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 오피니언/칼럼 > 사설 2002-01-01 00:45 []
21세기의 첫해를 마감하며
일년을 하루에 비교한다면 12월의 마지막을 향해 달리는 이맘때는 석양의 붉은 빛으로 물든 서쪽 하늘로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세월은 유수와 같다고 하더니 다사다난 했던 올 한해도 어느 덧 서서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역사의 수레바퀴와 항상 함께 하면서 사회가 혼란할 때는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는 중심에 있었고, 번영의 시기에는 먼저 겸손의 자세를 취하며 옳은 길을 제시하는 시대의 예언자로서 역할을 했던 기독교는 언제나 눈물과 기도로 세상에 빛과 소금의 사명을 감당하는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올 한해 한국 기독교계를 돌아보면 각 교단 총회의 임원 선거에서 전대미문으로 제비뽑기가 채택, 실행되어 단연 화제가 되었다. 더욱더 인상에 남는 것은 후보자들이 개표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하여 기독교 선거에 좋은 선례를 남기게 되었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한국교회 일치를 위한 교단장 협의회가 창립되어 분열과 반목의 기독교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 다시 화해와 일치로 전환하는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해외에서는 9·11 미 테러 사건과 아프간 사태는 전 세계를 경악하게 했고, 한국의 인도주의적 기독 사회NGO 단체들은 일련의 사태에 대해 애도를 표시하며, 기도와 성금 모금운동, 의료봉사 등 대사회 활동을 펼쳐나가 기독교의 사랑과 희생의 정신을 널리 알리기도 했다.
북미관계의 악화로 교류의 물꼬를 터가던 남북관계가 소강상태로 접어든 가운데서도, 교계의 대북지원은 끊이지 않아 분단의 오랜 질곡을 품고 기도하며 북한의 굶주린 백성들의 영육을 채웠다.
올 한 해를 돌아보면 세상을 이끌어 온 것은 유력 중앙일간지의 헤드를 장식했던 인물들 같지만, 실상은 보이지 않게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켜온 기독교인들의 희생과 사랑, 섬김과 봉사, 기도였음을 누가 부인할 수 있으랴.
그러나 한국 기독교는 한 해를 마감하며 새로운 도전과 과제를 안고 있다. 무엇보다 실추된 사회적인 영향력을 회복하고, 제사장으로서의 도덕성과 권위를 속히 회복해야 할 것이다. 기독교인은 개인적이며 이기적이라는 소문을 듣게 될 때마다 이 땅에 사랑과 화평를 주시기 위해 오신 예수님의 마음을 깊이 묵상해 본다.
올 한해가 깊어간다. 얼마 남지 않은 한 해를 주변의 가난하고 억울한 자들을 돌아보고 위로하는 시간으로 보낼 때 21세기의 원년이 하나님께서 받으시기에 합당한 한 해가 될 것으로 믿는다. 내년에도 여전히 세상은 다사다난할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신실하심과 은혜도 여전히 우리와 함께 할 것이다.
|
|
0
17852
1191
12 
어떤 교단에서는 제비뽑기를 통하여 부 총회장을 선출한다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