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7-10 03:07 []
'감리교회 정체성 잃고 있다'
교단발전 대토론회-감독제도 개선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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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대한감리회(감독회장 김진호)가 지난7일부터 8일까지 감리교연수원에서 '감리교회의 과거, 현재, 미래'를 주제로 감리교 발전을 위한 대토론회를 개최하고 교단의 발전을 위한 각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토론회에는 각 연회에서 감독, 총무, 총회실행위원에서 추천한 60여명과 각 연회 감독들로 구성된 준비위원회에서 1백명을 추천, 150명 이상이 각계 대표로 토론회에 참석했다.
주제강사에는 김한옥 목사(용두동교회)가 선정됐으며 패널토의에 고수철 감독, 종합토의 권오서 감독이 각각 맡았다. 분야별 응답자로 김고광 목사, 김흥수 교수, 강남순 교수, 조규환 장로가 참석했으며 외부 응답자로 류태선 총무(통합 사회부)가 참석했다.
토론회에서는 '감리교회의 선교와 교회성장', '감리교 교육의 미래', '감리교회의 조직과 의회제도', '감리교의 역사관과 사회의식', '감리교회의 에큐메니칼 의식과 리더십' 5개 분과에서 각각 두차례 토의와 질의응답을 가졌다.
토론회 대표에는 원로목사를 비롯해, 신학자, 여교역자, 평신도 지도자, 청년 등도 포함돼 있는 등 교단내 정책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했던 계층의 관계자들도 대거 참석해 건설적인 토론이 진행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감리교회, 올무에서 벗어나기'를 주제로 발제한 김한옥 목사(용두동교회)는 현재 감리교회가 극복해야 할 과제들을 먼저 제시하고 새로운 발전 가능성을 제시했다. 김 목사는 감리교회의 정체성 회복문제와 지도력 문제, 전문성 문제를 해결과제로 제시했다.
극복해야 할 지도력 문제와 전문성 문제
우리 감리교회가 안고 있는 많은 문제들은 결국은 지도자의 문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새신자가 아니라 교회의 지도자라고 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문제를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문제를 일으키는 장본인들이다. 조직의 설립문적에 따라 그 조직의 지도자이 역할이나 자격이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교회지도자와 사회지도자는 자격기준이 달라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우리 사회에서 지도자의 자격과 능력에 대한 분류가 합리적이지 못하다. 문제는 교회지도자에게 사회 지도자의 자격기준을 적용하고 요구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지도자 자신도 사회지도력과 방법론으로 교회를 지도한다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사회의 부조리는 불합리한 자리매김에서 비롯된다. 즉 전문성을 요구하는 자리에 비전문가가 앉아 있는 경우다. 오늘의 사회는 세분화되고 전문화된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사회의 모든 조직이나 기구들은 이 전문성의 원칙을 잘 지킨다. 그런데 전문성과 비전문성의 구분이 잘 안되고 혼돈을 일으키고 있는 유일한 기구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교회이다. ‘배우면서 일하는’ 시대는 지났다. 준비된 전문가가 일을 맡아 해야 한다.
감리교회 성장둔화-해외선교 확장
지금 우리는 교회의 성장이 멈췄다는 위기감을 가지고 있다. 수적 증가가 멈추고 어떤 경우는 오히려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교회성장을 확장의 관점으로 보면 복음과 하나님 나라는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교회의 성장이 멈추었는가? 이제는 열매가 되어 다른 논에서 또 다른 성장을 시작할 수 있다. 그것이 성장의 연속성이며 그것이 복음의 확장이며 해외선교다.
실천신학 보강필요-교회를 위한 신학돼야
오늘의 상황으로 볼 때 이론신학보다 실천신학이 더 보강돼야 한다. 동시에 교육과 목회의 바람직한 만남과 교류가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신학교육의 목적은 목회자로 하여금 자기만의 독특한 관점을 가질 수 있는 건설적이며 창조적인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다.
신학교육이 신학을 목적으로 삼고 온 학생에게 실시되는 것이 아니고 사회의 성적순에 의해서 선정된 학생에게 수동적으로 실시되는 교육이라는 모순을 극복하는 일이 중요하다. 교회를 위한 신학이 아니고 신학을 위한 신학인 경우는 존재의 의미가 약해진다. 그러므로 교회를 위한 신학이 되기 위해서는 교단과 보다 긴밀한 관계형성이 필요하다.
비효율적인 다단계 의회제도 3의회제도로 변경
다단계 의회제도에 의해 업무와 기능이 중복되며 또 이로 인해 시간, 재정, 인력이 낭비된다. 내부 지향성의 구조로 인해 지도자 양성이 불가능해지게 된다. 이에 따라 당회-지방회-총회로 이어지는 3의회제도를 실시해야 하고 감독제도와 선거제도를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또한 평신도와 목회자의 긴장구조, 갈등구조, 대결구조를 극복해야 한다.
목회자의 입장에서 응답을 맡은 김고광 목사(수표교교회)는 감리교회 정체성 회복과 신학교육과 수급정책의 변화를 감리교회 발전을 위한 정책 1순위로 꼽았다.
감리회 정체성 회복-지도자상 재건필요
오늘 한국 감리회는 그 근본적인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는 형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늘 감리회 신학과 목회철학 그리고 제도에 이르기까지 오늘의 감리회는 이 운동을 시작할 때의 웨슬리와 그 신학과 목회, 제도와 꿈과는 너무 동떨어져 있기에 처음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거기서 찾은 정체성에 근거해서 내일을 위해 오늘 새로 시작하듯이 나가야 한다. 아무리 한국 감리회가 미국 감리회의 선교에 의해 시작되어 그 영향을 받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래도 한국의 감리회는 미국 감리회의 지교회가 아닌 이상 정체성을 웨슬리에게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아무도 부인할 수 없다.
오늘 한국 감회회의 문제는 그 근본에 있어서는 지도자들의 문제이다. 여기서 오늘 감리회의 모든 문제들이 파송돼 나오고 있다. 오늘 감리회 목회자들은 웨슬리에게서 지도자로서의 정체성을 찾지 않고 있다. 대신에 소위 말하는 목회에 성공한 지도자, 교회 정치에 승리한 지도자에 빠져서 웨슬리의 신학이 있는 지도자와 목회와는 거리가 멀어졌다.
그리하여 오늘의 한국 감리회는 웨슬리가 우려했던 것처럼 빈껍데기 감리교인과 교회가 되어버린 것처럼 느껴진다. 웨슬리는 영국 성공회의 성직자 상을 바꾸어 목회자로서 전도하고 실천하는 지도자상을 이루었고 그 힘으로 교인들과 교회를 새롭게 하고 사회를 변화시켰다.
신학교육과 수급정책 대책 마련
지도자의 문제 특히 목회자의 문제는 소명 받은 사람들을 받아 가르치는 신학교와 그들을 기르는 교회의 문제이다. 신학교와 교회의 괴리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아직도 여기에 대한 좋은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신학교는 교회를 교회는 신학교가 문제라고 하지만 어떻게 이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느냐 하는 면에서는 발전적인 모색이 없다. 감리교 신학교육은 웨슬리의 신학과 그 교회의 정체성을 중심으로 해야 한다. 신학교는 단순히 시대의 신학을 전수하는 것이 아니라 목회자로서의 인격형성과 지도자로서의 자기 훈련을 하도록 하고 그 위에 기본적인 신학적 학습을 해 나가도록 해야 한다.
또한 양산되는 졸업생들의 문제를 외면하다시피 하고 있다. 이 수급의 문제를 학교가 해결하기 어렵다면 연회가 새로운 자격과 과정의 개선책을 도입해 필요한 수급을 조절해서 감리회 목회자들의 질과 양을 지켜나가야 한다. 한가지 제안을 한다면 신학교가 학생 수를 줄이고 교단이 학생들을 장학금으로 양성해 나가야 한다. 그렇지 못한다면 연회의 자격과정에서 필요한 교역자만큼 안수를 주는 엄격한 제도가 실시돼야 한다. 그리고 소위 말하는 교회세습은 제도적으로 어느 정도 정리돼야 한다. 그래야 젊은 목회자들이 희망을 갖고 감리회에 헌신할 것이다.
부담금 제도적 개선 필요-행정의 투명성 이뤄야
현재 부담금 지급과 관련, 지금과 같이 결산이 몇%로 정하는 것은 탈피해야 한다. 대신에 재정이 필요한 모든 항목들을 나열하고 각 항목에 몇%의 부담금이 배정되도록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인건비, 사업비, 선교비, 신학교육비, 최저생계비, 사회봉사비, 은급비 등등에 몇 %의 부담금이 필요한지 산출해 이에 근거해 교회가 내는 부담금이 어디에 쓰여지는가를 명확히 법으로 정할 필요가 있다.
재정운영에 있어서 가장 전문성을 요하는 이 부분을 가장 비전문적인 목회자들이 책임자로 운영하는 것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은급을 관장하는 위원회는 지금처럼 기금운용에서는 물러서고 전문기관에 위탁해 운영하는 제도적 개선과 혹은 재정전문가를 계약해 책임적으로 운영하도록 하는 것이 개선책의 하나가 될 수 있다.
감독제도와 선거제도 개선필요-제비뽑기 긍정적
오늘의 감리회가 내일에 희망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감독제도 및 선거제도의 개선이 시급하게 요청되고 있다. 물론 본부 기관과 기타 감독제도에 관한 여러 가지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지금의 감독제도와 선거에서 오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근본적인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감독제도를 사용하는 교회의 입장에서 볼 때 감독직은 온 교회의 성직자들과 교인들은 물론 사회에서도 존경받아야 마땅한 직책이다. 그러나 현재 한국 감리회의 감독직에 대한 현실은 너무나 동떨어져 있다. 역사적으로 감독제도를 실시하는 교회에는 두가지 전제조건이 있다. 첫째는 감독이 교구 안의 성직자들의 인사권을 가져야 한다. 둘째는 교구 안의 성직자들의 생활비를 책임지는 제도가 확립돼야 한다. 한국의 감리교회는 이 두 가지 전제 중에 어느 하나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감독제도를 사용해 오고 있는 한국 감리회는 위에 든 신학적, 역사적 사정을 알더라도 이 제도를 폐지할 수 없다면 이 제도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그 선거제도를 개선해 지금과 같은 금전이 난무하는 폐단을 막아야 할 것이다. 지금과 같은 선거제도로는 한국 감리회의 내일을 결코 밝다고 할 수 없다. 감독선거법을 개선하려는 노력은 수 차례에 걸쳐서 시도됐으나 번번히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이것이 오늘 감리회의 문제의 근원이라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그러므로 감독선거제도 개선은 필요한 것이 아니라 필수적인 것이다.
올해에는 8개 연회에서 감독선거를 제비뽑기로 하자는 건의안이 통과됐다. 그리고 이 제비뽑기 안을 단일안으로 만들어서 장정개정위원회에 제출했다. 이번 제비뽑기 안은 선거와 제비뽑기를 절충한 개선책이다.
조규환 장로(은평교회)는 감리교회와 사회복지를 주제로 논찬을 진행했다. 조 장로는 초기의 감리교회가 선교사들로부터 한국사회복지의 선구자적 역할을 담당했으나 현재 타교단과 종단이 앞서나가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감리교회, 사회복지 재활성화 필요
사회복지는 80여년 전부터 감리교 선교사들과 감리교인들에 의해 이 땅에 버려진 아이들, 소외된 여성들, 빈곤과 무지로 무시당하고 상처받고 눌린 자들을 위해 시작되었다.
서울을 비롯해 부산, 대전, 인천, 공주, 원주 등에 사회관 및 병원을 설립해 한국 사회복지의 선구자 역할을 했다. 특별히 사회관 사업은 우리사회의 빛과 소금의 역사와 전통을 가진 감리교 사회복지 사업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한국의 타교파와 타종교에 비해 뒤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사회경제 체제의 교육적 영향력
교회는 사회경제체제가 갖고 있는 문제와 가치에 대해 도전하고 변화시키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또 자본주의가 기독교의 청빈의 이념과 같이 성장한 것처럼 경제체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통해 세상의 소금이 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다음으로 교회는 세속적인 가치에 물들어 있는 신자들에게 기독인으로서의 특성을 길러주어야 한다. 다양한 나눔의 실천은 교단차원에서나 개 교회 차원에서나 적극 권장되어야 한다.
교회가 사회복지에 직접 참여해야
감리교 교단은 타교단에 비해 사회관 사업을 제외하고는 그 활동이 대단히 미약하다. 타교단은 재단, 사회복지국등에 20~30명의 직원들이 전국적으로 직접, 간접으로 대대적으로 활동하고 있으나 감리교 복지재단은 직언들의 활동이 재단관리에 국한되어 있다. 앞으로 우리사회는 노령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장애인도 많이 생겨나고, 결손가정도 많아지는 등 교회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손길에 교회의 손길을 맞다을 수 있도록 확장되고 체계화돼야 한다.
북한의 사회복지 관심 요청돼
현재 통일후나 북한의 사회복지는 민간단체외 교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수백조의 통일비용 중에서 사회복지에 대한 부분은 우선순위에 밀릴 수밖에 없을 것이며 따라서 민간단체와 교회가 북한사회의 사회복지영역에서 담당해야할 역할은 클 것이다.
북한주민에게 현재 시급한 것이 의식주이다. 가난하고 병들고 고통당하는 사람들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말씀보다 고통을 들어주고 그 고통을 덜어주는 활동일 것이다. 현재의 구호활동에 교회가 중심이 된다면 통일후 북한 선교는 자연스럽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김대원 기자
dwkim@ch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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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뽑기’로 후보 난립, 대책마련 고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