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찬양문화도 ‘세대차이’
찬송가 모르는 청소년들도 많아 … 교회가 문화적 수용성 높여야
조민우 기자 mwj42@kmctimes.com
최근 서울남연회의 한 지방 교역자회의.
“찬양집을 만들려고 합니다. 학생들과 청년층, 장년층 등 세대별로 부를 수 있는 찬양을 선별해 각 교회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요즘 교회에서는 찬양문화의 세대별 차이가 심각합니다. 학생들이나 청년들은 복음성가나 워십찬양, CCM은 잘 알지만 찬송가는 거의 모릅니다. 반면 몇 십년 동안 찬송가에만 익숙해 온 50대 이상 장년층들은 아직도 복음성가나 워십찬양, CCM을 낯설어하거나 심한 경우 교회에 맞지 않는 세상음악이라고까지 생각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지방 서기 목사의 설명에 회의에 참석한 30여명의 교역자들은 모두들 공감을 나타냈다. 그만큼 현장 목회를 하는 교역자들이 느끼는 교회공동체 구성원들 사이에서의 ‘문화의 괴리’ 현상은 심각했다.
▲ <자료사진>춘천지방 청소년 집회에서 소리엘이 찬양을 인도하고 있다.
기성세대와 신세대 사이의 문화적 이질화 현상이 교회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가장 쉽게 일상적으로 접하는 찬양문화에서 이러한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이러한 문화에 대한 ‘세대차이’는 사회적으로는 다양성으로 이해되기도 하지만, 교회라는 틀에서 보면 교회공동체의 ‘공동체성’을 잃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영란여자정보산업고등학교 교목 이천진 목사는 “어른들이 찬송가를 선호하는 것처럼 아이들이 CCM을 좋아하는 것도 똑같은 것”이라며 “찬송가가 성경이 아닌 바에야 다 같은 찬양인데 옳고 그르고를 판단하거나 17, 18세기의 노래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젊은이 사역으로 유명한 아름다운교회 하정완 목사는 “교회 역시 사회문화의 영향에서 절대적으로 자유로울 수는 없는 만큼 새로운 문화적 경향을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수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장 교역자들이 체감하는 교회 내에서의 세대 문화의 차이가 심각한 만큼, 실제 이를 극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도 시도되고 있다.
새안산레포츠교회(담임 김학중 목사)는 매월 첫 주 주보에는 그달에 새로 나온 최신 복음성가나 CCM의 악보가 실린다. 전 교인이 이를 배우고 예배 중에도 이 찬양을 부른다.
김학중 목사는 “장년층 이상 교인들은 복음성가나 CCM이 전통적인 교회문화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실제로는 익숙하지 않고 자주 접해보지 못한 문화여서 그렇게 느끼는 측면이 더 크다”며 “어른들이 먼저 젊은 층을 이해하고 함께 느끼려는 노력을 한다면 쉽게 차이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학교 채플시간에 아이들이 잘 아는 복음성가나 CCM을 주로 부르게 한다는 이천진 목사는 “선교사가 현지의 문화를 존중해야 선교가 가능한 것처럼, 아이들의 문화도 당연히 존중되고 교회가 수용해야 한다”며 “지금은 문화는 받아들이고 복음은 지키는 지혜가 기성세대들에게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기존의 찬송가는 아이들에게 거의 무용지물인 셈”이라며 “어린이 찬송가처럼 하루속히 청소년 찬송가를 만들어 보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하정완 목사는 “교회가 찬양뿐만 아니라 젊은이들의 문화 자체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문화적 수용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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