로에 빠졌다. 그 결과가 무엇이었던가. 나라의 빼앗김이었다. 이것이 조선의 근대 실상이다. 오직 참여(대가지불)가 역사를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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