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긍하지 않는 인사, 내부 불신 키워
총회 허락 얻지 않은 임의 조직개편서 지도부 리더십 상처 시작
정치권 '자기사람 심기' 비판 거세 ... 투명한 시스템 구축 시급
2008년 09월 12일 (금) 11:53:57 총회특별취재팀 ekd@kidok.com
'집중기획/93제주총회, 이것이 쟁점이다' ⑦총회본부 인사시스템
제92회기 총회임원회는 근래 보기드문 불협화음의 편조였다. '1 대 9' 혹은 '2 대 8' 임원회였다는 자조섞인 비난도 그래서 생겼다. 제92회기 초반에 터진 총회장과 총무의 갈등은 총회본부는 물론 전국 교회에 엄청난 상처를 안겼다. 여기에 총회임원도 자유로울 수가 없었다. 회의만 모이면 고성이 오가고 날카로운 신경전만 되풀이했다.
총회 지도부의 리더십이 흔들리는 상황에서는 정상적인 총회를 이끌어 갈 수 없기 때문에 제비뽑기제도를 직선제로 전환하여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던 것도 바로 이런 연유다.
제92회기 임원의 첫 번째 실책은 총회본부 내규에 분명히 제시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임의로' 조직을 개편하여 국장급 인사를 단행한 점이다. 그것도 내부승진이나 수평적 이동이 아닌 낙하산 인사를 감행하여 도마에 올랐다. 특히 총회장이 시무하던 교회의 부교역자이자, 조카를 총회본부 국장에 무리하게 임명하여 반발이 컸다. 총회본부 조직도 총회의 통과없이 4국을 6국으로 늘려 기형적인 형태의 공룡조직으로 을 만들었다. 사회복지국의 경우 현재 국장 1명만 존재하는 '나홀로 국'을 유지하고 있다.
당시 인사는 총회임원회에서 소위원회를 구성하여 일사천리로 추진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설령, 총회본부 개편이 불가피 했다 하더라도 제93회 총회의 허락을 받아 총회본부 내규를 수정하여 실시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이 부분에 대해 현 총회장 김용실 목사는 "'선 결재 후 승인'도 있다"면서 "제93회 총회현장에서 총회본부 인사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면 원 상태로 돌려놓으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설득력이 부족하다.
첫 단추가 불법으로 시작되었던 총회임원회는 여기저기서 삐걱거릴 수 밖에 없었다.
"당시, 총회본부 내규를 수정하여 제93회 총회의 허락을 받은 뒤 조직을 개편하자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속전속결로 인사가 진행되어 어쩔 수 없었습니다."
제92회기 한 임원의 얘기다.
총회본부 직원들이 삼분사분 나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총회본부는 사무국 국내전도국 교육국 출판국 등 4개 국에 국장과 차장 그리고 과장 대리 주임 직원의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 법인사무국과 사회복지국이 신설되어 6개 국으로 확장되면서 국장은 6명인데 반해 차장은 기존 4명인 역삼각형으로 바뀌었다. 일부 직책에서는 항아리형 구조를 띠고있다. 거기다 공보실까지 설치되어 사무국의 업무와 겹치고 있다는 여론도 높다.
국장자리에 낙하산 인사가 등장하자, 총회직원들은 상대적 박탈감에 빠졌다. 차장 이하 직원이 "인사가 잘못됐다"는 요지에 서명을 하여 총무와 총회장에게 제출하기도 했다. 특히 차장과 과장 등 15년 이상 장기 근무한 직원들의 사기저하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는 전언이다.
"직원 워크숍 자리에서 국장을 외부에서 임명하지 않고 내부승진을 원칙으로 하겠다고 총무님께서 분명히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 그런데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아 기형적인 인사가 이뤄졌습니다. 열심히 일하고 있는 직원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습니다. 정치권 입맛에 맞는 인사만 당하고 보니 솔직히 일할 의욕이 나지 않습니다."
총회본부의 한 직원은 이렇게만 말하고 더 이상 언급을 피했다. 말해도 시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을 것이란 냉소가 가득했다. 낙하산 인사 중 현재 차장보다도 나이가 적은 국장도 있어 조직도 이미 물구나무를 섰다는 비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미 결재라인이 무너진 것이다. 거기다 이 상태라면 현재 직원들은 최고로 승진해야 차장에 머무를 수 밖에 없고, 현 차장들도 직책을 늘리지 않는 한 차장으로 정년 퇴직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한 마디로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낙하산' 보다 더 높은 지위에 올라갈 수 없다는 것이다. 직원들을 더 슬프게 만드는 것은 아무개 국장은 누구의 측근이고, 또다른 아무개 국장은 누구의 친위대라는 여론이 확산되어 있다는 점이다. 정치세력에 총회본부 조직이 한방에 무너진 셈이다.
이러한 문제는 총회임원들이 임기동안에 무리하게 자기 사람을 심으려는 그릇된 판단이 총회본부를 거꾸로 가게 한다는 여론이다. 사실, 총회본부는 이름만 대면 알만한 분들의 자제나 친인척이 상당히 근무하고 있다.
총회임원회가 이렇게 무리수를 두면서 낙하산 인사를 추진하자 뜻있는 분들이 원래대로 환원하고 제93회 총회결의에 따라 인사도 실시하자고 요청했으나 총회장을 비롯한 현재 임원의 태도는 요지부동이라는 것이다. 이유인즉 어떻게 한번 들어왔는데 내보내냐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속에 총회본부는 중견간부의 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또다른 편법인 본부장 제도를 모색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현재 남대구서노회와 울산남노회에서 헌의를 해 뜨거운 이슈가 될 전망이다. 특히 확실한 것은 가장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할 총회장과 총무 그리고 총회임원이 임의로 총회본부 내규를 바꿔가면서까지 낙하산 인사를 집요하게 추진하고 있다는 것은 도덕적 해이를 넘어서 총회를 우습게 여겼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현상은 이번 회기 뿐만이 아니다.
"총회본부에 공석이 생기면 여기저기서 청탁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거절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심지어 없는 자리를 만들어 요청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모 증경총회장은 이렇게 말하고 하루빨리 총회본부도 투명한 공채로 인사시스템을 운영하고 윗선에서 끝내는 밀실인사는 단호히 배격해야 한다는 주장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책임있는 총회지도자들이 먼저 법을 지키려는 의지와 인사 청탁 등에 전혀 관여하지 않는 것이 깨끗한 총회본부를 구축하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알아야 된다.
그리고 한마디 덧붙인다면 지금이라도 제92회기 임원들은 법에도 없는 조직을 만들어 인사를 실시한 것을 제자리로 돌리고, 만일 총회본부의 조직개편이 요구되면 제93회 총회의 결의를 얻어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 사료된다.
총회특별취재팀의 다른기사 보기
|
|
0
17852
1191
16 
8번 걸친 마라톤투표 무산 "총회 현장서 책임추궁 두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