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우칼럼] 어머니!
2007년 09월 04일 (화) 17:32:27 기독신문 ekd@kidok.com
어머니! 이제는 지상에서 다시 부를 수 없는 이름이 되었군요.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천국에 가셨으니까요. 어떤 설교자가 말했습니다. 세상에서 예수님과 가장 많이 닮은 사람이 있다면 단연 어머니라고 생각한다고요.
1923년 9월 18일(음) 이 땅에 오셔서 2007년 8월 30일 돌아가셨으니 생전의 말씀처럼 수한에 여한은 없으셨지요? 하지만 저희는 아쉬움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열다섯의 꽃다운 나이에 스물 한 살의 아버지와 결혼하여 꼭 70년을 김가 집안의 종부 자리를 굳건히 지키셨던 어머니! 모든 이에게 자애로움과 배려를 아끼지 않으셨으나 정작 자신은 인고와 희생을 의연하게 감수하며 살다 가신 그 자태를 이 불효자는 잊지 않고 있습니다.
아버지를 도와 자수성가하시고 8남매 동기간을 낙수 없이 거두셨으며 우리 7남매를 키울 때 거친 말 한 마디 입에 올리지 않으셨던 천래의 교양인 어머니! 노환으로 잠시 대학병원 중환자실에 계실 때조차 몸가짐을 유난히 성궈 간호사들의 범접을 어렵게 만드셨던 그 기품을 이 맏이는 자꾸만 되새기고 있습니다.
8대 종손으로 대를 잇지 못해 항상 머리 못 드는 아들에게 사나이가 한번 생을 받았으면 하나님과 나라를 위해 큰일을 하는 게 효도 중 효도라며 제 맘을 편케 해주셨고, 어떤 경우에도 장남의 권위를 잃지 않게 하려고 배려를 거듭하시던 어머니의 깊이를 저는 아무리 기를 써도 따라잡을 수 없습니다.
그저 회한과 죄스러움이 가득할 뿐 무엇 하나 어머니를 흡족하게 못해 드린 것 같아 어제 밤은 어머니가 누우셨던 자리에서 밤새 몸을 뒤척이었습니다. 허나 어머니께서 저를 따라 하나님을 믿고 아버지의 신앙을 북돋으셨으며 동서들에게 신앙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시고 가셨으니 그나마 마음이 놓입니다. 그것이 제가 어머니께 드린 최대의 선물이었던 듯합니다.
우리 어머니 허양례 권사님, 4년 전 먼저 천국에 입성하신 아버지를 만나보셨는지요? 늘 집안의 화목을 강조하시던 어머니의 아들답게 저는 지금 평생 섬겨온 총회의 화합을 도모하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남은 동생들과 우애를 두터이 하며 어머니의 아들답게 살다 가겠으니 기다리십시오.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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