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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의 한국교회 화해자 역할 감당”… 기독교대한감리회 신경하 감독회장 인터뷰
기사입력 : 2004.11.03, 17:26
27년만에 부활된 기독교대한감리회 전임제 감독회장에 선출된 신경하 감독회장이 1일 본격적인 집무를 시작했다. 신 감독회장은 담임하던 서울 아현감리교회를 떠나 4년 동안 감독회장직을 수행한 후 은퇴한다.
신 감독회장은 1일 감리회 본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150만 감리교인들을 비롯,한국 교회에 희망을 주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감리교회로부터 한국 교회에 새 바람이 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희망의 배경에는 교회의 바른 모습을 사회 속에 심는 일을 포함한다. 한국 교회에 파고든 세속주의 물질만능주의 기복적 자세 등 부정적인 모습을 떨쳐버리고 갈등과 혼란 속에서 화해자의 역할을 감당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임기를 마칠 무렵 신 감독회장이 선거제도만은 잘 고쳤다는 평가를 듣고 싶습니다. 선거를 치르는 사람들의 공통된 의견은 목회자가 할 일이 아니라는 겁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현재의 구조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같은 관행은 되풀이될 것입니다.”
신 감독회장은 선거 과정에서 △영성 회복과 대각성 운동 전개 △300만 총력전도운동 결실화 △세계 교회에서의 리더십 확립 등을 3대 핵심기조로 제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감리교회의 신뢰와 자부심 회복,내실있는 선교사업,효율적인 사회복지사업,감리교회의 사회적 위상 제고 등에 주력하겠다고 공약했다.
감리회 내부에서 제기되는 본부의 기구 개혁 요구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신 감독회장은 “본부에 사람이 많으냐,적으냐의 문제로 보지 않는다”며 “오히려 전문성 있고 신뢰받는 인물이 각종 정책을 바르게 생산하느냐의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동안 전문성과 관계 없는 인사로 신뢰를 잃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신 감독회장은 여성 참여의 폭을 넓히고 출신학교를 안배해 전문성을 가진 인사들을 공평하게 발탁하겠다고 밝혔다.
목회자로서 신경하 감독회장은 ‘낮은 자리의 목회’를 실천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66년 목회를 시작해 군남제일교회 대광교회 도봉교회 우이교회 등에서 담임했다. 아현감리교회 담임 시절 부교역자들과 함께 교회식당을 청소하기도 했다. 목회비를 직접 지출하지 않고 교회에서 집행하도록 했다. 다른 교회의 집회를 인도한 후 받은 사례비도 헌금했다. 휴가비조차도 남은 금액을 반납할 정도였다.
대외적인 활동에서도 이같은 목회 철학을 드러냈다. ‘고난받는 사람들을 위한 모임’에서 활동하며 장기수를 돕는 일을 담당했다. 농촌 살리기를 위해 도농(都農)공동체를 구성하는 일에 참여하고 교회 일부를 농산물 직거래 판매장으로 제공해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농작물을 도시인에게 직접 판매토록 했다. 대한기독교교육협회 회장과 한국기독교나눔운동본부 실행위원,장미회 이사,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이사,생명의전화 운영이사,오이코 크레디트 한국위원회 이사 등을 역임했거나 맡고 있다. 오는 15일 열리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총회에서는 대표회장에 추대될 예정이다.
신 감독회장은 이달 한달동안 아현감리교회에서 예배를 집례한다. 이후에는 산간벽지 교회나 어려운 교회를 찾아 성례전을 집례하고 주일 예배를 드릴 생각이다.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섬기고 이들과 나누는 교회의 모습에서 사람들은 희망을 찾기 때문이다.
전재우기자 jwjeon@kmib.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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