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회기 총회 현안 점검/ 예종탁 총회장에게 듣는다
“인재 양성·교재 개발 적극 지원”
제86회 총회 후 처음으로 예종탁 총회장과 자리를 같이하여 교단의 현안 문제에 대해 심도있는 대화를 나누었다. 예 총회장은 시종 사회복지에 깊은 관심을 표시했고, 총신 문제를 비롯하여 여러가지 난제들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무엇보다 기쁘다고 설명했다. 물론 제비뽑기 선거제도가 주요 화두였다. 예종탁 총회장이 생각하고, 그리고 있는 교단의 발전적 모습을 대담을 통해 알아본다. <편집자 주>
대담=김영우 주필
김영우 주필:먼저 취임 소감부터 한 말씀 해 주시지요.
예종탁 총회장:예전과 달리 상당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지난 총회에서 전격적으로 제비뽑기 선거제도를 채택해 한국 교회는 물론 일반 사회에서도 우리 교단에 대한 기대들이 높아졌습니다. 중요한 시점을 인식하고 무슨 일이든지 의욕을 갖고 최선을 다해 일할 계획입니다.
김 주필:제86회 총회는 사상 유례없는 제비뽑기 선거를 실시했습니다. 비록 과정 속에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규칙까지 개정하여 당분간 이 제도는 유지될 것으로 보이는데, 총회장님은 제비뽑기 선거제도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계신지요.
예 총회장:어떤 의미에서 보면 제비뽑기로 선거하겠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입니다. 얼마나 자정 능력이 없으면 제비뽑기로 택하느냐는 자조섞인 비난도 들립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볼 때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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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번 제비뽑기 시행에 앞서 많이 기도했습니다.
정치부 보고때 규칙을 고쳐 시행한다고 했을 때, 규칙개정 기준인
‘3분의 2’를 통과하기가 무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3분의 2를 훨씬 넘어
제비뽑기 선거제도가 가결되었음을 선포할 때 정말 심한 전율을 느꼈습니다.
사람의 의지가 아닌 하나님의 놀라운 간섭이라는 느낌 때문이었습니다. 아울러
하나님께서는 우리 교단을 사랑하신다는 생각에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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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주필:이번 우리 교단의 제비뽑기 선거제도 채택으로, 통합을 비롯한 고신이나 기장 개혁 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예 총회장:사실이지요. 다른 교단에서도 금권선거운동에 대해서는 과거보다 훨씬 강도높은 비판이 뒤따를 것입니다, 앞으로 교계 선거풍토가 깨끗해질 것만은 틀림없습니다.
김 주필:지도자를 잘 뽑을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있습니다.
예 총회장:반대 여론이 형성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선관위가 제비뽑기 제도를 잘 운영해야 합니다. 자칫 자기가 임원이 되기 위해 또다른 형태의 부조리를 만들어 낸다면 결코 안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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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주필:총회장님은 교육과 사회사업에 남다른 열정을 갖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시무 교회에서도 이를 최우선 순위로 두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교단의 교육과 사회 복지사업은 구체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이끌 계획이십니까?
예 총회장:우리 교단의 교육은 두 가지입니다. 신학대학원에서 배출하는 목회자 훈련과 지교회의 평신도 교육이 그것입니다. 저는 총신의 목회자 양성과 동일하게 평신도 교육을 강화하고자 합니다. 그동안 총회일각에서 교육진흥원 설립을 몇차례 추진해 보았으나 무산됐고, 이제 세월이 바뀌어 교재개발을 전문화하고 수준을 높이기 위해 교육교재개발연구원을 설립키로 했습니다. 지금은 교재 개발에 신경을 써야 할 시점입니다. 교육 전문가를 초빙해 단계적으로 좋은 교재를 개발하도록 적극 후원해야 합니다.
김 주필:평신도 교육 못지 않게 교역자 재교육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예 총회장:신학생이면 대부분 교육전도사로 활동하는데, 신학교에서는 목회현장과는 동떨어진 커리큘럼을 갖고있는 듯 합니다. 또한 교육부와 주일학교연합회의 역할이 구분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에 관심을 갖고 역할분담에서부터 프로그램 개발과 인재를 양성에 차근차근 접근해 보겠습니다. 교단적 기획이 필요하겠지요. 이런 모든 것을 총회장 혼자 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주변 사람들과 협조하여 ‘인재은행’ 등을 추진해 볼까 합니다.
김 주필:부끄러운 얘기지만 우리 교단 정체성, 다시 말해서 교단의 진정한 색깔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 신학의 성경적 여부를 떠나 교단의 색깔이 약한 점도 문제 아닙니까.
예 총회장:그렇지요. 교세의 우위를 점했다고 ‘장자교단’이라고 말할 것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신학 문제, 교육, 사회봉사, 선교 등 모든 분야에서 선진적 모습을 보여주고 사회에 진정한 빛이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것이 또한 선교이기도 하구요. 그동안 임원선거에 지나치게 힘을 쏟다보니 우리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는 동안 부끄러운 모습이 많아졌습니다. 지난 날을 반성하는 의미에서 더욱 정진해야겠지요.
김 주필:총회장님께서 추진하고자 하는 교단의 사회복지 사업에 대한 계획은 무엇입니까.
예 총회장:나름대로 가장 관심을 갖고 추진하는 분야입니다. 감사한 것은 이제 사회복지에 신경을 쓸 수 있는 시점이 된 것 같습니다. 교회의 사회복지 사업은 영혼구원과 직결되는 것으로, 교단의 사역 중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정부도 앞으로는 복지사회가 돼가면서 종교단체를 통한 사회복지 사업을 펼쳐가기 때문에 교단의 복지법인 설립은 무엇보다 시급한 요건입니다. 또한 노령화가 급진전되는 지금 전도사역도 이제 노인 대상 전도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우선 교단 안팎의 사회복지 사업 실태를 파악하고 차근차근 일들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 일은 교단적으로 볼 때 반드시 실시해야 하는 중차대한 현안입니다.
김 주필:하지만 사회복지는 경제적 뒷받침이 따라야 하지 않습니까.
예 총회장:그렇습니다. 우리 교단은 그동안 해외선교는 열심이었지만, 가까운 주변을 돌아보는 기회가 적었습니다. 제 생각은 먼저 뜻있는 교회들을 모아 자발적으로 참여토록 유도한 다음 총회로 이끌어 갈 생각입니다. 현재 사회복지는 우리 교단 교회들이 가장 많이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참여만 유도하면 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김 주필:세례교인 헌금에 대해 전국교회가 많은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번 총회에서 개척교회와 미자립교회는 전혀 고려치 않고 ‘편의상’ 특별시 7000원, 도시 5000원, 지방 3000원으로 애매하게 결정했습니다.
예 총회장:이것은 무엇보다 성도들의 교단을 향한 애정의 표현이고, 교단은 헌금의 사용에 효율성과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봅니다. 총회 각 구석을 살펴 재정이 합리적으로 의미있게 사용되도록 정책과 제도수립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또한 무엇이 바르며 무엇이 할만한 일인지에 전심하여 갈 생각입니다. 세례교인 헌금도 잘 적립하여 총회회관 건립, 인재 양성 등에 투명하게 사용하겠습니다.
김 주필:바람 잘 날 없는 총신대가 문제되었던 4명의 교수를 다시 강단에 서도록 총회가 결말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최근 총신이사회가 총회결의에 따르기 위해 화합수습위원회를 구성해 거듭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예 총회장:총신 교수 문제는 신중하게 다뤄야 될 사안입니다. 한 편의 입장을 옹호하기 위해 다른 편을 제거하려는 모습은 참으로 있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교단은 간혹 문제를 이런 식으로 해결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문제를 모두 정치적으로 해결하려다보니 화합이란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신규 교수를 임용하려해도 기존의 교수들이 이를 막는 듯한 인상도 있다고 합니다. 자신의 입지를 먼저 생각한 것이죠. 학생 등록금으로는 건물 짓는데 다 써버리고. 양질의 교육에는 눈이 먼 채 서로 트집 잡기에만 급급했습니다. 교수고, 이사회고 모두 새로워져야 합니다.
김 주필:지난 회기 임원은 이분화 되어 많은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올해 임원회는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가실 계획입니까.
예 총회장:그렇게 보기보다는 지난 회기에 총회가 임원들에게 맡겼던 사안에 대한 견해가 서로 달라 의견대립으로 보였을 것입니다. 평동노회 문제, 여전도회 화합총회 건, 총회회관 부지문제, 제비뽑기 선거법 마련 등이 바로 그런 안건입니다. 그러나 결론은 잘 매듭지어졌습니다. 임원회 뿐만 아니라 모든 회의는 옳은 것, 아름다운 것만 추구할 계획입니다. 한 회기동안 총회를 섬김에 있어서 ‘공의로운 총회실현’을 슬로건으로 삼고자 합니다.
김 주필:총회장 취임시 새로운 연합기구가 필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 총회장님이 염두에 두고 계신 연합의 방향은 구체적으로 어떤 겁니까.
예 총회장:새로운 연합기구란 한기총이나 교회협의회가 아닌 다른 기구가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새틀짜기를 하자면 이의를 제기할 분들이 많겠지만 최선을 다해 연합사업도 추진해 볼 생각입니다. 이 문제는 임원회에서 재론하여 정식으로 다룰 생각입니다. 시대적 흐름을 파악하고 교단 내에서만 장자를 부르짖는 것이 아니라 대외적으로도 교단 위상을 높여가겠다는 말입니다.
김 주필:그렇게 하기 위해선 브레인 그룹 같은 것이 필요할 텐데요.
예 총회장:당연하지요. 그래서 현재 임원회에 맡겨준 기획위원회를 신설하여 각종 기획안들이 나올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부단한 연구와 개발이 필요하다는 얘기죠.
김 주필:총회장님의 말씀을 들으니 힘이 납니다. 교단을 생각하는 신선한 계획들이 많아 기대가 됩니다. 이 모든 것들을 회기내내 염두에 두면서 사장시키지 않고 차근차근 진행시켜 나가길 바랍니다.
예 총회장:아무튼 부족하지만 열심을 내고 일하겠습니다. 기도로 지원해 주시면 더욱 감사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정리=강석근 기자
사진=권남덕 기자
강석근 기자 등록일 2001-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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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길/ 제비뽑기 논쟁 이제그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