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잘못을 하나님의 뜻이라 말하지 말라
하나님의 뜻과 인간의 뜻 (1)
2006년 08월 23일 (수) 09:02:56 [조회수 : 733] 최종운 ( pinganma )
기독교인들이 신앙생활을 하면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말 가운데 하나는 ‘하나님의 뜻’이라는 말입니다. 예정론의 교리가 쉽게 하나님의 뜻으로 인식되어 사사건건 ‘하나님의 뜻’으로 행한 것이라고 우겨대며 결론짓기도 합니다. 목회자들은 이런 ‘하나님의 뜻’을 두고 수없이 설교하고 기도하고 가르칩니다. 이 세상에 일어나는 희로애락의 사건을 하나님의 뜻으로 너무나도 쉽게, 수학 공식 대입하듯이 해버려 우리는 잘못을 되돌아보는데 인색하게 되었습니다.
이 세상 살면서 모든 게 지나고 나면 하나님의 은혜가 아닌 게 없지만 일상사에서 일어나는 ‘하나님의 뜻’을 말해보고자 합니다. ‘하나님의 뜻대로’, ‘하나님의 뜻이다’, ‘하나님의 뜻을 구하기’, ‘하나님의 뜻을 기다리자’ 등등의 말은 우리가 신앙 생활을 할 때 흔히 사용되는 말입니다. 그래서 무슨 어려운 난관이나 문제가 있을 때 전후의 상황을 봐가며 이런 말을 하며 기도를 하게 됩니다.
특히나 ‘하나님의 뜻이다’라는 말은 목회자의 전용적인 말이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말을 많이 하는 설교자이기 때문에 그러할 것입니다. 이런 말을 하면서 성도들이 현재 겪고 있는 고통과 과거의 아픔을 위로하고 하나님의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 말은 신앙적인 키워드로 세상에 살다가 답이 없을 때 풀어주는 유일한 해결책으로 사용됩니다. 이는 교회 생활의 일반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의 뜻’ 오남용
하지만 이런 ‘하나님의 뜻’을 사용하는 의식 구조를 가만히 살펴보면 대개가 인간의 뜻일 때가 너무도 많이 있음을 부인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어떤 대학교에 가는 것, 어느 회사에 취업하는 것, 누구와 결혼하는 것, 어느 교회로 가는 것 등등의 선택을 놓고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기도하고 상담하며 고민할 때가 있습니다. 그때 자기가 원하는 방향을 선택하여 이를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특히나 목회자들이 그러합니다. 성도들이 좋은 일을 당할 때나 나쁜 일을 당할 때나 무조건 ‘하나님의 뜻’이라는 말을 갖다 붙이면 직면된 상황이 두루뭉술 해결되는듯 하기 때문입니다. 어찌 보면 인간으로서는 어찌 말해야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다른 말로는 도저히 할 수 없으니까 그렇게 말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기독교인들이 ‘하나님의 뜻’을 아는데 간과할 수 있는 오류가 있습니다. 그것은 자신이 처한 상황과 현실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입니다. 그 외의 상황은 무시한다는 것입니다. 즉 이 세상의 사회적 모든 환경이 자신을 중심으로 만사형통으로 일이 잘 추진되어갈 때는 ‘하나님의 뜻’이고 막힐 때는 ‘하나님의 뜻’이 아닌 것처럼 생각하기가 쉽다는 것입니다. 마치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어느 길로 가야할지 생각하다가 바람 부는 방향이 내가 오늘 가야 하는 길로, 사업을 잘하다가 부도가 나서 앞길이 막힐 때는 신학교로, 결혼을 앞두고 있는 자매가 10번째 선보는 형제를 결혼 상대자로 선택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런 결정은 하나님의 뜻이라기보다는 한국인의 의식구조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운명 내지는 숙명에 대한 인식 때문입니다.
순리와 역리의 ‘하나님 뜻’
우리가 일상적으로 겪고 있는 안전사고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 봅시다. 이번 여름에도 각 교회에서는 수련회를 바다나 강, 산으로 갔다 왔을 것입니다. 해마다 반복하는 뉴스이지만 올해도 역시 모 교회에서 수련회를 다녀오다가 고속도로에서 추돌 사고가 나서 사망과 중상 사고가 발생하였습니다. 이런 경우를 뭐라고 설명해야 될까요? ‘하나님의 뜻’으로 해석해야 될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이 살아가기에 적합한 환경과 창조 질서를 주셨습니다. 이것을 일반계시라고 합니다. 사시사철과 밤과 낮을 주시고 계절과 기후에 순응하며 창조 질서를 따라 살아가는 것을 순리(順理)라고 합니다. 이에 거슬러 사는 것을 역리(逆理)라고 합니다. 인간의 모든 질병과 사고는 한마디로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거역하는 삶과 순리적인 삶을 살지 않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그런데도 모든 일을 ‘하나님의 뜻’으로 무마하고 애꿎은 하나님만 원망하고 하나님의 책임으로 전가하고 있는 것입니다.
첨단 과학 시대의 인간의 문명 생활이란 한마디로 역리적인 삶의 구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물론 그 속에서도 순리적인 측면이 없지는 않지만 결국은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거역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을 사회 구조와 문명의 발달을 보면 확연히 잘 알 수 있습니다.
앞서 얘기한 교통사고의 원인 대부분은 운전사가 안전 운전을 하지 않은 실수 때문에 발생했다고 봅니다. 졸음운전과 과속 운행, 피로 누적, 전방 주시 태만, 정비 불량 등등의 원인으로 해서 탑승한 사람들의 생명이 위태롭게 되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문제는 모든 질병과 사고는 인간의 잘못에 의해 비롯된 것임은 분명합니다. 사고가 나지 않도록 운전자는 충분히 잠을 자고, 차량 정비를 잘 한 후 교통 법규를 지키면서 안전 운전한다면 사고는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지금 이 시간도 고속도로에는 수많은 차들이 다니고 있습니다. 그 속에서 어느 한 사람이 실수를 한다면 본인은 물론이지만 제삼자에게도 날벼락이 떨어지게 됩니다. 이런 모든 사고는 인간의 실수와 잘못으로 생긴 것이며 결코 하나님과는 상관없는 인위적인 사고이므로 하나님께 사고 책임을 전가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순리가 하나님의 창조 질서대로 살아가는 것이라면 역리는 인간의 질서대로 살아가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역리(逆理)는 인간의 죄성을 기초로 한 지혜의 산물인 현대 문명을 살아가고 있는 삶의 구조입니다. 인간들은 항상 하나님을 떠나 살기를 좋아하는 유전자적 죄성을 이어오고 있기 때문에 순리와 역리가 충돌하는 것입니다. 이런 역리는 모든 방면에서 인간들의 삶을 빠르고 편리하게 쾌락으로 인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이지 않게 생명을 위협합니다.
창조 질서 원칙으로써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흘러내리는 게 순리라면 전기 에너지로 가동하는 양수기로 아래에 있는 물을 위로 퍼 올리는 것은 인간의 질서인 역리입니다. 이것을 현재 우리가 혜택을 받고 있는 과학 문명이라고 합니다. 좀 더 설명하자면 하나님의 창조질서는 지금의 관점에 봐서는 불편하지만 행복하게 살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질서는 몸을 적게 움직이고 가능한 편하게 살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양수기가 그렇고 각종 전기 제품, 자동차, 비행기, 원자력 발전, 각종 기계 설비, 유전육종학, 패션디자인, 등등의 각종 영역에서 소위 자본주의라는 탐욕을 전제로 한 사회 구조에서는 더욱더 역리적인 인간의 질서가 활개를 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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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뽑기 선거제도를 폐지하려는 분들께 공개질의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