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 제비뽑기 수정보완-3구도 폐지 여론 높아
26일 남현교회서 공청회... 규칙부 설문조사 결과 '수정보완' 요구 54.1%
2010년 08월 27일 (금) 11:04:18 이현주 기자 hjlee@igoodnews.net
제비뽑기 선거제도 발의 후 10년. 예장 합동이 더 이상 제비뽑기만으로는 공신력 있는 교단 대표를 선출하기 어렵다는 회의론에 휩싸였다. 교단 일각에서는 직선제 환원주장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규칙부가 제비뽑기와 직선제를 적절히 접목시키는 제3의 선거방식이 제안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26일 남현교회에서 열린 ‘총회 임원선거제도 공청회’에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한 규칙부장 박광재 목사는 “제비뽑기 수정 보완에 대한 요구가 합동 소속 목사와 장로 사이에 다소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규칙부가 목회자와 장로 167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응답자의 54.1%인 908명이 ‘제비뽑기 방식을 수정 보완해야 한다’고 응답했으며, 제비뽑기 현행 방식 유지에 찬성한 수는 574명으로 34.2%였다. 직선제 환원 요구는 193명으로 11.5%에 불과했다. 이 설문은 목회자와 장로를 구분했을 때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아 교단 전반적으로 “제비뽑기만으로는 어렵다”는 의견이 팽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총대들의 생각은 달랐다. 1151명의 총대 응답자 가운데 현행 제비뽑기 방식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563명으로 48.9%였다. 수정보완을 요구한 469명(40.7%)보다 조금 앞선 반응이었다.
박광재 목사는 “그동안 총회에서 제비뽑기냐 직선제냐 양자택일을 요구했을 때는 제비뽑기에 지지했지만 현행 선거방식에 부족한 점이 많다는 공감대는 이미 확산됐다”고 말했다.
합동의 직선제 주장은 지난 10년 간 제비뽑기로 유능한 인재를 세우지 못해 교단에 인물난이 가중됐다는 우려에서 나왔다. 그러나 직선제가 금권선거의 우려를 여전히 안고 있어 일방적인 환원은 어렵다는 고민을 안고 있었다. 때문에 수정보완이라는 대안론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이날 공청회에서 수정보완을 강조한 대길교회 박현식 목사는 “총회 임원의 지도력 부재와 불신을 종식하기 위해 수정안이 필요하며 망국적인 금권 선거를 막기 위해서도 수정안이 필요하다”고 대안론을 펼쳤다.
박 목사는 최선의 방법으로 “선거인단을 제비로 압축해 뽑고 선거인단이 직접 투표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선거인단 투표는 총회에 입장하는 총대원들에게 번호표를 나눠주고 임원선거 직전에 전체 총대원들의 1/3이나 1/5에 해당하는 불특정 표집 선거인단을 제비뽑기 방식으로 선택해 즉석에서 부총회장을 선출하는 방식이다.
이에 대한 차선으로는 선투표, 후제비뽑기와 선 제비뽑기 후결선투표 방식도 제안했다. 그러나 박 목사는 “지도력부재를 극복할 수 있는 런닝메이트 제도와 인물부재와 편중현상을 막기 위한 ‘3지역 구도 폐지’ 등을 대안으로 내놓았다.
박 목사의 주장처럼 규칙부 역시 인물난 해소를 위해 ‘3지역 구도 폐지’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규칙부는 총회임원선거의 방향을 제시하면서 △3년을 기다리는 사이 유능한 인재가 은퇴해 교단을 대표할 유능한 인재를 상실하는 것을 방지하고 인물난을 해소하기 위해 현행 3구도 폐지가 필요 △3구도를 유지할 경우 3구도에서 유능한 입후보자 1명씩 후보자를 선정해 본인들이 직접 제비를 뽑아 선출하는 방안 △3구도 폐지 후 전국적으로 매년 검증된 유능한 지도자가 총회에 입후보하도록 하는 방법 등을 제안했다.
한편, 이날 공청회에서 는 제비뽑기 현행 유지와 직선제 환원에 대한 주장도 제기됐다.
‘현행 제도 유지’를 주장한 천호동원교회 배재군 목사는 “직선제는 선거운동이 필요하고 시간과 비용이 소모되는 선거제도”라며 “가장 문제없는 선거방식이 제비뽑기이며 민주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직선제 환원 입장에서 발제한 대구 성명교회 정준모 목사는 “제비뽑기는 반 성경적이며 교회의 편법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적용한 법이라면 이 것 역시 또 다른 편법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정 목사는 “노회나 당회가 시행하지 않는 법을 보편적이고 적합한 법이라고 하기 어렵다”며 “민중의 뜻을 모으는데 가장 좋은 방식은 선거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합동 규칙부는 이날 공청회 내용과 설문조사 등 오는 27일부터 열리는 95차 총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규칙부 보고와 별도로 각 노회 헌의를 통해 임원선거제도 방식에 대한 총대들의 논의도 예상된다.
발행일 : 2010년 09월 05일 (일) [107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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