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는 이미 한 달이나 지나가버린 결혼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둘다 설레이는 마음으로 여태 한번도 가본적 없는 곳에 갔다. 그곳은 바로 헐리웃의 유니버설 스튜디오이다. 항상 사역스케줄때문에 이리저리 쫒겨 아내에게 여유를 두지 못했던 미안한 어깨의 짐이 조금 가벼워 진 것 같았다.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티켓값은 유난히 비쌌다. 한명당$64불이나 하는 티켓을 두개를 구입했다. (알고보니 다들 버거킹에 15불짜리 쿠폰을 가저 오는것이 아닌가~) 아무튼 모처럼 하는 나드리이기도 하거니와 티켓도 비싸니까 이참에 뽕을 빼자는 마음으로 입구를 통과 했다. 처음 온 곳이라 많은 인파들 틈사이에서 어떤 라이드를 먼저 탈까 고민 하는 것은 바보짓 같았다. 역시 원시적인 방법데로 가장 먼저 보이는 곳으로 가는 것이 적합하다는 판단에 우리 부부는 'Horrow house' 라는 으시으시한 문 속으로 들어갔다.
선글라스를 쓰고 들어간 나는 유난히 어두컴컴한 미로 같은 곳에서 헤메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나는 내 옆의 한 여인을 책임저야 할 남편이자 가장이 아닌가? 아니나 다를까 여영이는 입구안으로 들어가자 마자 찰싹붙은 거머리 마냥 내 옆구리에 자신의 몸을 맡겼다.
한 발자국 한 발자국 걸어나갈 때마다 이미 예상했던 좀비들이나 유령들이 우리를 내내 겁먹일것이 뻔했다. 그런데 어차피 되돌아갈 수는 없는 법, 끝까지 태연함을 유지하려 했지만 결국 첫번째 등장한 형체모를 어떤 괴물 인형 때문에 나는 자지러 지고 말았다. "으악!" 재미난 사실은 나의 경악하는 모습에 내 아내는 마냥 즐기고 있는 것이었다.(자기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었으면서) 아내가 말은 안했지만 '겁쟁이 박용수' 하고 보는 것이 뻔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너무 무서웠다. 좀비의 탈을 쓴 사람인지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순간순간 언제 튀어나올지 모르는 상황은 마치 살얼음판 위를 걷는 것만 같았다.(왜 비싼 돈을 주고 이래야 하는지 당시 짧은 후회를 했단다..ㅋㅋ)
억울하긴 했지만 재미있는 경험을 한 것 같다. 그리고 좋은 교훈도 얻었다. 바로 이런 느낌이 바로 리더의 깊은 곳에 숨어있는 공포심이 아닐까? 보이지 않는 곳에 나 혼자가 아닌 나를 따라오는 수 많은 양떼들을 이끌때 생기는 남모를 두려움 말이다. 가야 하는 사명을 알고, 수 많은 환경의 장애물들이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인식하고는 있지만 겪게되는 일종의 고뇌를 말한다.
역시 예수님은 우리의 참된 목자이시다. 십자가의 길이 절망의 골고다 언덕을 오르실 줄 아셨다. 그리고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과 핍박이 도사리는 곳임을 이미 아셨다. 그러나 우리 구주 예수님은 그 언덕을 오르셨다. 인간의 모습으로 오신 예수님은 겟세마네 언덕에 자리 잡으시고 하나님 아버지와 뜨거운 눈물이 붉은 피눈물이 될만큼 대화 하셨단다.. 바로 그 십자가와 순교자의 길을 먼저 닦으시기 위하여..
같은 어두운 길을 가더라도 앞서가는 자와 뒤를 쫒는 자의 공포심의 크기는 전혀 다르다고 생각한다. 따르는 자들은 앞서가는 리더만 부지런히 따라가면 된다. 리더의 몸에 붙어가기만 하면 리더가 못보는 곳을 두리번 할 수 있기 때문에 공포감은 덜 할 것이다.
그러나 앞서가는 자는 어둠을 헤치고 길을 개척해야 할 부담이 있다. 내가 쓰러지면 뒤를 쫒는 모든 영혼들은 광야의 한 복판에 유리할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또 리더로서 폭풍속에 흔들리는 모습을 감추고 싶어하는 본능이 있다. 왜? 리더가 무서워 하면 챙피하기도 할 뿐더러 권위 상실이라는 불명예를 예측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부부는 결국 모든 난관을 헤치고 다시 태양이 위로 솟은 밖으로 나왔다. 나는 애써 늠름한척 여유를 부려봤지만 소용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내 아내는 시종일관 노랗게 뜬 내 얼굴을 보며 깔깔 웃기 시작했다. 나는 오직 이 한마디로 응수했다.
"이번엔 너 혼자 다시 가보지 그래?"
|
|
0
17852
1191
12 
[사설]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를 지켜보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